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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세무서 직원 "왜 전화했는데요?"

  • 2013.06.18(화) 11:27

#1. 지난 4월 11일 경남 김해시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했던 안모씨는 낯선 남자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남자  "안○○씨 입니까?

안씨  "예"
남자  "사업자 폐업하셨나요?"
안씨  "아니요. 이런저런 이유로 폐업 연장을 했습니다. 왜 그러시는데요?"

 

갑자기 짜증이 밀려온 안씨는 보이스피싱까지 염두에 두며, 대화를 이어갔다. 

 

안씨  "전화를 건 분은 누구고, 무슨 일로 전화했습니까?"
남자  "아 예. 김해세무서입니다."
안씨 "나도 지금 바쁜 와중에 전화를 받았는데, 누군지도 말 안하고 경찰서 죄인 취조하듯이 물어보면 기분 좋습니까?"
남자 "아아 알았어요."

 

세무서 직원이라는 남자는 전화를 끊어버렸고, 안씨는 화를 삭히지 못했다.

 

#2. 이날 안씨를 찾아온 후배 B씨도 그 세무서 직원과의 통화 내용을 들려줬다. B씨는 안씨가 운영하던 레스토랑을 최근 인수했고, 사업자 등록을 준비중이었다.

 

(세무서) 직원 "거기 몇 시에 오픈합니까?"
B씨 "오후 7시요."
직원 "실사를 나가야 하는데 7시에 오픈을 하면 너무 늦은 시간이라 못 갑니다. 그리고 왜 7시에 문을 엽니까?"
B씨 "내 가게를 내가 저녁 7시에 열든, 낮에 열든 죄가됩니까? 그게 세무서랑 상관이 있습니까?"
직원 "내가 주관적으로 봤을 때 이거는 보류해야 되겠습니다. 영업필증 가지고 오기 전까지는 허가를 내줄 수 없고 영업필증을 가지고 와도 다시 확인을 해봐야 되겠습니다."
B씨 "사업자등록 하는 업무가 개인생각에 따라 보류되고 말고 하는 겁니까?"
직원 "일단 실사 확인을 할 수도 없고, 영업필증을 내 앞으로 직접 가져오기 전까지는 허가를 못 내줍니다. 그렇게 아세요."

 

#3. 안씨는 다시 세무서에 전화해 해당 직원을 찾았지만 연결할 수 없었다. 다른 직원에게 내일 직접 세무서로 찾아가겠다고 하니, 바로 1분 후에 전화가 걸려왔다.

 

직원 "○○씨입니까? 왜 전화했는데요?"
안씨 "전화를 하면 누군지부터 얘기하는 게 기본 전화예절 아닙니까?"
직원 "세무서인데 바쁘니까 용건만 말하세요. 왜 전화했는데요?"
안씨 "예?"
직원 "오전에 전화할 때 틱틱거렸잖아요. 일단 주민번호 불러보세요."
안씨 "주민번호는 왜요?"
직원 "내용을 알아야 상담할 것 아니에요. 그래 용건만 말해보세요."
안씨 "아저씨!"
직원 "끊겠습니다."

 

#4. 세무서 직원의 태도에 불쾌했던 안씨는 국세청장 앞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김해세무서는 즉시 안씨에게 사과했고, 후배 B씨의 사업자등록증도 정상적으로 발급했다.

 

민원을 처리한 다음 날 안씨는 두 통의 전화를 더 받았다. 그의 세무대리를 맡고 있던 회계사무소와 선배 지인으로부터 국세청 홈페이지에 올린 민원의 글을 내려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러나 안씨는 그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엔 그게 화근이 됐다.

 

레스토랑을 접고 최근 다른 사업을 하기 위해 인테리어 사무실을 개업한 안씨는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서류를 제출하러 갔다. 다행히 당시 불쾌감을 줬던 직원은 출장중이었다. 세무서를 다녀온 그에게 다시 한번 전화 한통이 울려왔다.

 

직원 "안○○씨 맞습니까?"
안씨 "네. 맞습니다."
직원 "지금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습니까?
안씨 "누구신데 저한테 그런 걸 물어보십니까? 혹시 저랑 통화한 적이 있는 사람입니까?"
직원 "예. 세무서입니다."
안씨 "역시나 변한 게 없군요."
직원 "지금 인테리어 일을 할 줄 압니까? 내가 봤을 때 당신은 인테리어 사업을 할 능력이 안되는 걸로 보입니다. 사업자 등록증을 내줄 수 없습니다."

 

#5. 안씨는 인테리어 계약서와 견적서, 설계도면, 작업사진을 들고 세무서로 찾아갔다. 해당 직원은 사업자 등록증을 내주지 않은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고, 옆 자리에 있던 계장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계장 "일하고 있는 증거 자료를 봅시다."
안씨 "작업사진과 자료를 가져왔습니다."
계장 "거기에서 안씨가 일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안씨 "제가 일하는 것을 보러 오면 되지 않습니까?"
계장 "너무 멀어서 못 갑니다."

 


결국 안씨는 지난 6일 통화녹음 파일까지 첨부해 다시 민원을 냈다가 스스로 취하했다. 안씨가 민원을 취하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어쨌거나 국세청은 17일 안씨의 민원에 대해 "민원인이 취하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자체 종결한다"고 밝혔다.

 

이 사례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 게시된 납세자의 억울한 사연을 재구성한 것이다. 불특정 다수의 납세자를 상대로 세무서의 고압적인 자세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영업자는 사업을 시작하거나 각종 세금의 신고 납부 과정에서 세무서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세무서 직원들은 과거보다 한결 부드럽고 친절해졌지만, 아직도 납세자에게 갑(甲)으로  군림하려는 직원도 곳곳에 포진해 있다.

 

국세청은 담당 직원의 불친절에 대해 자체 교육을 실시하고,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후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세청이 스스로 자세를 낮추고 납세자와의 약속을 지켜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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