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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세법개정안 리콜'

  • 2013.08.12(월) 11:50

여야, 법안 수정 한 목소리…朴대통령 "원점 재검토" 지시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대해 '세금 폭탄' 논란이 불거지자 대통령까지 나서 진화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서민과 중산층의 지갑을 얇게 하는 세법 개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매년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을 정부가 며칠 만에 스스로 고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박 대통령(사진)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아직 국회 논의과정이 남아있고 상임위에서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당과 국회와도 적극 협의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어려움을 해결해달라"고 밝혔다.

 

이번 세법개정안은 근로자의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면서 서민·중산층의 세부담을 늘리는 구조로 설계됐고,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연일 정부의 계획을 비판하고 있다. 세법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은 통과 시점인 연말까지 정국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 與 "중산층 세부담 완화 검토"


기획재정부는 지난 주 세법개정안 발표에 앞서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했다. 새누리당의 의견도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불과 며칠 사이 당의 입장은 달라졌다. 세부담을 늘리는 부분에 대해 여론이 악화되자 스스로 수정 의사를 밝힌 것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더 많은 세금이 나간다면 결과적으로 증세"라며 "앞으로 국회와 여당이 중심이 돼 깊이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조원동 경제수석의 "세율인상이나 세목신설이 없으므로 증세가 아니다"는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세제개편은 복지와 같이 한 번 정하면 바꾸기 쉽지 않으므로 신중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국민소득이 2만3000달러인 대한민국의 중산층이 어느 계층인지 확정하면서 잘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세금이 늘어난 게 증세이지 뭐가 증세가 아니냐. 말장난을 하니 국민이 더 열 받는 것이 아니냐"며 "정부는 공약 재조정과 증세 등 모든 것을 국민에게 털어놓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서민 중산층 등 대다수 납득할 만한 방향으로 고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이 누구에게 돌아갈 지 새누리당과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새누리당은 정부의 세법개정안 중 중산층의 근로소득공제를 높이거나, 세액공제율을 상향 조정해 세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12일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불러 세법개정안 관련 긴급 당정회의를 가졌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세제개편안 관련 긴급 당정회의에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참석하고 있다.]


◇ 野, 정부·새누리당 동시 압박

 

민주당은 세법개정안을 내놓은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상의 조세저항이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처럼 보이자 새누리당이 꽁지를 빼고 있는 모습"이라며 "중산층과 서민을 압살하고 봉급쟁이를 봉으로 보는 엉터리 세제개편안의 주체와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의 엉터리 세제개편안은 국회 심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며 "세제개편의 정답은 재벌과 대기업의 부자감세 철회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한길 대표도 "이명박 정부 때 자신들이 저질렀던 '부자감세'로 인한 재정악화를 중산층과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메우겠다는 발상"이라며 "중산층과 서민을 벼랑으로 내모는 증세이기 때문에 우리가 '세금폭탄'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의 해임도 촉구했다.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조 수석이 국민이 내는 세금을 놓고 교묘한 언사로 국민을 기만, 우롱하고 있다"며 "이런 인사가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극히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한다니 세금이 더 걷히기는커녕 조세 저항심리만 부추길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후 세종청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주재로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세법개정안 수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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