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너무해]1-① 확 늘어난 소득세

  • 2013.08.19(월) 15:18

1974년 최고세율 70% 이후 정권마다 인하 추진
새정부 첫해 세부담 확대 시도…조세 저항 '일파만파'

우리나라 소득세법은 1949년 제정됐지만, 전쟁과 군사혁명을 치르며 오랜 과도기를 겪었다. 경제개발계획 추진에 발맞춰 1961년과 1967년 기존의 법 체계를 폐지하고, 새로운 소득세법을 만들었다.

 

현행 소득세의 기틀은 1974년 대대적인 세제개편을 통해 완성됐는데, 당시 정부는 경제개발을 위한 재원 조달 명목으로 최고세율을 48%에서 70%로 크게 올렸다. 부동산투기억제세도 현재와 같은 방식의 양도소득세 체제로 개편했다.

 

◇ 1975년 이후 세부담 완화 일색

 

정권 교체를 거듭하면서 소득세 부담은 줄곧 완화하는 추세였다. 1989년 노태우 정부 시절 소득세 최저세율을 8%에서 5%로, 최고세율은 50%로 낮췄다. 문민 정부가 들어선 1994년에는 최고세율이 45%까지 내려갔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 이후에도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던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세 부담을 계속 줄였다. 1999년부터 3년 연속으로 각종 공제 확대 정책을 실시했고, 총 4조원을 들여 매년 근로자 1인당 20만원 이상씩 세부담을 낮췄다.



 

2002년에 이어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던 2005년에는 소득세 과표구간별 세율을 1%p씩 내렸다. 경기 활성화와 내수 진작을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경기가 살아나면서 당초 정부가 계획한 세입예산보다 세수가 수조원씩 더 걷히는 현상이 지속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9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감세 정책을 내놨다. 소득세 최저구간 세율을 6%로 낮추고, 최고세율은 35%를 유지했다. 세율인하 정책에 대해 '부자 감세' 논란이 지속되자 국회는 지난해 과세표준 3억원 초과 구간에 38%의 세율을 적용, 고소득층의 세부담만 살짝 늘렸다.

 

◇ 소득세 인하 추세를 뒤집다

 

박근혜 정부는 세율 인상과 같은 직접적 증세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세 부담을 대폭 늘렸다.

 

40년간 낮춰오던 소득세를 공제제도 개편이라는 '기술적 증세'로 높이려 한 것이다. 증세의 목적은 경제 개발에서 복지 재원 마련으로 바뀌었지만, 세부담이 늘어난 점은 똑같았다. 갑작스런 소득세 증세 움직임에 직장인들의 조세 저항이 들끓었고, 정치권도 세법개정안의 수정을 요구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세법개정안 발표 직후에도 "세율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증세가 아니다"고 항변했고,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살짝 빼내는 것이 세제개편안의 기본 정신"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결국 대통령이 직접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며 진화에 나섰고, 연봉 7000만원 직장인까지 소득세 추가 부담을 늘리지 않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중산층에 대한 소득세 부담 논란은 연말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경제수석을 비롯해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자질 부족을 문제 삼아 경질까지 요구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역대 어느 정부도 건드리지 않았던 소득세 증세의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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