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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간 공무원]③관세청 2인자들

  • 2013.10.08(화) 11:42

전직 차장 3인방 로펌行…디아지오 소송 연루 의혹
청장 2명 포함 고위직 합류…서울세관 출신 선호

수출입 기업들은 통관에서 발생하는 관세 문제에 유독 민감하다. 수입 가격이나 원산지 증명을 두고 세관과의 갈등이 빚어지면 거액의 관세를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조세피난처를 통한 불법 외환거래 단속도 관세청 소관이다.

 

로펌의 역할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관세부과 불복 인용률(납세자 승소)이 50%를 넘어서는 등 관세청과 로펌의 소송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의 소송을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율촌, 광장, 바른 등 대형 로펌들이 독식하고 있다.

 

대형 로펌에는 관세청 전직 고위공무원을 비롯해 관세심사·조사파트 출신까지 대거 포진해 있다. 이들은 소송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관세청에 맞설 과세 논리를 제시하고 현직 공무원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 청장·차장·세관장 다 모였다

 

8일 비즈니스워치 분석에 따르면 6대 로펌에 근무하는 전직 관세공무원은 19명이다. 김앤장이 6명으로 가장 많고, 태평양과 율촌이 각각 4명, 광장 3명, 세종과 화우 각 1명씩 분포했다.

 

김앤장에는 1991년 관세청장을 지낸 김기인 고문과 관세청 차장 출신 박진헌·이대복 고문이 근무중이다. 홍순걸(前관세청 감사관), 신태욱(前수원세관장), 박천만(前인천세관 조사감시국장) 고문까지 모두 간부 출신들이 활동하고 있다.

 

태평양도 1990년대 관세청장에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까지 오른 김영섭 고문과 손병조 고문(前관세청 차장), 김규석(前서울세관 외환조사과장), 임대승(前인천세관 심사관실) 전문위원이 근무중이다. 이대영 前관세청 차장(2001년 퇴임)과 우종안 前서울세관장(2011년 퇴임)은 각각 세종과 화우에서 일하고 있다.

 

고위직뿐만 아니라 서울본부세관 출신 공무원들의 로펌행도 잦았다. 본청 고위직에서 로펌으로 재취업한 공무원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세관 출신(세관장 포함)도 6명으로 뒤를 이었다.

 

◇ 차장이 '실세(?)'…영입 효과는 '글쎄'

 

2000년대 중반 이후 관세청 차장들의 로펌행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관세청 차장을 맡았던 박진헌 김앤장 고문에 이어 손병조 태평양 고문(2008~2010년), 이대복 김앤장 고문(2010~2011년) 등 3연속 로펌행이다.

 

이들은 2008년부터 과천에서 대전으로 내려온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출신 관세청장들(허용석-윤영선-주영섭)에 이어 관세청 2인자였지만, 사실상 내부출신 '실세' 역할을 담당했다. 30년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관세청에서 보낸 만큼 믿고 따르는 후배 직원들도 많았다.

 
▲ 로펌에 재취업한 전직 관세청 차장들(왼쪽부터 박진헌, 손병조, 이대복 고문).

 

로펌은 그들의 인맥과 경험에 주목했다. 김앤장과 태평양은 2010년 이후 관세청 차장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는데, 이들 로펌은 사상 최대의 관세 소송(현재 과세금액 5000억원 이상)으로 꼽히는 위스키 저가신고 사건에서 디아지오코리아 측 대리인을 맡고 있었다.

 

디아지오 소송을 담당하는 로펌들이 연이어 관세청 고위직을 영입하자 전관예우와 소송 개입 의혹이 제기됐고, 태평양은 뒤늦게 소송에서 발을 뺀 상태다. 소송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로펌이 기대한 고위직 영입 효과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조세심판원과 법원은 2년이 넘도록 디아지오 소송에 대해 판결을 내리지 못했고, 관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와 세수 확보 차원에서 점점 더 과세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디아지오를 향해 강경한 과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로펌에 영입된 전직 차장들은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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