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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 목소리]② 배우자 상속은 봐주자

  • 2014.06.20(금) 18:32

동일 세대간 상속·증여세 '대폭 완화' 논의
법인세 3단계 세율→단일세율 22% 개편 제안
정부 "원칙은 공감하지만, 신중히 고려해야"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를 한달 여 앞두고 각계 전문가와 업계의 개선 의견이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 미래의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면서도 국민들이 공평하게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세법을 고치는 것이 관건이다.

 

올해 세법 개정을 위한 첫 공청회에서는 그동안 정부가 쉽게 내놓지 못했던 '조세개혁' 수준의 과감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2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법개정 쟁점과 과제 세미나'에서 학계를 비롯해 연구기관과 납세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개선 과제들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날 세미나에서 제시된 아이디어를 토대로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과 세법 개정안을 함께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세법 개정안은 이르면 내달 말쯤 확정해 10월 초 국회에 제출된다.

 

◇ "위장 이혼을 막아라"…배우자 상속세 폐지

 

세미나에서는 배우자에게 재산을 물려줄 경우 상속세나 증여세를 내지 않는 방안이 이슈로 등장했다. 이혼해서 재산을 분할하면 증여세가 없는 반면 '잉꼬부부'는 세금을 내야하는 형평성 문제가 쟁점이다. 이 때문에 세금을 덜 내기 위한 '위장 이혼'이 등장하기도 한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배우자에 대한 재산 이전은 비과세가 원칙이며 독일과 일본도 사실상 세금이 없다. 우리나라도 동일 세대간의 상속·증여에 대해 세금을 없애거나 세부담을 크게 줄여주자는 의견이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사진)와 강남규 법무법인 현 변호사는 "동일세대 상속에 과세하지 않는 국제적 추세를 반영해 배우자 상속분을 아예 비과세 대상으로 삼거나 상속세 공제 한도를 대폭 늘리는 입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2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법개정 쟁점과 과제 세미나'에서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가 배우자 상속세 폐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법인세 너무 복잡해"…단일세율 22%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를 단순하게 가져가자는 의견도 나왔다. 3단계로 구분된 세율과 각종 공제 규정들이 뒤섞여 '누더기'처럼 변했고, 복잡해진 법인세 과세 체계는 오히려 기업들의 부담만 늘린다는 지적이다.

 

현재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 22%로 나뉘어 있는데, 국제적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3개국(68%)이 법인세 단일 세율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는 "법인세는 22% 단일 세율로 정하고,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규모를 확대해 추가 세부담을 줄이면 된다"며 "실제 기업들이 받는 혜택을 감안할 때 다른 세액감면은 모두 폐지해도 경제적 파급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에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은 "법인세는 형평보다는 효율 측면을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단일세율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세수의 증대 측면보다는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되, 중소기업 감면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흥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장도 "단일세율로 개편하면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에 대해서는 일몰기한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문창용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관이 2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법개정 쟁점과 과제 세미나'에서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기재부 "법인세 단일화 공감"

 

정부는 법인세율 단일화 방향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창용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관(사진)은 "법인세를 누진세 체계로 적용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단일세율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세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정책관은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외에 미미한 감면 조항을 없애는 점도 타당한 지적"이라며 "다만 창업 중소기업이나 지방 기업들이 세액감면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배우자의 상속세를 폐지하는 문제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배우자간 무상이전 문제는 현행 소득과세 체계를 고려할 때 아직은 완전히 도입하기 어렵다"며 "현재 배우자 상속 지분을 확대하는 민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솔직 담백한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문 정책관은 "우리나라는 37년간 10% 세율을 조정한 경험이 없어서 성역처럼 남아있다"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이라서 건드리기 어렵고,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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