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기업 환류稅]④ 삼성이 안심하는 이유

  • 2014.08.28(목) 08:20

삼성전자 등 계열사 8곳 과세대상 제외
SK·LG도 '여유만만'..투자가 과세 좌우

지난 달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사내유보금 과세' 카드를 내놨을 때, 재계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아무리 경기 부양이 급해도 제6공화국 시절 도입했다가 폐지한 구닥다리 제도를 꺼내야하는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었다.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킨다는 지적과 함께 이중과세 논란까지 안고 있어 전문가들도 손사래를 쳤다. 당시 여론은 부정적이었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세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사내유보금 과세는 이달 초 기재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기업소득 환류세제'로 재탄생했다. 과세방식을 들여다보면 대기업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정부의 보수적인 과세방침 덕분에 대기업의 상당수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 "이대로만 해주세요"

 

세법개정안 보따리를 풀어봤더니 세금폭탄은 들어있지 않았다. 과세 베이스를 순이익의 60~80%로 설정하고, 투자와 배당, 임금증가액을 공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새누리당이 기업들의 부담을 최소화하자고 주문하고 있어 순이익 기준은 60% 수준 이하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연간 1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면 40억원은 남기고, 나머지 60억원을 '투자+배당+임금증가'로 쓴다면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실제로 지난해 순이익을 많이 낸 100대 기업의 재무지출 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최소 78개 기업이 추가 세금을 내지 않는다.

 

투자가 적은 그룹 지주회사들이 '배당액+임금증가' 방식(순이익의 20~40% 적용)을 선택하면 세금을 내지 않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LG와 CJ, GS와 같은 지주회사들에겐 '희소식'이다.

 

내년에는 더 많은 순이익을 내더라도 투자와 배당 비율을 줄이지 않고, 직원들의 임금도 섭섭치 않게 올려준다면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기업들이 추가 세금을 내지 않을수록 정부가 바라는 '자금 선순환'도 약발을 받게 된다.

 

'기업소득 환류세제' 인포그래픽 바로가기

 

◇ 삼성·SK·LG는 '모범생'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거리가 먼 대기업들의 공통 분모는 역시 '투자'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조원을 투자(자본적지출)하며 순이익의 60%를 가뿐히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와 포스코, SK텔레콤, 현대제철, LG유플러스, 롯데쇼핑은 지난해 투자 규모가 순이익을 앞지르며 일찌감치 과세 대상에서 빠졌다.

 

순이익보다 많이 투자한 기업은 36곳에 달했고, 투자 규모가 순이익의 60% 기준을 넘긴 기업은 56곳으로 과세제외 기업(78곳) 가운데 72%를 차지했다. 투자를 중심으로 배당과 임금증가분이 보완하는 것이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벗어나는 '공식'이었다. 

 

그룹 계열 중에는 삼성이 8곳(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물산, 에스원,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제일모직, 제일기획)으로 가장 많이 과세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성 계열사들은 모두 투자와 임금증가분으로 순이익의 60%를 뛰어넘었다.

 

SK그룹은 6곳(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C&C, SKC, SK가스), LG그룹은 5곳(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6곳(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로템)이 과세를 피했지만, 현대모비스와 현대하이스코, 현대건설 등 3곳이 과세 대상에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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