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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세금 성적표]① 우등생과 열등생

  • 2015.04.13(월) 10:42

전체 법인세의 10%는 삼성전자..현대차 그룹도 'Top4'
네이버는 매출 대비 세금 1위..SK하이닉스 '수직 상승'

요즘 세금이 너무 안 걷힌다. 지난해 정부가 잡은 예산 대비 적자 규모는 11조원으로 1998년 이후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세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빅3' 세목 가운데,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는 그럭저럭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법인세 수입인데, 2012년 이후 2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업들이 세금을 덜 내고 있다는 의미다. 과연 어느 기업이 세금을 많이 내고, 또 어디서 세금이 줄어든 것일까.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100대 기업의 세금 성적표에서 해답을 찾아본다. [편집자]

 

 

☞100대 기업 법인세 산출방식

 

상장기업 분석회사인 에프엔가이드의 지난해 매출 순위를 기반으로 100대 기업을 선정했다. 분석대상은 유가증권과 코스닥 상장 기업이며, 금융·보험사는 제외했다.

 

법인세 납부내역은 개별 기업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한 현금흐름표에서 추출했다. 회계상의 추정치인 '법인세비용'과 달리 기업이 실제로 세무서에 납부한 법인세를 기준으로 삼았다.


기업이 내는 법인세 수입이 점점 줄고 있다. 2012년 45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3년 43조9000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42조7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매출 100대 기업이 낸 법인세도 12조7468억원으로 전년보다 570억원 줄었다. 법인세수의 1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감소 규모는 3601억원으로 불어난다.

 

대기업에 대한 세수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매출 100대 기업이 낸 법인세 비중은 2012년 25%에서 2013년 29%로 치솟았고, 지난해 30%로 더 올랐다. 대기업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는 의미다.

 

 

◇ '세금 우등생' 삼성전자

 

지난해 세금을 가장 많이 낸 기업은 역시 삼성전자였다. 법인세만 4조4690억원을 납부하면서 지난해 법인세 수입의 10.5%, 총국세 수입의 2.2%를 담당했다. 삼성전자를 빼면 국세청의 2014년 법인세 수입은 38조원에 불과했다.

 

2위부터 4위까지는 현대차 그룹 '3형제'가 차지했다. 현대자동차는 9320억원, 현대모비스는 5362억원, 기아자동차는 4556억원의 법인세를 냈다. 현대차와 모비스는 2013년보다 법인세 납부액이 각각 1000억원 넘게 줄었지만,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기아차는 2013년 19위에서 1년 만에 15계단이나 점프했다.

 

포스코(POSCO)와 삼성중공업이 각각 4000억원대 법인세를 냈고, 롯데쇼핑과 LG화학은 3000억원대의 납부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는 법인세만 3000억원 넘게 납부하면서 100대 기업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 '저매출 고세금' 네이버

 

기업 규모에 비해 많은 세금을 낸 '일당백'은 네이버(NAVER)였다. 지난해 매출은 1조6372억원으로 100위에 불과했지만, 법인세는 1536억원을 납부하며 15위에 올랐다. 매출 대비 법인세 비중은 9.4%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순이익에 비해서는 33.3%를 세금으로 냈다. 이익의 1/3이 법인세였던 셈이다.

 

매출 71위(2조7426억원)인 KT&G는 법인세 납부액(2506억원)에선 '톱10'에 올랐다. 매출 대비 법인세는 9.1%로 2위에 올랐다. 한국타이어(매출 56위)와 OCI(81위), 코웨이(88위) 등 매출 중위권 기업들도 법인세 비중에선 당당히 '톱5'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수조원대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는 1/1000도 미치지 못하는 '고매출 저세금' 기업들도 있었다. CJ대한통운과 두산인프라코어, 대한항공, 현대산업개발, 쌍용자동차는 매출에 비해 단 0.1%도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 세금 받는 기업들

 

현금흐름표에서 법인세가 마이너스인 기업들도 수두룩했다. 실제로 세무서에 납부한 세금보다 돌려받은 액수가 더 크다는 의미다. 면세점 이하 근로자가 소득세를 내지 않는 것처럼 기업도 각종 세금 공제를 통한 감면 규모가 세액을 추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가장 많은 세금 환급을 받은 기업은 아시아나항공으로 37억원의 법인세를 돌려받았다. LG디스플레이와 현대미포조선, 한진해운 등도 각각 10억원대 법인세를 가져갔고, CJ프레시웨이와 현대상선, 동부제철도 환급 대열에 동참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과 효성, 대우인터내셔널, S-Oil,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삼성엔지니어링, OCI, 대림산업, LG상사는 지난해 법인세가 2013년보다 1000억원 넘게 줄었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크게 부진했거나, 2013년 세무조사로 인한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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