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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소비세 소급해 돌려줘도, 내 주머니론 안온다?

  • 2016.02.14(일) 08:31

수입차 회사들, 세금환급 거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혜택이 차 구매자들에게 온전히 돌아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의 세금인하 연장 결정이전에 구매한 사람에게는 낸 세금을 돌려주기로 했지만, 세금납부와 환급과정이 복잡하고 법적인 강제수단도 없기 때문이다.

 

# 환급 거부하는 수입차들

 

정부는 지난해 연말까지였던 개별소비세 인하(5%→3.5%)혜택을 올해 6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세율을 내리기 위해서는 세법을 고쳐야 하는데 세법은 2월 말에나 고쳐질 예정이어서 1~2월에는 원래의 높은 세율로 세금을 내고 차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 정부는 세법이 고쳐지기 전에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낸 세금을 돌려주는 것으로 혜택 연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로 했다.

 

그런데 세금 돌려주기를 거부하는 업체들이 생겼다. 수입차 회사들이다.

 

폭스바겐과 볼보, 인피니티, BMW 등의 수입차 업체들은 1월에 차를 산 소비자들의 세금환급 요구를 거부했고,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환급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아직 법이 고쳐지기 전이지만 환급거부 의사는 확실하다. 이들 업체는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난 1월에도 판매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12월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를 했기 때문에 개별소비세 인하가 이미 반영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세금은 내가 내고 환급은 네가 받는다?


수입차 업체들은 무슨 배짱으로 정부가 법까지 바꾸며 돌려주라는 세금을 주지 않는 걸까. 세금인하가 끝난 후에 판매량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할인행사를 한 것을 마치 세금할인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 이유다.

 

뭔가 다른 든든한 이유가 있다. 환급 권한을 스스로 쥐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소비세는 부가가치세와 같이 소비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소비자가 낸 세금을 사업자가 국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세금이 납부된다. 식당에서 밥먹을 때 손님이 10%의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밥값을 계산하지만 부가가치세를 국가에 납부하는 것은 식당 주인인 것과 같은 이치다. 자동차 개별소비세도 차를 산 사람은 돈만 내고 차를 판 업체가 국가에 전달한다.

 

문제는 납부의 의무는 환급의 권한을 동시에 준다는 데 있다. 정부는 소비세를 돌려줄 때 소비자에게 일일이 주지 않고, 세금을 납부한 자동차 업체에게 준다. 업체가 정부로부터 받은 세금을 소비자에게 정확히 돌려주는지는 각자의 몫이다. 법에 강제돼 있지 않다.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세법상 환급도 납부자에게 하도록 돼 있다. 납부의무자인 자동차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세금을 돌려주는 문제는 법에서 강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입 싹 닦을 수 있다

 

덕분에 수입차 업체들은 정부로부터 돌려받은 세금을 소비자에게 주지 않고 입을 싹 닦는 방법도 가능하다.

 

수입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등 세금은 수입통관 시점에 납부되는데 1월 수입차량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이미 관세청에 납부된 상태다. 수입차 업체들은 법개정이 완료된 2월말에 곧바로 세금환급을 신청해서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제도시행에 따라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으면서도 소비자에게 전달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수입차 업체들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입자들이 환급을 요청하면 환급을 해줄 수 밖에 없다. 환급액이 소비자에게 돌아갔는지는 관세청이 확인할 권한도 없고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 국산차는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까

 

1월에 산 국산차의 소비세는 정확히 돌려받을 수 있을까.

 

자동차 값에는 출고가(수입차는 수입통관가격)의 5%인(6월말까지는 3.5%) 개별소비세와 개별소비세의 30%인 교육세, 이후 이들 세금이 포함된 가격의 10%로 부가가치세가 붙는다.

 

국산차는 국세청이, 수입차는 관세청이 세금을 걷는데, 관세청은 수입통관시점에 세금을 걷지만 국세청은 분기에 한번씩 몰아서 걷는다. 올해 1분기 개별소비세는 4월25일에 신고납부하는데 개별소비세의 30%로 부가되는 교육세도 이때 함께 걷는다.

 

1~2월에 판매된 국산 차량의 개별소비세는 아직 국가에 납부되지 않은 상태다. 납부를 해야 환급도 발생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환급하고 추후 국세청에서 돌려받는 방법은 있을 수 있다. 현재도 일부 국산차종은 개별소비세가 인하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때도 자동차 회사들이 국세청에 납부하는 세금의 인하액과 자동차 회사들이 소비자에게 깎아준 세금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자동차 회사들이 스스로 신고납부하는 세금이기 때문에 신고된 금액이 기준이 된다. 이를 검증하는 절차도 없다.

 

국세청이 개별소비세에 대한 세무조사를 할 수도 있지만 이는 국가에 낸 개별소비세 신고납부액이 정확한 지를 따지는 것이지, 소비자에게 세금을 제대로 돌려줬는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소비자가 개별소비세를 완벽하게 돌려받기는 어려운 구조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환급대상이 되는 금액을 전부 환급받아야 하는 것이 맞지만 구체적으로 소비자에게 환급을 하는 부분은 업체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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