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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세금] 죽어서도 괴롭히는 남편

  • 2016.02.16(화) 11:18

이혼소송 도중 사업실패 비관 자살
체납세금 납부 통보..'명의도용' 인정

'온갖 문신을 한 남자가 찾아와서 웃통 벗고 난동을 부렸어요. 아무리 피해다녀도 그 남자의 스토킹을 벗어날 순 없었죠. 심지어 칼까지 들고와서 저를 위협하면서 몹쓸 짓을…'

 

그 남자를 만난 건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원치 않는 임신을 했지만, 뱃속의 아기가 가여워서 덜컥 결혼까지 했습니다. 자신을 끔찍하게 아끼는 만큼, 가정에도 충실할 거라 믿고 싶었죠. 하지만 여자의 기대는 더 큰 실망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남편은 결혼 직후부터 외도와 폭행을 일삼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여자는 결국 이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 폭력·외도..지옥같은 나날들

 

남편은 인테리어 회사 대표였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그럭저럭 먹고 살만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업은 안 풀렸는데요. 그동안 모아놓은 재산도 모두 날리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죠.

 

그 때부터 지옥같은 나날들이 반복됐습니다. 남편의 폭력은 점점 심해졌고, 여자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치아가 부러진 상해진단서를 갖춰 이혼소송을 내봤지만, 남편이 싹싹 빌며 사과하자 용서해주기도 했는데요.

 

이혼을 놓고 남편과 옥신각신하던 여자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업 실패 후 빚쟁이들의 독촉에 시달리던 남편이 스스로 제초제를 마셔버린 겁니다. 황급히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남편은 다음날 세상을 떠나버렸습니다.

 

◇ 체납 세금만 남기고 떠난 남편

 

하루 아침에 과부가 된 여자는 당장 두 아이와 함께 살아가기가 막막했습니다. 남편이 남긴 재산은 아예 없었고, 오히려 평생을 갚기도 힘들 정도의 빚을 떠안아야 할 처지였는데요. 그나마 법원에 남편의 재산 상속포기를 신청한 것이 받아들여지면서 빚에 대한 걱정은 덜었죠.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국세청에서 세금을 내라는 통보가 나왔습니다. 남편이 운영하던 회사에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가 체납된 상태였는데, 그 세금을 여자가 대신 납부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가정주부였던 여자가 두 아이의 양육도 모자라, 남편이 체납한 세금까지 내야하는 상황에 처한 겁니다.

 

사실 여자는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의 주주였는데요. 남편이 여자의 인감증명서를 몰래 발급받아서 주주로 등재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세금을 체납한 회사의 대표자(남편)가 사망했으니, 다른 주주(여자)가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죠. 국세청에서도 여자의 딱한 사정을 알고 있었지만, 법 규정을 거스를 순 없었습니다.

 

 

◇ 실제 주주 아니면 괜찮아

 

억울함을 풀지 못한 여자는 납세자 권리구제 기관인 조세심판원을 찾아갔습니다. 마침 심판원에는 이전부터 여자와 비슷한 사례로 찾아온 납세자가 꽤 있었는데요. 주주명부에 이름이 있더라도 명의를 도용당했거나, 차명으로 등재된 사정이 있으면 주주로 보지 않는다는 결정이 내려져 있었죠.

 

결국 여자도 역시 구제받을 수 있었습니다. 심판원은 "주주가 될 당시 주식대금을 납입한 적도 없고, 배당을 받거나 경영에 관여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체납법인의 실제 주주가 아니므로 국세청의 납부 통지는 잘못된 처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여자에 대한 납세 의무가 해소되면서 남편 회사의 체납세금은 또 다른 주주인 시아버지가 대신 갚게 됐다고 합니다.

 

*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

법인이 체납한 세금에 대해 회사 주식을 50% 넘게 보유한 과점주주는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 만약 특수관계자인 가족의 합산 출자비율이 50%를 넘으면 과점주주가 된다. 남편이 남긴 인테리어 회사는 시아버지와 여자가 출자한 지분이 50%를 넘으면서 제2차 납세의무가 성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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