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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Story] 기름 해외직구는 정말 안될까

  • 2016.02.25(목) 14:21

▲ 유류 해외직구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던 '지름'의 홈페이지

 

휘발유를 해외직구로 싸게 사서 판매하겠다며 사이트까지 오픈했던 스타트업이 하루만에 계획을 접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법적 절차와 제도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하지 않고 벌인 해프닝으로 보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똑똑한 엔지니어 출신들이 벌인 일 치고는 실망(?)스러운 결말인데요.

 

아이디어는 좋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해외직구를 하면 150달러(미국산은 200달러)까지 면세혜택을 주는데요. 국내 기름값이 세금 때문에 비싸니 세금없이 들여 오면 더 싸게 팔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겁니다. ‘지름’이라는 이름을 걸었던 이 업체도 국내에서 1300원대인 휘발유를 1000원정도에 팔 수 있다고 봤습니다.

 

문제는 관련 제도와 규정을 꼼꼼히 보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해외직구에 대한 세금 면제는 어디까지나 개인용도일 때만 허용됩니다.

 

이 업체처럼 상업적 용도로 들여올 경우 면세혜택은 사라지죠. 한번에 여러건을 구매할 경우 합산해서 과세되기 때문에 면세로 사올 수 있는 양은 150달러, 우리돈 18만원어치 정도밖에 안됩니다. 승용차 2~3대에 넣을 분량밖에 안되죠.

 

또 세금이 다 붙게 되면 해외에서 사오는 것이 국내 기름값보다 더 비싸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도 휘발유와 경유를 정식으로 수입해서 판매하겠다는 업체가 나타났지만 실패했습니다. 돈이 안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영리목적이 아닌 개인의 순수한 직구는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름 직구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유류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와 등록절차가 필요한데, 연간 10만㎘(킬로리터)를 넘게 들여올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고작 몇 리터를 직구로 수입하는 문제는 수입업자 허가나 등록이 필요없다는 얘깁니다.

 

또 150달러(미국산은 200달러)가 초과되지 않으면 세금이 면제되는 면세혜택도 누릴 수 있습니다.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빠지죠. 이론적으로 충분히 국내 가격보다 저렴하게 휘발유를 직구할 수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의 벽입니다. 우선 배송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휘발유는 위험물이라 비행기에 실어주질 않습니다. 설사 비행기에 실어준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운송료를 감당해야 할 겁니다. 그걸 구매자에게 보내줄 택배회사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배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역시 유조선에 실어와야 하고 운송비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필요해서 넣는 휘발유를 며칠씩 걸려서 그것도 고작 몇 리터를 받기 위해 운송료까지 지불하며 직구하는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데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일을 많은 국민들이 상상하고 있는 이유는 한 번 곱씹어 볼 일입니다. 실제로 '지름'이라는 이 업체가 등장하자 온라인상에서는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당장 구매하겠다는 사람도 많았죠. 국내 기름값에 세금이 워낙 많이 붙으니 벌어진 일들입니다. 유류세에 대한 국민의 부담이 다음에는 또 다른 무엇으로 표출될 지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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