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법인세 돌려받아 독일 회사에 배당?

  • 2016.05.05(목) 09:00

영등포세무서장 상대로 19억원대 법인세 소송서 승소
법원 "한-독 조세협정 어긴 이중과세" 판단

메리츠종금증권이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조세소송에서 이기면서 법인세 19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그런데 이 중 일부는 서울 회현동 프라임타워의 임대사업을 하는 독일 투자펀드 운영회사 알이에스아이(RESI)가 가져간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독일 기업에 더 많은 배당금을 주기 위해 국내 과세당국에 소송을 낸 셈이다.

5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은 최근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2011년도 원천징수 법인세 18억8583만4090원 징세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과세당국의 처분은 한국과 독일이 맺은 조세협정을 어긴 이중과세"라고 판단했다. 한˙독 조세협정 제10조에 따르면 한국에 위치한 독일 기업이 독일 거주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경우, 독일은 배당금을 받은 자로부터 관련 세금을 거둘 수 있다. 한국도 같은 거래와 관련해 배당 기업에 과세할 수 있으나, 세율에 있어서는 일부 제한을 받는다.

세율은 배당을 받은 독일 거주자가 해당 기업의 지분을 25% 이상 직접 쥐고 있을 경우 5%를 넘겨서 안 되고, 그 외에는 15%까지 과세가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영등포세무서는 '직접 보유'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15% 세율을 적용했다가 패소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독일 기업의 국경 간 과세 문제에 한국 기업인 메리츠종금증권은 왜 끼게 됐을까. 사연은 조금 복잡하다.

독일 회사인 알이에스아이(RESI)는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프라임타워 빌딩을 사서 운용하는 프라임타워 유한회사의 100% 모회사다. 프라임타워 유한회사는 프라임빌딩에서 임대소득을 벌어 한국에 법인세 등을 납부한 뒤 나머지를 RESI에 배당한다.

회현동 프라임타워의 임대료는 법인세 등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독일 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셈이다. 2011년 RESI는 프라임타워 임대수익 배당금으로 179억1542만4104원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이 RESI 배당 등 관련 업무는 프라임타워 유한회사가 아닌 한국 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이 담당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프라임타워 유한회사로부터 배당을 비롯해 관련 세납 업무 등을 위임받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이 소송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의 소송대리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맡았다. 영등포세무서는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선임해 맞섰으나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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