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 된 `국세청 지급보증 과세모형`

  • 2016.05.20(금) 08:19

주요 대기업 2013년 과세분 소송
법원 "과세 논리 낯설다"..국세청 패소 위기

대기업 100여곳의 세금 문제가 걸린 지급보증 과세 소송이 기업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지급보증을 서주고 받은 수수료가 너무 적다는 이유로 국세청이 세금을 추징한 사건인데, 이때 사용한 과세모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2012년 직접 개발한 지급보증 과세모형으로 법인세를 부과했다가 기업들로부터 줄소송을 당했고, 지난해 10월 법원에서 '위법' 판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2013년에 추가로 과세된 부분에 대해서도 새롭게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20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H, L, D, C사 등 4개 기업이 제기한 국세청의 지급보증 과세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이날 4개 사건은 원고와 사실관계 등이 서로 다름에도 '병합사건'처럼 한 데 모아 심리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번에 추가로 제기된 소송들은 2013년도 과세 처분에 대한 것으로, 앞서 기업들이 2012년도 과세 분에 대한 소송에서 줄줄이 승소하자 새로 제기한 사건이다. 관련기사☞[Inside story] 모두를 울린 국세청의 칼끝 
 
국세청은 추가 소송에 대해 "2013년에는 관련법 시행령이 개정돼, 과거 패소 사건들과는 내용이 다르다"며 합법적 과세를 주장하고 있다. 2013년 이후에는 국세청이 자체 개발한 모형에 따라 지급보증 수수료의 정상가격을 계산한 게 아니라, 시행령에서 정한대로 과세했다는 설명이다.
 
▲ 출처: 국세청 개정세법 해설(2013)
 
그러나 이날 사건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11부(재판장 호제훈)는 "법인세를 신고할 때 국세·조세법 내지 시행령에 근거해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은 낯설다"며 국세청의 논리를 반박했다. 재판부는 "실제 사고 판 가격에 근거해 세금 신고가 됐고, 이 가격이 정당하지 않다면 그대로 조사하면 된다"며 "신고할 때부터 (실제 거래가격이 아닌) 법에 규정된 정상가격대로 하라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수세에 몰린 국세청과 달리, 이 사건 초기부터 기업들의 소송을 대리해 온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부당 과세가 맞다"고 주장했다.
 
율촌 변호사는 "2013년이라고 해서 (과세 기준이)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정상가격 산출방법을 법률에 규정해 그 기준에 맞춰 과세하라는 권한을 국세청장에게 준 것도 아니고, 권한을 줬다 해도 이는 조세정의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무효"라고 강조했다.
 
결국 재판부는 국세청 소송수행자에게 "정상가격 범위에 들어가 있으면 과세 처분을 하지 않고, 범위에 없으면 과세 처분을 한다는 부분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달들어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된 지급보증 세금 소송에는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등이 낸 2개 사건이 더 있다. 이 밖에도 대상, OCI, 현대글로비스 등이 같은 사건으로 국세청과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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