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리스차 취득세 잘못 매겼다

  • 2016.05.20(금) 16:28

본사 소재지 문제로 과세 혼선..소송비용만 날려
법원, 서울시가 매긴 193억 가산세 취소 판결

지방자치단체들이 자동차 리스 업체를 상대로 취득세를 서로 걷으려다가 본전도 못 찾았다. 리스업체들이 낸 세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지자체들은 애꿎은 소송비용만 물게 됐다.

20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법원은 최근 롯데캐피탈과 하나캐피탈, 오릭스캐피탈코리아,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4개 리스차 업체가 서울시와 부산시 등을 상대로 낸 취득세 및 가산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기업들의 손을 들어줬다.

# 서울시 추징 가산세 193억 '무효'

원래 자동차를 구입할 때 취득세는 사용 본거지의 지자체에 내야하는데, 리스업체들은 각 지방 사무소에 차량 등록을 하고 세금도 해당 지자체에 납부해왔다.
 
그런데 2012년 서울시 각 구청들은 리스업체 본사가 서울에 있고, 지방 사무소에는 아무런 인적·물적 설비도 없으니 취득세를 서울에 다시 내라고 통보했다. 서울시 지자체들은 리스업체 4곳이 취득세를 잘못 신고납부했다는 이유로 총 193억원의 가산세를 부과했다.
 
납세지 문제로 가산세를 추징 당한 리스업체들은 지자체와 조세심판원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리스업체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법원은 리스업체들에게 가산세까지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기업은 처음부터 취득세 납세지가 서울시라는 사실을 알 수도 없었고, 지역에서 세금을 내고 또 다시 서울시 지자체에 신고·납부할 줄은 더욱 몰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 "취득세는 본사 소재지가 가져가야"

취득세는 지역이 아니라 서울에 내는 게 맞다는 결론이다. 부산을 비롯한 지자체들이 "우리 지역에 출장소가 있다"며 부과한 세액은 전부 취소됐고, 대신 서울시 각 본사 소재 구청에 내게 됐다. 업체별로는 하나캐피탈(161억3318만원), 오릭스캐피탈코리아(37억7856만원), 롯데캐피탈(31억9926만원),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26억8315만원)을 각각 서울 서초구, 중구, 강남구, 강남구에 납부해야 한다.

법원은 "각 지역 출장소에는 아무런 인적·물적 실체가 구비돼 있지 않고 오직 서류상으로만 등재돼 있을 뿐"이라며 "반면 본사에는 리스차 업체가 시설대여업자로서 행하는 업무 대부분이 이뤄지고 있어, 차량의 사용본거지를 본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 출장소에서는 구색을 갖추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법원은 "형식을 갖추기 위해 책상과 직원을 배정해둔 것이 전부"라며 "차량의 관리나 반납, 재리스 등 리스차 업체로서 행하는 업무 대부분은 여전히 본사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차량의 사용본거지를 본사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 지자체들, 취득세 욕심내다 모두 손해

이로써 부산시, 대구시, 창원시, 성남시, 함안군, 함양군, 부평구 등 7개 시군구청은 취득세를 걷지도 못하고 소송비만 물게 됐다. 특히 함양군의 경우, 군청 소재지 일부를 기업에 무상으로 내어주고 군청직원이 차량 등록 및 취득세 신고·납부까지 대신 해줬지만 소송에서 패소했다. 

취득세를 가져가게 된 서울시도 웃지만은 못했다. 법원은 서울시에 대해 각 구청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로 4개 업체의 소송비를 1/4씩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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