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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전문감사인 제도' 도입하자

  • 2016.10.14(금) 09:30

정도진 조세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 특별기고

#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2일 세무회계 특화 신문 택스워치 창간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가 논란이 되면서 금융감독당국은 회계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회계제도개혁이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그 화제 가운데에 현재와 같이 기업이 외부감사인(회계사)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감독당국이 외부감사인을 개별 기업에게 지정하는 회계감사의 지정제도가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지정감사제도가 과연 이러한 회계분식의 반복을 절단하는 정답인지 고민이 된다. 흔히 기업이 외부감사인을 선택하는 자유수임제도에서 회계감사가 기대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은 기업이 갑이고 회계사가 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된다. 그렇다면 회계감사의 정상화가 지정감사제도를 통해 회계사가 갑, 기업이 을이 되는 역전된 관계이면 가능한 것인가? 지정감사제도는 회계감사의 정상화보다 갑의 주체가 기업에서 외부감사인의 지정자로 바뀌는 것에 그칠 수 있다.

특히 지정감사제도는 회계감사시장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외부감사인을 지정한다면 회계감사를 공공재로 간주하는 것으로, 오히려 공공재로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가령, 우리 사회가 전기를 공공재로 여기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공급하면서 다양한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전면적인 지정감사제도는 회계감사의 정상화보다 시장실패로 인한 회계감사 보수의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지정감사제도의 전면적 도입에 앞서, 왜 선진자본국가는 지정감사제도가 아닌 자유수임제도에서도 감사기능이 작동되고 우리나라보다 높은 감사보수가 유지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답은 회계감사시장의 존재이다. 

그런데 시장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품질에 따라 가격이 차별화되어야 한다. 즉, 회계감사라는 상품의 감사품질에 따라 차별화된 가격이 존재하여야 하는데, 그 가격의 대표적인 예가 주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회계감사품질에 따른 주가의 차별성이 아직 확인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전면적인 지정감사제도의 도입 주장에 앞서 본질적으로 차별화된 감사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수한 품질의 회계감사를 구매하는 기업에게 제도적 보상이 주어지도록 주장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감사보수가 높더라도 높은 감사품질을 구매하는 기업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보상하라는 주장이 필요하다. 회계사의 이익과 기업의 이익이 같은 방향이어야 회계제도의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감사품질에 따른 회계감사시장의 차별화를 위해 '전문감사인제도'의 도입을 제안한다. 의사면허시험을 합격하면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지만 전문의가 되어야 내과·외과·정신과 등 전문분야의 의사로서 활동할 수 있듯이, 회계감사시장에서도 전문감사인제도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분식회계 대상인 건설업과 조선업 등 특정 산업의 경우 일반적 회계감사지식과 경험만으로는 정상적 감사활동을 수행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회계감사시장에 대해서 전문감사인제도를 도입하여 감사품질의 차별화가 정보이용자들에게 식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실제로 감사수행절차가 아닌 회계지식의 기본적 부족에서 오는 회계감사의 실패사례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회계감사시장의 실패를 인정하는 전면적인 지정감사제도의 도입에 앞서, 회계감사의 죽어 있는 시장기능을 소생시키기 위한 전문감사인제도의 전면적 도입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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