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재단 기부금 '여전히 세금혜택'…왜?

  • 2017.02.02(목) 09:39

[세무당국의 국정농단 봐주기 의혹]②
지정기부금 단체 유지..국세청→기재부 "수사중이라"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를 촉발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세금공제 혜택이 관계당국의 묵인 속에 올해도 유지되고 있다. 국민이나 기업이 기부금을 낼 경우 세금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는 '지정기부금 단체' 명단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여전히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지정기부금 단체는 총 3127곳이며 미르는 2015년 12월24일, K스포츠는 2016년 3월31일에 각각 지정됐다. 두 재단 모두 소관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이며 미르는 2020년말, K스포츠는 2021년 말까지 5년간 지정기부금 단체로 인정받았다. 


정부가 지정기부금 단체를 인증하면 세제혜택이 따라오기 때문에 국민이나 기업을 상대로 기부금을 모집하기 수월해진다. 지정기부금 단체에 기부금을 내는 개인은 30%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있고, 법인은 10% 한도로 손비 인정(비용처리)을 받는다. 

예를 들어 특정단체 소속 회원인 직장인이 미르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면 300만원을 연말정산에서 공제하고 세액공제(15%)를 감안하면 45만원의 소득세를 돌려받는다. 대기업이 K스포츠재단에 100억원을 기부하면 10억원을 비용으로 인정받아 법인세를 추가로 줄일 수 있다. 

만약 지정기부금 단체가 공익 목적에 위반하거나 사업의 직접 수혜자가 불특정 다수가 아닌 사실이 확인되면 기획재정부 장관은 즉시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은 대기업들로부터 기부금을 불법으로 모금해 공익을 위반했고 재단 사업의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미르와 K스포츠에 대한 지정기부금 단체 취소 문제를 사실상 손놓고 있다.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에 따르면, 지정기부금 단체를 취소하려면 국세청장이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요청해야 한다. 지정기부금 단체가 ▲상속세나 증여세를 추징 당하거나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로 명단이 공개되는 경우 ▲목적 외 사업을 하거나 ▲설립 허가의 조건에 위반하는 경우 등이 취소요건에 해당한다.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임환수 국세청장이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지정기부금 단체 취소 요청을 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기재부는 취소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미르와 K스포츠에 대한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지정기부금 단체를 취소하면 무죄 추정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며 "개인 임직원의 비리도 있지만 재단 자체를 취소할 정도의 근거가 있는지는 면밀하게 검토할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지정기부금단체 지정취소 결정권을 쥔 기획재정부는 절차적인 문제를 들어 책임을 피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정기부금단체 지정취소는 우리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소관부처(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세청에 요청하면 국세청이 기획재정부에 지정취소요구를 하게 돼 있다"며 "검찰 수사중인 사안이어서인지 문체부에서 요청이 진행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 2016년 12월30일 기획재정부가 공고한 지정기부금 단체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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