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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세금]주지스님 백지영수증 주세요

  • 2017.04.12(수) 13:28

사찰에서 기부금 백지영수증을 받았다면
교회에 100만원 내면 15만원 세액공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는 세금 문제를 알기 쉬운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봅니다. 세금을 둘러싼 이웃들의 애환과 숨겨진 속사정을 들여다보고 간단한 절세 비법도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교회나 절 등 종교단체에 기부금을 내면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죠. 그런데 이를 악용해
종교인이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탈세에 가담하면 어떻게 될까요.

전라남도에 위치한 한 사찰의 주지스님은 2년간 무려 45억원 상당의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습니다. 그 중 32억원은 금액란이 비어있는 '백지 영수증'이었습니다. 실제 기부금액과는 상관없이 신도들이 원하는 만큼 알아서 신고하라는 거였죠.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사찰 복원공사 비용의 상당 부분을 신도들의 시주에 의존했던 터라 주지스님은 백지 영수증을 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신도들이 요구하는대로 백지 영수증에 도장만 찍어준거죠.

 

종교단체 기부금의 경우 납세자가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관할 세무서에서 종교단체에 기부내역을 증빙하라고 요청합니다. 백지 영수증은 납세자가 적어낸 금액을 사찰에서 모르기 때문에 조사 과정에서 발각된 겁니다.

 

국세청은 허위 영수증으로 탈세한 금액에 대해 1억원 상당의 추징금을 신도들에게 부과했습니다. 소득세법 81조에 따르면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 받은 경우 허위금액의 2%를 가산세로 부과합니다.

 

조세심판원은 "소득세법의 기부금 영수증 관련 규정은 기부 과정에서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취지"라며 "백지 영수증에 기부금액을 적어 넣는 행위는 '기부금 영수증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소득세법상 세액공제가 되는 기부금은 법정기부금과 지정기부금으로 나뉩니다.

 

지정기부금은 정부가 지정한 사회복지·문화·예술·교육·종교·자선·학술 단체(기획재정부 홈페이지에 공개)에 기부하는 돈으로 종교단체도 여기에 속합니다. 반면 법정기부금은 법인세법 24조에서 규정하는 사립학교, 국립병원, 평생교육시설, 지방자치단체 등에 내는 기부금을 일컫습니다.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종교단체에 낸 지정기부금에 대해서는 15%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됩니다. 기부금이 2000만원을 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는 30%까지 공제가 되고요.

 

다만 연간 공제한도는 근로소득금액에서 법정기부금을 뺀 금액의 10%에 근로소득금액의 20%(또는 종교단체 외에 기부한 금액)를 더한 금액까지입니다. (근로소득금액의 20%와 종교단체 외 기부금 중 적은 것)

 

즉 3000만원을 기부하면 2000만원의 15%와 초과분 1000만원의 30%를 합산한 600만원만큼의 세액이 공제됩니다. 이를 전부 공제 받으려면 연간 공제 한도액 범위 내에 있어야 하겠죠.

 

근로소득금액이 5000만원이라면 위의 기준에 따라 공제한도액은 1500만원(500만원+1000만원)입니다.

 

만일 법정기부금을 500만원 냈다면 근로소득금액에서 이를 뺀 4500만원의 10%, 즉 450만원과 법정기부금 500만원을 더한 950만원까지 공제가 되겠죠.

 

당해 연도에 공제를 받지 못한 경우는 다음해로 이월해서 공제 받을 수 있고 최대 5년까지 이월이 가능합니다.

 

종교단체 외 지정기부금의 경우 소득금액의 30%까지 세액공제 받는 반면 종교단체 기부금은 그보다 엄격한데요.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기부와 달리 개인의 신앙을 이유로 기부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사회에 공헌하는 기부금에 더 많은 공제혜택을 주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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