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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법인세 2조2천억, 현대차는 1조5천억

  • 2017.04.19(수) 08:01

[100대 기업 법인세]불황에도 법인세 납부액 9천억 늘어
3위 SK하이닉스 '세수효자' 자리 굳히기
LG화학·SKT·삼성SDS, 법인세 납부 TOP10 진입

▲ 그래픽 : 변혜준 기자/jjun009@
 
기업들이 납부하는 법인세는 나라 살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체 국세 수입의 약 20%를 차지하며 소득세(28%), 부가가치세(25%)와 함께 3대 세목으로 꼽힐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이익을 내지 못해 법인세를 적게 내면 국가재정에도 악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장기 불황 속에 기업들은 얼마나 세금을 내고 있을까. 기업 중에서도 세금 납부액이 큰 대기업들의 세금성적표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대기업 세금성적표는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실적을 기준으로 집계했다.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기업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한 2016년 사업보고서의 매출기준으로 기업을 선정했고 금융기업과 공기업은 제외했다. 
 
법인세 납부내역은 개별 기업의 재무제표상 현금흐름표에서 추출했다. 법인세 납부액은 회계상 기록인 법인세 비용과 달리 기업이 실제로 세무서에 납부한 금액이다.
 
지난해 100대 기업이 납부한 전체 법인세액은 12조6719억원으로 전년대비 9148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불황에도 세금은 잘 걷히고 있는 셈이다. 전체 기업이 납부한 법인세는 총 52조1000억원으로 예산안보다 6조1000억원 더 걷혔다.
 
100대 기업의 법인세액은 늘었지만 전체 법인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0% 수준인 29.9%에서 2015년에 26.1%로 낮아졌고 2016년에는 24.3%까지 떨어졌다. 법인세 수입의 대기업 편중도가 낮아진 것이다.
 
◇ 삼성전자 납부액 줄자 대기업 비중도 줄어
 
대기업의 법인세 비중이 줄어든 것은 1등 기업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액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조2345억원의 법인세를 국세청에 납부하면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납부액이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는 2013년에 4조1659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한데 이어 2014년에는 4조469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법인세를 냈다. 2014년 100대 기업이 납부한 법인세 12조7468억원의 35% 비중이고 전체 법인세액의 10.5%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2015년에는 3조1216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3000억원이나 적은 세금을 냈고, 2016년에는 납부액이 2조2345억원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액이 전체 법인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6.9%, 2016년에는 4.3%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액 감소는 실적부진의 흐름과 일치한다. 법인세는 전년도 수익을 기준으로 납부하기 때문에 2014년의 실적은 2015년의 법인세수에, 2015년의 실적은 2016년 법인세수에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는 2013년에 스마트폰 판매효과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30조5000억원까지 치솟았지만 2014년 23조4000억원, 2015년 19조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22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낸데 이어 올해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40조원 수준의 이익을 낼 것으로 보여 내년부터 법인세 납부액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현대·기아차 약진, 하이닉스는 또 하이킥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법인세 납부액은 늘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년대비 4040억원이나 늘어난 1조4598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해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현대차의 약진과 삼성전자의 추락이 맞물리면서 1위와 2위 사이의 격차가 좁혀졌다.
 
기아차는 전년대비 3861억원 늘어난 6818억원을 납부해 매출 100대기업 가운데 4위에 올랐고 '현대차 3형제'로 꼽히는 현대모비스도 6371억원을 납부하면서 5위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차, 그리고 현대모비스 3개 회사의 법인세 납부 총액은 2014년 1조9238억원에서 2015년 2조107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했고 2016년에는 2조778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현대차가 브라질과 남미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꾸준한 내수를 발판으로 법인세는 꼬박꼬박 잘 내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SK하이닉스는 또 하이킥을 날렸다. 2015년 8772억원을 납부하며 3위에 오른 뒤 지난해에도 8436억원을 내면서 순위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가 '세수 효자'로 등극한 것은 불과 3년 전이다. 2013년만 해도 이익을 내지 못해 법인세를 돌려받던 입장이었지만 SK그룹에 인수된 후 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시장을 양분하면서 매년 최대 실적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 그래픽 : 변혜준 기자/jjun009@

 

◇ TOP10 새 얼굴…LG화학·SKT·삼성SDS
 
법인세 납부 상위권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들도 있다. LG화학이 5113억원을 납부해 6위에 올랐고 SK텔레콤(3674억원)과 삼성SDS(3366억원)가 각각 8위와 10위를 기록하며 법인세 납부액 '톱 10'에 진입했다.
 
LG화학은 2015년부터 실적이 살아난 효과를 봤다. LG화학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854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5년 1조1485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고 2016년에도 1조28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내년 법인세 납부액 순위도 상위권에 오를 전망이다.
 
삼성SDS도 내년이 더 기대된다. 삼성SDS는 2015년 46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데 이어 2016년에 514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실적은 좋지 않았지만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액이 포함되면서 법인세 납부액이 크게 늘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 대기업은 자기자본의 2.5%가 넘는 추징금을 부과받으면 공시해야 하지만 세금 추징액이 공시되지는 않았다.
 
2015년 8~10위에 올랐던 현대제철(15위)과 롯데케미칼(11위), 삼성물산(18위)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대제철과 롯데케미칼은 2015년 실적이 2014년 실적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문제와 실적부진이 복잡하게 얽혔다.
 
그밖에 포스코(5위-5위-7위)와 KT&G(10위-7위-9위)는 2014년 이후 3년 연속 법인세 상위 10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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