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톡톡]유소연 아버지의 `몰염치`

  • 2017.07.06(목) 18:19

과세시효 5년이지만 독촉장 보내면 연장

세금을 제 때 안내면 여러가지 벌칙이 가해집니다. 그래야만 세금 잘 내는 사람과의 과세형평이 유지되니까요. 우선은 본래 내야할 세금에 대한 가산세가 부과되고요. 나중에는 재산을 압류하는 등의 후속조치가 내려집니다. 자동차세 체납자의 차 번호판을 떼가는 게 대표적이죠.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경우에는 이름을 공개하는데요. 나이, 집주소, 직업, 체납액 등을 관보에 올리고 언론을 통해 널리 알리는 겁니다. 개인 신상이 공개되면 사회적으로 손가락질을 받게 되니까 자진 납세를 유도할 수 있고요. 주변 사람들의 신고 협조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기대와는 달리 그동안 체납자명단 공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국세청이 해마다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지만 명단 공개 이후에 납부된 세금은 3% 안팎에 불과합니다. 지방세 사정도 비슷합니다. `고액상습체납자`란 말 그대로 고액의 세금을 상습적으로 끈질기게 체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체납 1위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정태수 전 한보철강 대표는 1992년에 내야 할 국세와 1997년에 내야할 지방세 등 2327억원이 넘는 세금을 아직까지 내지 않고 있습니다. 체납자 명단공개제도가 도입된 이후 국세는 12년, 지방세는 10년 간 널리 이름을 떨쳤음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 그래픽 : 변혜준 기자/jjun009@
 
최근 고액체납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유명 골프선수 아버지의 경우도 비슷한데요.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인 유소연 선수의 아버지는 지방세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포함되어 이름과 신상이 공개되어 왔는데요.
 
2001년부터 16년간 체납된 지방세를 내지 않았다가 최근에서야 가산세를 포함해서 3억1600여만원의 체납세금을 완납했습니다.
 
늦었지만 세금을 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인데요. 하지만 이번 건도 체납자명단 공개의 효과를 본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서울시 체납징수팀이 수개월간 끈질기게 추척한 끝에 재산 압류에 성공했고, 이 때문에 체납세금을 억지로 내게 됐다는 겁니다.
 
이름이 알려져서 망신을 당해 세금을 낸 것이 아니라 재산이 압류되니 마지 못해 낸겁니다. 실제로 서울시 직원들조차 재산 압류를 위해 자택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체납자가 유명 골프선수의 아버지인지 몰랐다고 하니까요.
 
유 선수의 아버지는 다른 상습체납자들처럼 세금을 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서울시가 시효만료로 없어져야 할 세금을 받아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걸 보면 시간이 지나면 세금을 안내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유 선수의 아버지가 놓친 부분이 있었죠. 과세시효는 과세관청이 노력하는데 따라서 얼마든지 연장될 수 있거든요.
 
실제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세금을 걷을 수 있는 과세시효(부과제척기간)는 기본적으로 5년뿐입니다. 체납세금이 5억원이 넘거나 세금포탈의 목적이 확인된 경우라도 10년(상속·증여세는 15년)이 넘으면 세금을 걷을 수 없게 됩니다. 재산을 꽁꽁 숨겨두고 모른척 5년~10년만 버티면 세금을 안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죠.
 
하지만 법에도 예외는 있거든요. 과세관청이 고지하고 독촉하고 재산을 압류하면 시효가 다시 살아납니다. 만 5년이 되기 하루 전날 국세청이 독촉고지서를 보내면 연장(5년)이 됩니다. 또 재산 중 일부라도 압류하게 되면 체납자와의 쫓고 쫓기는 게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유 선수의 아버지는 딸의 유명세 때문에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체납자로 이름이 공개되어서 망신을 당하는 게 아니라 능력이 있으면서도 내지 않으려 했다는 뻔뻔함 때문에 망신을 당하게 된 셈입니다. 딸도 함께 말이죠.
 
■ 문답으로 풀어보는 체납세금
 
- 국세청이 고지서만 보내도 과세시효가 연장되나
▲ 그렇다. 기본적으로 징수권의 소멸은 과세관청이 모른 상태에서 과세시효가 지나야 하는 것이다. 시효가 끝나기 전에 과세관청이 알게 되면 시효가 새로 시작되는 것이다. 고지서를 보냈다는 것은 과세관청이 알게 됐다는 것이다.
 
- 고액체납자는 계속해서 독촉고지서를 보내면 연장되나
▲ 독촉장을 보내면 시효는 계속해서 연장된다.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서는 재산을 압류해서 납세를 유도하거나 압류재산을 매각해야 한다.
 
- 체납세금의 가산세는 얼마나 되나
▲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세금은 신고납부로 내기 때문에 가산세도 신고와 납부로 나눠서 부과한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무신고 가산세, 신고를 했지만 신고 내용에 허위가 있거나 불성실했다면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한다.
 
여기서 다시 고의가 있는지에 따라 세분화되는데 무신고 가산세 중에서도 그냥 단순히 신고하지 않은 일반 무신고 가산세는 20%, 고의로 무신고했으면 40%를 부과한다. 신고불성실 가산세도 일반과소신고 가산세는 10%이지만 부당과소신고는 40%로 무겁다.
 
또 납부불성실가산세라고 해서 납부를 하지 않으면 무납부가산세, 적게 납부했으면 과소납부가산세를 내야 하는데 하루에 내야할 세금의 0.03%씩(연 10.95%)을 가산한다.
 
- 체납세금이 많으면 해외여행을 못한다던데
▲ 체납세금이 5000만원을 넘으면 과세관청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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