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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명의신탁의 새로운 판단 기준

  • 2017.07.20(목) 08:00

[특별기고]김태훈 안진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주주는 지분율이 높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할까? 정답은 'Yes'이다. 

세법에서는 지분율에 따라 세금부담을 달리하는 규정이 있다. 먼저, 대주주는 소액주주에 비해 더 높은 주식양도세율을 부담한다. 또한 과점주주가 되면 그 법인의 부동산 등을 지분율만큼 취득한 것으로 보아 간주취득세를 부담하기도 한다. 그리고 과점주주는 법인에 대해 2차 납세의무를 질 수도 있다.

지분율이 높을수록 그 법인의 소유권이 증가하고 경영자에게 더 많은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지분율이 높을수록 세금부담도 증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방법을 생각해냈다. 주식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록하는 대신에, 그 명의자와 실제소유자 간에 소유권을 확인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이다. 이를 '주식명의신탁'이라고 한다. 

▲ 그래픽 : 변혜준 기자/jjun009@

주식명의신탁, 명의 대여자에게 세금부과

주식명의신탁, 세무상 문제가 없는 것일까? 다른 사람의 명의로 주식을 등록한 시도가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세무상 문제가 된다. 세법은 이러한 시도를 막기 위해 명의를 빌려준 사람에게 증여세를 부과한다. 이를 명의신탁주식의 증여의제라고 하는데, 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첫째, 명의신탁행위에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 둘째, 주식에 대한 명의신탁행위가 존재해야 한다. 따라서 명의신탁행위가 존재하지 않았거나 존재하더라도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면 증여세를 부담하지 않는다.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조세회피와 상관없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는 점과 명의신탁 당시에나 장래에 회피될 조세가 없었고 설사 회피될 조세가 있더라도 사소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해야 한다. 바꿔 말해, 명의신탁의 결과로 세금이 줄어들 가능성만 있어도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의신탁행위란 당사자 간의 명의신탁에 대해 합의하고, 약정에 따라 등기하는 행위를 말한다. 또한 당사자 간에 합의한다는 것은 당사자가 주식의 실제소유자가 누구인지 알아야 함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요약하면 명의신탁행위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첫째, 신탁자와 수탁자가 실제소유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분명히 알아야 한다. 둘째, 이들 간에 명의신탁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셋째, 약정에 따라 등록을 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라 당사자 간에 합의 없이 명의가 도용된 경우 명의신탁행위가 없는 것으로 인정된다.

명의신탁행위 판단 사례

명의신탁행위의 존재를 판단하는 기준은 증여의제 여부를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다음은 이와 관한 사례들이다.

첫째, 실소유자의 상속인이 명의신탁된 주식을 상속받은 후에도 장기간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경우 새로운 명의신탁행위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상속인은 포괄승계로 신탁자의 지위만 승계하는 것으로 권리의 이전·행사에 뒤따르는 새로운 명의개서가 필요없다. 새로운 명의신탁이 아니다.

둘째, 명의만 빌려준 명의자가 사망한 후 명의자의 상속인이 명의신탁주식을 자신의 이름으로 명의개서한 경우에는 새로운 명의신탁행위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이때에는 명의를 빌려준 명의수탁자의 상속인 명의로 명의개서가 이뤄진 점에서 신탁자와 수탁자 간에 합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새로운 명의신탁행위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셋째, 이미 증여의제 대상이 되어 과세됐거나 과세될 수 있었던 명의신탁주식을 팔고 그 대가로 다시 같은 주식을 취득한 경우 새로운 명의신탁행위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이때는 다시 취득한 주식이 최초 명의신탁주식과 시기나 성질상 전혀 새로운 주식이라고 인정될 사유가 없으면 새로운 명의신탁이 일어났다고 볼 수 없다.

넷째, 합병으로 인해 신주를 받은 경우 새로운 명의신탁행위가 존재하는 것일까? 이전 판례에서는 합병신주는 합병구주에서 대체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새로운 명의신탁행위가 없었던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합병구주가 소멸함과 동시에 합병구주의 명의신탁관계도 해소되고, 이에 따라 합병신주는 기존의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새로운 명의신탁행위가 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아졌다. 즉, 경제적 측면에서 합병신주는 합병구주의 변형물이나 대체물로 볼 수 있어도, 법적 측면에서는 합병신주와 합병구주는 다르다는 견해다.

명의신탁주식에 대한 감시강화

최근 과세당국은 명의신탁주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조세회피 여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조세회피 목적 없이 명의신탁했다고 하더라도, 명의신탁주식은 조세회피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고, 이를 환원하는 과정에서 세금부담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명의신탁한 주식은 가급적 빨리 환원을 받는 것이 좋고, 이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실제소유자 확인제도를 활용해 실제소유권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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