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소득에 대한 과세 논란을 보며

  • 2017.08.16(수) 11:32

[특별기고]이동기 세무사(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최근 소득세법에서 2018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종교의식을 집행하는 종교관련 종사자(이하 “종교인”이라 한다)가 종교단체로부터 받는 소득(이하 “종교인소득”이라 한다)에 대한 과세시기를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논란이 재연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동안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종교인 소득이 과세대상에서 제외돼 있던 것을, 2013년 11월 소득세법 시행령 제41조 제10항에서 사례금의 한 유형으로 보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여 과세하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종교인 소득이 세법상 명시적으로 과세대상이 되었다.

그러다가 우여곡절 끝에 2015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종교인 소득을 법률에서 기타소득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면서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논란이 봉합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동안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를 반대하는 주요 논리는 종교인이 성직자로서 봉사하고 받는 소득은 근로소득이 될 수 없다는 것과 종교인 소득을 과세대상 소득으로 여겨 원천징수의무를 부여할 경우 정부에서 세무조사를 통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는 헌법 제38조의 규정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소득이 있으면 과세가 되어야 하는 당연한 논리에 따라 종교인 소득일지라도 법에서 구체적으로 비과세나 과세제외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한 과세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므로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를 반대하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종교인 소득이 관행적으로 과세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것은 종교계의 심한 반발을 의식한 정부나 정치권의 눈치보기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소득의 유형은 다르게 취급하고 있지만 종교인 소득에 대해 과세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근거를 소득세법에 규정하면서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하였고, 또 소득세법 제170조 “질문ㆍ조사” 규정에서도 종교단체의 장부ㆍ서류 또는 그 밖의 물건 중에서 종교인 소득과 관련된 부분에 한하여 조사하거나 그 제출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런데 종교인 소득을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규정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종교인 소득의 과세구조를 보면, 먼저 소득의 종류를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고 있으면서 각종 비과세나 필요경비 공제방식은 근로소득과 유사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종교인 소득을 지급하는 자는 기타소득에 대한 원천징수 규정에도 불구하고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을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그 소득자가 종합소득세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다. 
 
또 종교인 소득을 지급하면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한 경우에는 근로소득과 유사하게 다음 해 2월분 종교인 소득을 지급할 때 연말정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종교인 소득이 세법상 기타소득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인이 현실적인 퇴직을 원인으로 종교단체로부터 지급받는 소득은 퇴직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계의 반발 등을 감안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도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근로소득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는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면서 세금을 계산하는 방식은 근로소득과 유사하게 규정한 기형적인 방식은 세법체계에도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일부 종교단체에서는 종교인 소득에 대하여 이미 근로소득으로 원천징수해서 납부하고 있다고 하는데, 소득세법에서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게 되면 동일한 성격의 소득에 대하여 일부는 근로소득으로 신고하고 일부는 기타소득으로 신고하게 되어 소득구분에 있어서도 일관성이 무너지는 문제점도 발생하게 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종교인 소득은 기타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으로 보고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조세특례제한법에서는 근로장려세제와 자녀장려세제를 규정하고 있는데, 저소득자가 근로장려금이나 자녀장려금을 신청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게 되면 종교인의 경우 소득이 크지 않아서 생활고에 시달린다고 하더라도 근로장려금이나 자녀장려금을 신청조차 할 수 없게 된다. 
 
현행 방식으로 종교인 소득에 대한 세금을 계산하는 경우 20만명이 조금 넘는 종교인 중에 대략 80% 정도의 종교인이 소득이 적어서 세금을 내지 않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 말은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저소득층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이런 저소득의 종교인들이 종교인 소득이 근로소득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근로장려금이나 자녀장려금을 받지 못한다면 얼마나 억울할 것인가. 따라서 저소득의 종교인들의 복지를 위해서도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으로 변경하고, 그 시행시기도 연기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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