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은 왜 세금을 더 내고 싶다고 했나

  • 2017.07.31(월) 09:48

자본소득에 추가 과세하라
버핏세 도입, 공화당 반대로 무산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2011년 8월 뉴욕타임스에 버핏세 도입 논란을 부른 글(`stop coddling the super rich`)을 보냅니다. 글의 요지는 “슈퍼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으라”는 건데요. 문재인 정부가 부자증세를 공식화한 지금, 다시 읽어볼만 합니다. 기고문의 핵심을 요약해 싣습니다. (버핏이 말하는 투로 내용을 재구성했다.)

 

 

슈퍼리치 감싸기를 멈추라


나도(나의 메가-리치 친구들도) 고통을 분담하고 싶다. 국민들은 나라를 지키기위해, 먹고 살기위해 아등바등하는데 정작 우리만 세제혜택을 누려왔다. 우리는 보호 받아야 할 멸종위기종이 아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억 달러를 버는 투자 매니저인데 소득이 성공보수로 분류돼 15%의 낮은 세율을 적용 받는다. (미국은 사모펀드, 헤지펀드, 벤처투자가 얻는 성공보수 (carried interest)를 자본소득(capital gain)으로 보고 낮은 세율(15%)을 적용한다. 기업과 국가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0년에 내가 낸 세금은 총 694만 달러(한화 76억)인데, 꽤 많은 돈으로 보이겠지만 과세대상 소득의 17.4%에 불과하다. 우리 사무실 직원 20명의 평균 소득세율은 36%였다. 나처럼 돈으로 돈을 버는 사람보다 직장인(근로소득세)들은 높은 세율을 적용 받는다. 80~90년대만 해도 부자들의 세율은 훨씬 높았다. (76~77년 자본이득세율 39.9%)

 

나는 종종 이런 얘기를 듣는다. 세금이 계속 높아졌다면 투자를 하지 않았을 거라고. 나는 결코 투자를 거부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세금이 무섭다고 투자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또 높은 세율이 일자리 창출을 막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는 80년부터 2000년까지 4000만개의 일자리가 늘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

 

나의 부자 친구들은 품위 있는 사람들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국가가 돈 벌 기회를 준데 대해 고마워한다. 세금 더 내란 소리에도 개의치 않는다. 특히 서민들이 고통을 겪는 시기에는 더 그렇다.

 

나라면 10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2009년 기준, 23만6883가구)에게는 100만 달러 초과 소득분에 대해서는 당장 세율을 올리겠다. 또 1000만 달러 이상 버는 사람(8274가구)에게는 세율을 추가적으로 올리자. 그동안 나와 부자 친구들은 충분한 보살핌을 받았다.

 

*버핏이 이런 글을 쓴 것은 세제 혜택의 최대 수혜자인 자신이 보더라도 빈부 격차가 위험 수위에 달하고 조세 정의가 심각하게 무너졌다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그해 가을 자본주의 심장부 뉴욕에서는 자본가의 탐욕에 저항하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가 벌어졌다. 

 

**버핏세는 연간 100만 달러( 11억 원) 이상을 버는 부유층의 자본소득에 적용되는 실효세율이 적어도 중산층이 부담하는 세율 이상은 되도록 세율 하한선(minimum tax rate)을 정하자는 방안이다.

 

오바마는 버핏의 주장에 힘입어 2011년 9월 부자 증세를 골자로 한 재정 감축안을 발표했으나 논란 끝에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공화당은 현재 세율만으로도 충분하고 버핏세가 빈부간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실효성도 낮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미 대선에서 힐러리가 버핏세 도입을 공약했지만 낙선하면서 현실화하지 못했다. 반면 트럼프는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개인 최고 소득세율을 39.6%에서 33%로 낮추는 감세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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