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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포스코대우의 커미션 활용법

  • 2017.10.17(화) 11:28

포스코대우 법인세 347억원 취소 판결
증빙없는 커미션은 판매비 아닌 접대비

포스코대우가 국세청과 거액의 세금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9일 국세청이 포스코대우에게 부과한 법인세 347억원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는데요. 하지만 포스코대우가 법인세를 다 돌려받긴 어려워 보입니다.

 

포스코대우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러시아와 알제리 등지에 현대자동차에서 구입한 자동차를 팔아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지 업체에게 커미션(수수료) 명목으로 3130억원을 지급했죠.

 

포스코대우는 거래상대방과 제3자에게 지불한 커미션은 모두 판매를 위한 비용이었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이를 손금(비용)으로 처리해서 법인세액을 산출해야 한다는 겁니다.

 

반면 국세청은 포스코대우가 접대비를 판매부대비용으로 둔갑시켜 비용을 과다하게 처리(손금 과다 산입)했다는 주장인데요. 법원이 포스코대우의 손을 들어줬는데, 포스코대우는 왜 웃지 못하는 걸까요. 소송의 내막을 들여다봤습니다.

 

▲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포스코대우 “판매부대비용” vs 국세청 “접대비”

 

포스코대우는 자동차 판매영업 과정에서 제공한 커미션을 판매부대비용(회계상 손금)으로 처리해 법인세 결정세액을 줄였습니다. 그런데 국세청은 이 커미션을 접대비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2014년 접대비 한도초과분 680억원을 반영(손금불산입)해 법인세와 농어촌특별세 450억원을 추가로 부과했죠.

 

커미션이 판매부대비용이냐 접대비냐를 두고 포스코대우와 국세청 간 다툼이 시작된 겁니다. 포스코대우는 커미션 전액을 판매부대비용으로 인정 받아 법인세액을 줄이려 했고, 국세청은 커미션 가운데 접대비 부분은 법인세를 매겨야 한다는 입장이죠.
  
포스코대우는 국세청의 법인세 추가 부과(
증액경정처분)에 불복해 2015년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지난해 7월 조세심판원이 포스코대우의 심판청구를 일부 인용함에 따라 국세청은 법인세액을 일부 감액했고요.

 

포스코대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남은 법인세도 돌려달라며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소송을 냈습니다.

 

# 명목과 용도 증명 못하는 커미션은 판매부대비용 X

 

포스코대우가 손금으로 인정 받지 못한 커미션은 크게 3가지(제1~3지출금)입니다. 법원은 제1지출금(약 130억원)에 대해서만 판매부대비용으로 인정하고, 제2지출금(약 72억원), 제3지출금(약 690억원)은 접대비로 보는 게 맞다고 판시했습니다.

 

특히 규모가 가장 큰 제3지출금이 판매부대비용으로 인정 받지 못하면서 포스코대우가 돌려 받을 수 있는 법인세액이 많지 않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제3지출금은 거래상대방이 아닌 제3자에게 송금한 금액인데요. 포스코대우는 해외 269개 업체(브로커)의 사장과 임직원에게 690억원 가량을 커미션 명목으로 지급했습니다. 거래가 성사돼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지급받게 되면 매출액의 5% 범위 내의 금액을 브로커에게 커미션으로 건넨 겁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메일 등 커미션 요구를 증빙하는 객관적인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다른 비용을 편법적으로 접대비로 처리하지 않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는데요. 포스코대우는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원고는 스스로도 커미션 명목의 지출금이 적정하고 진실한 용도에 맞게 지출되는지 여부를 확인, 감독할 수 있는 별다른 장치를 두지 않았다”며 “명목, 용도 등을 증명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를 남기지 않았으므로 제3지출금은 판매부대비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 국세청, 법인세 부과하려면 항소

 

재판부는 커미션 대부분을 판매부대비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지만 세액을 계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법인세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일부 위법하므로 원칙적으로 처분 중 정당세액을 초과한 부분에 한해 취소돼야 한다”면서도 “이 사건에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정당세액을 산출할 수 없으므로 처분 전부를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일부인용판결이 아닌 전부취소판결이 나면서 국세청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국세청이 포스코대우에 법인세를 매기려면 다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국세청이 항소를 하고, 항소심에서 다시 산정한 정당세액을 인정 받아야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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