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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드라마에 담긴 독특한 세액공제

  • 2017.11.21(화) 08:01

[Tax&]최문진 회계법인 원 공인회계사

필자는 종종 대형 연예기획사인 J엔터테인먼트 빌딩 근처를 지나가곤 한다. 이 빌딩 앞에는 D도넛 가게가 있는데, 가게 내부가 손님들로 꽉 찬 것은 물론이고 저녁 무렵에는 가게 밖 계단에도 십여명 정도는 늘 북적거린다. 

바로 J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의 팬(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이다. 도넛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골목길 건너편의 J엔터테인먼트를 바라보기 좋은 위치여서 도넛 가게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한국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외국 청년들이다. 차도르를 둘러쓴 동남아 사람, 라틴 계열, 백인 및 흑인 등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다. 

머나먼 해외에서 사무실까지 찾아온 팬들에게 연예인이 인사를 하러 나오는 것을 본 적은 없다. 원래 팬과 스타의 관계가 그런 것 아니겠는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있는 공간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그냥 올라 탄 것이다. 

행여 빌딩 내부에서 빌딩 밖에 있는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차를 타기 위해 나오는 경우 등 아주 잠깐 스타의 얼굴이라도 보게 된다면 한국 여행에서 큰 선물을 받은 것이라고 뿌듯해 할 것 같다. 

이렇게 한류는 전 세계에 많은 팬과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올해 세법 개정을 통해 한류에 대한 지원을 위한 '영상컨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를 신설했다. 신설된 세액공제는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세액공제다. 

기존 조세특례제한법에서는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를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했다. 비용은 손금산입을 통해 세금을 줄일 수 있으니, 다시 세액공제를 허용하게 된다면 이중의 조세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대표적인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로는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가 있다.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는 중소기업의 경우 당기 발생 금액의 25%까지 허용하므로 실무상 활용 빈도가 높은 특례에 해당한다.

종전에도 콘텐츠 제작기업은 서비스 연구개발 또는 창작개발에 해당하는 경우,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 다만 제작사가 중소기업이다 보니 설령 창작개발 등을 수행하는 경우에도 기업부설창작연구소나 기업창작전담부서 등을 갖추기가 쉽지 않아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에 비해 세액공제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에 비견할 만큼 세액공제의 효과가 큰 조세지원 제도가 콘텐츠 제작기업에 추가적으로 허용된다. 공제대상은 드라마·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 방송프로그램과 영화다. 공제비용은 ①시나리오와 연출료 등 제작준비 단계 비용 ②배우출연료·촬영비·조명비·미술비·세트비·필름비 등 촬영제작 단계 비용 ③편집비·사운드비·현상비·특수효과 등 후반제작 단계 비용이다. 

프로그램 제작 단위로 보자면 간접인건비를 제외하고는 콘텐츠 제작비용의 거의 전부를 공제대상비용으로 한다. 여기에 공제율도 중소기업은 10%, 중견기업은 7%, 대기업은 3%를 적용한다. 대부분의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 등이 중소기업에 해당하므로 10%의 공제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단순히 계산해 보자면 이익률 5%인 기업은 이익률이 15%로 뛰게 되고, 이익률 15%라면 25%의 초우량기업으로 상향될 수 있다.

기업창작전담부서 등을 인정받은 콘텐츠 제작기업의 경우에는 그 전담부서 등의 인건비 등을 종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의 대상으로 세제지원받고, 이에 추가해 영상물을 제작하는 현장 부서의 인건비·재료비 등 제작비용에 대해 영상컨텐츠 제작비용을 공제 받을 수 있다. 사업 영위 시점에서의 세액공제라는 점에서 매우 직접적인 조세특례에 해당한다. 

조세특례제도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최종적으로 만들어진다. 세제실에는 자기 소관 사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요청하는 각 행정부서의 요구가 항상 넘쳐나게 마련이고, 빛을 보지 못하는 세제 지원도 상당수에 달한다. 

그렇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핵심사업인 영상콘텐츠 등을 통한 한류 사업에 대한 조세지원은 2017년 개정세법에서 실현됐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대사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문화체육관광부, 그 어려운 걸 해냈지 말입니다. 영상컨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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