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스토리
  • 검색

[기부금워치]프롤로그-'기부가 불편하다'

  • 2018.01.25(목) 15:42

미르·새희망씨앗 등 연이은 사건으로 기부 불신 키워
기부확대 독려에만 관심-검증시스템 고민은 부족
`기부금 제대로 쓰인다` 믿음주는게 신뢰회복의 시작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기부(寄附)`는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없이 내놓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부의 대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려운 이웃과 작은 것이라도 나눔으로써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동참한다는 뿌듯함도 대가라면 대가이겠지만 금전적으로 돌아오는 이득도 있습니다.

연말정산이 대표적입니다. 요즘 한창인 연말정산 서류를 작성하다보면 기부금 내역도 챙겨보시게 될 텐데요. 특별세액공제 항목에 있는 기부금은 정치자금기부금, 법정기부금, 지정기부금(종교단체, 종교단체외), 우리사주기부금으로 나뉩니다.

기부항목별로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정부는 연말정산을 통해 기부금액의 15%(10만원 이하 정치자금기부금은 전액)를 세액공제 해줍니다. 100만원의 기부금을 냈다면 15만원을 돌려주거나 (세금이 많다면) 내야할 세금에서 15만원을 차감해주는 것입니다. 개인이 아닌 기업이 낸 기부금도 손비인정(적법한 경비로 썼다고 보는 것) 방식으로 세제혜택을 줍니다.

이처럼 정부가 기부금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정책의 일환입니다. 정부 입장에선 기부금에 세제혜택을 주는 만큼 세금이 덜 걷히는 것이기에 사실상 세수 손실을 감수하는 셈이지만, 세수 손실분보다 기부문화 확산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국민경제 규모가 커지고 곳곳에 도움이 필요한 손길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기에 기부문화 확산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과제임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사회가 기부문화 확산만 독려한 나머지 정작 기부금이 언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검증·감시시스템은 턱없이 부족했음을 일깨워주는 일들이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설립과 인가, 기부금 모집까지 졸속 그 자체였던 미르·K스포츠재단을 비롯해 4만9000명으로부터 받은 128억원의 기부금을 흥청망청 써버린 새희망씨앗의 공통점은 지정기부단체였다는 점입니다.

지정기부단체는 주무부처나 지자체가 추천하고 기획재정부가 승인하는 곳인데 이 단체에 낸 기부금은 세제혜택을 받습니다. 미르·K스포츠는 문화체육관광부, 새희망씨앗은 서울시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공익성을 인정한 것인데 공익성은 온데간데없고 기부라는 아름다운 행위를 온갖 정치적 이해관계와 부실검증, 책임회피로 오염시킨 사건이 바로 미르·K스포츠, 새희망씨앗입니다. 

 

국내 최대 기부단체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법인카드를 단란주점에서 사용하는 일이 적발돼 `배신의열매`란 지적을 받았고. 크고 작은 자선단체들의 사건사고도 끊이질 않습니다.

 

좋은일에 쓴다고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을 해주는데 엉뚱한 곳에 기부금을 써버린다면 수많은 기부자들의 믿음과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세수 손실만 커지게 됩니다. 

언제까지 막연하게 기부문화 확산만을 외칠수 없고, 기부금을 받은 단체의 선의(善意)에만 기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내가 낸 기부금이 제대로 잘 쓰이고 있다는 믿음이 쌓여야 기부문화도 확산될 수 있습니다.

당장 가능한 것부터 하나하나 따져보고 고칠 점을 고쳐나가는 것이 기부에 대한 믿음을 쌓는 작은 출발이 될 것입니다.

비즈니스워치는 지난해 말 [공익재단워치]시리즈를 통해 대기업 공익법인 운영실태를 살펴보면서 보다 큰 틀에서 기부문화 전반의 문제를 짚어봐야할 필요성을 인식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기부금워치]시리즈는 [공익재단워치]의 외전(外傳)이면서 좀 더 포괄적인 시각에서 공익법인 전반의 실태와 문제점을 따져보는 취지입니다. 

[기부금워치]시리즈는 ▲연말정산편 ▲기부단체편 ▲정치기부편으로 나눠서 연재합니다.

연말정산편에선 기부금의 종류와 특징, 기부금과 관련한 각종 통계를 소개하고 최근 사회적이슈가 자주 불거지는 지정기부단체를 살펴봅니다.

기부단체편에선 불투명한 기부단체(공익법인)의 정보공개 실태를 조명하고 개선점을 모색해봅니다. 공익법인은 스스로 돈을 벌어서 쓰는 집단이 아니라 십시일반 후원을 받고 정부로부터 세제혜택도 받는 곳이기에 일반 영리기업 못지않은 투명성이 요구됩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3만4000여개 공익법인중 결산자료를 공개하는 곳은 약 25%, 외부감사자료를 전면 공개하는 곳은 단 2.2%에 불과합니다.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 구세군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자선단체들의 활동내역도 살펴볼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치기부편에는 정치인들이 기부받은 돈을 어떻게 쓰는지 살펴보고 정치문화 개선에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방안을 고민해보겠습니다.

연말정산시즌, 기부금 세액공제뿐 아니라 기부금 제도에 대해서도 조금의 관심을 나눠주는게 어떨까요.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