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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옆동네 세무서로 가야하죠

  • 2018.03.27(화) 14:24

[세무서 이용팁]②신설·분리·통폐합의 역사
1999년 세정개혁 때 세무서 통폐합
오래된 세무서들 관할구역 뗐다붙이기 반복

지역에서 세무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무서는 자치(행정)구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있는데요.
 
실제로 서울만 하더라도 노원세무서가 노원구가 아닌 도봉구 창동에 있고, 도봉세무서는 강북구 송천동에 있으며 구로세무서는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죠. 
 
이런 상황을 처음 접하게 되는 납세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세무서의 신설과 폐지의 역사를 좀 들여다보면 왜 이렇게 됐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 겁니다.
 
 
# 자치구 생겼다고 세무서 생기지 않아
 
우선 세무서와 지방자치단체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시·군·구 등 지방지방자치단체는 말 그대로 자치관할을 구분한 자치행정구역입니다. 반면 특별지방행정기관(경찰서, 세무서, 세관 등)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앙정부의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곳이죠.
 
자치행정구역을 통폐합하거나 분할 혹은 신설하려면 인구 등의 일정 요건(시는 인구 5만명 이상, 읍은 인구 2만명 이상)을 갖춘 다음, 주민 동의를 받거나 지방의회를 통과해야하는 절차가 있죠.
 
하지만 세무서는 중앙정부에서 결정만 하면 통폐합이나 신설 등이 가능합니다. 다만 지역 특수성과 행정수요, 다른 기관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설치(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자치구역이 신설되거나 쪼개어지면 세무서도 신설되거나 쪼개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는 1973년에 도봉구와 관악구가 신설된 것을 시작으로 1975년 강남구, 1977년 강서구, 1979년 강동구 은평구, 1980년 동작구 구로구, 1988년 양천구 서초구 노원구 중랑구 송파구, 1995년 광진구 강북구 금천구가 신설되는 행정구역 개편이 있었는데요.

세무서도 1973년 도봉세무서, 1979년 강남세무서, 1980년 강동세무서, 1982년 구로세무서, 1990년 양천세무서 등이 자치구 신설 직후에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자치구 신설과 세무서 설치가 연동되지 않는 경우도 흔한데요. 노원세무서는 노원구 설립 16년 뒤인 2004년에 신설됐고 삼성세무서와 역삼세무서는 구와는 별개로 1993년과 1996년에 각각 신설돼 강남지역을 나눠 관할하기 시작했습니다. 
 
세무서는 지방세가 아닌 국세를 징수하는 기관이어서 자치구역과는 무관하게 국세 납세자의 편의나 국세징수의 편의만 고려하면 되니까요.
 
# 1999년 세정개혁으로 36곳 폐지 
 
세무서의 설치가 중앙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는 것은 1999년에 확연하게 드러나는데요. 1999년 세정개혁으로 135개였던 전국 세무서가 99개로 대폭 감축된 것입니다.
 
당시 일선 세무서는 특정지역 사업자를 특정 세무공무원이 전담하는 지역담당제를 운영했는데요. 지역담당제가 납세자와 세무공무원 간의 유착관계로 발전하고 세무 비리로 연결되자 국세청과 일선 세무서 조직을 대규모로 개편하는 세정개혁이 단행된 겁니다.
 
특히 세무비리의 근원으로 지적된 세무서 조직은 무더기로 통폐합됐습니다. 서울 도봉세무서는 노원세무서와 통합됐고, 금천세무서와 관악세무서, 동대문세무서와 중랑세무서, 안양세무서와 동안양세무서가 각각 합쳐졌죠. 전국적으로 36개 세무서가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납세자 수는 경제규모와 함께 늘었는데 납세자를 상대해야 하는 세무행정기관이 확 줄어들자 납세자의 불편도 늘었습니다. 세무서를 줄이면서 현장 세무서비스 인력까지 대폭 줄였기 때문입니다.
 
# 행정수요 늘자 세무서 재분리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세무서 숫자는 인구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세무서는 2004년에 노원, 동안양, 시흥, 파주, 동울산 세무서가 생기면서 104개로 늘어났고 2006년에는 용인, 동청주, 북전주 세무서가 새롭게 생기면서 107개가 됐죠.
 
이후에도 2012년 109개(화성·분당세무서 신설), 2013년 111개(잠실·포천세무서 신설), 2014년 115개(김포·동고양·경기광주·북대전 세무서 신설), 2015년 117개(관악·아산세무서 신설), 2016년 118개(광명세무서 신설), 2017년 121개(중랑·해운대·세종세무서)로 늘었습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세무서를 더 늘릴 예정인데요. 단순히 세금을 걷는 일만 아니라 근로장려금 지급과 학자금 상환 등 부대 업무가 늘어나면서 일손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미 올해에도 오는 4월에 기흥세무서(용인세무서에서 분리), 은평세무서(서대문세무서에서 분리), 수성세무서(동대구세무서에서 분리), 양산세무서(금정세무서에서 분리)가 문을 열 예정이고요.
 
연수세무서(남인천세무서에서 분리), 구리세무서(남양주세무서에서 분리), 광산세무서(서광주세무서에서 분리), 광진세무서(성동세무서에서 분리), 양재세무서(서초세무서에서 분리), 부산강서세무서(북부산세무서에서 분리), 남부천세무서(부천세무서에서 분리), 여의도세무서(영등포세무서에서 분리), 개포세무서(삼성세무서에서 분리), 광양세무서(순천세무서에서 분리), 달서세무서(서대구세무서에서 분리) 등이 새로 설립될 예정입니다.
 
국세청의 계획대로라면 세무서 숫자가 1999년 이전 수준(135개)을 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 붙었다-떨어졌다-붙었다 
 
4분의 1이나 쳐냈던 세무서가 다시 하나둘씩 늘어났지만 예전 자리에 다시 들어설 수는 없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지역별로 경제상황이나 인구밀집도가 변했기 때문이죠. 또 특정 지역에 세무서를 새로 짓고싶다고 해서 세무서 자리가 뚝딱 생기지도 않고요. 그러다보니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관할세무서가 바뀌는 현상도 발생하게 된 겁니다.
 
예를 들어 서울 삼성세무서는 1999년 이전까지는 청담동도 관할하고 있었지만 1999년 세무서 통폐합 때 청담동을 강남세무서 관할로 떼어줬고요. 대신 개포동과 수서동 등을 옛 개포세무서로부터 넘겨 받았습니다. 또 2008년에는 과거 역삼세무서 관할이던 옛 포이동(개포4동)까지 관할구역으로 흡수했죠.
 
청담동이나 개포동 사람들은 1년 사이 관할세무서가 삼성세무서에서 강남세무서로 바뀌거나 역삼세무서에서 삼성세무서로 바뀌는 경험을 한 것이죠.
 
오래된 세무서일수록 관할구역의 변화가 심한데요. 1955년에 생긴 동대문세무서는 1968년 청량리세무서가 생길 때 동대문구 12개동을 분리해줬다가 1975년과 1979년에 청량리와 회기, 전농동을 관할구역으로 흡수했고요. 1984년에는 청량리와 전농, 회기를 청량리세무서로 다시 돌려줬지만 1999년에 세무서 통폐합으로 청량리세무서 관할을 통째로 흡수했습니다.
 
서울 강남역 4거리에는 서초세무서와 역삼세무서, 삼성세무서가 특이하게도 하나의 건물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통합세무서라고도 불립니다. 2003년 모 상속인이 상속세를 낼 현금이 없어서 물려받은 빌딩 일부를 물납으로 납부하게 됐는데요. 이 때 각 지역에 세들어 살던 서초, 역삼, 삼성세무서가 함께 입주하게 된 겁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보면 세무서를 신설하거나 폐지하는 문제는 자치구와 별개로 이뤄져왔다"며 "하지만 관할구역은 제한된 여건 속에서 최대한 납세자를 배려하는 쪽으로 정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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