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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스人워치]세무사회장의 통큰 선물

  • 2018.04.18(수) 11:38

이창규 회장 "세무사 전원 회비 50% 감면"
표준보수표로 수수료 덤핑 방지 추진

세무사들은 2년에 한번씩 선거를 통해 회장을 뽑는다. 세무사 회장은 회원들에게 봉사하는 자리지만 웬만한 국회의원 선거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후보들은 저마다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공약을 내놓는데 결국 공약의 실현 가능성, 진정성이 표심을 가른다. 지난해 6월 당선된 이창규 한국세무사회 회장이 세 차례 도전 끝에 뜻을 이룬 것도, 회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구미에 맞는 대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공약은 올해들어 하나 둘 결실을 맺고 있다. 회원들의 살림살이를 돕기위해 회비를 절반으로 깎아주고, 행정부의 징계권 남발을 막아 회원들이 억울하게 징계 받는 일도 줄였다. 또 회원들의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막기 위해 표준보수표도 만들기로 했다.
 
1968년부터 50년 동안 세금 관련 일에 헌신하고 있는 이창규 세무사 회장을 만났다. 
 
▲ 이창규 한국세무사회 회장이 12일 서울 서초동 세무사회관에서 비즈니스워치와 인터뷰를 통해 세무사 회비 인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세무사 회장이 된 후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 세무사 사무소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회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무사회 일을 하면서 기준으로 삼는 건 '회원을 위한 것이냐'하는 것이다. 회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회비를 절반으로 깎아주기로 한 것도 이런 과정에서 나왔다. 현재 일반 회비가 연간 16만원 수준인데 모든 회원들에게 8만원만 받을 계획이다. 오는 6월 정기총회에서 의결하면 즉시 시행에 들어간다.
 
- 요즘 세무사들의 주된 고민은
세무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정해져 있는데 세무사들이 늘어나다보니 세무사들의 수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도 사무실 운영에 부담이 된다. 반면 납세자의 전자신고 대행, 4대보험 신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대행업무도 추가되는 등 갈수록 업무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엔 전자신고 대행에 따른 실비 보전을 위해 지급하는 전자신고세액공제 한도액까지 축소되면서 회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 세무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내부 분열 문제는 어떻게 해소하고 있나
지난 10년 동안 세무사회는 크고 작은 분열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제는 소통과 화합을 통해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선 회원들을 위해 진정한 마음으로 봉사하려는 사람들을 임원으로 모셨다. 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한 쓴소리는 마다하지 않고 반영하려고 한다. 세무사회 56년 역사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변호사의 세무사자격 자동부여'를 폐지한 것도 회원들과의 소통과 화합을 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한다. 
 
-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는 세무사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2003년(16대), 2007년(17대), 2009년(19대), 2016년(20대) 등 4차례에 걸쳐 심의 의결된 사항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이 다수 포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세무사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전략을 바꿨다. 국회선진화법을 적용해 법사위 심의를 거치지 않고 교섭단체장의 합의로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결과는 압도적 찬성이었다.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는 반칙과 특권을 없애고 공정경쟁을 원하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제도 개혁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 최근 정부가 전자신고세액공제 한도를 축소했는데 세무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 전자신고세액공제는 말 그대로 전자신고에 따른 인건비, 설비비용 등을 보전하는 제도다. 세무사에게 혜택을 주는 제도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일자리창출과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 비과세 및 감면제도를 정비하면서 전자신고세액공제 한도액을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 이 제도가 도입될 때 정부에 세무사회의 의견을 전달하고 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참여했던 사람(당시 세무사회 부회장)으로서 전자신고세액공제제도를 단지 세무사에게 주는 혜택으로만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이번에 공제액 한도를 50%까지 축소하려고 했지만 세무사회의 반대로 25%만 축소했다. 세무사회는 전자신고제도 정착에 협력한 세무사에게 실비 보상을 해주려면 세액공제 한도액을 축소할 게 아니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다.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회원의 권익이 보호될 수 있는 제도 개선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 세무사회는 세무사 회원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성실신고확인제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과중한 징계를 받는 회원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올해 초 세무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세무사에 대한 징계요구권자를 지방국세청장에서 국세청장으로 일원화됐다. 그동안 지방국세청마다 징계 기준을 달리 적용해 특정지역의 세무사들이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있었다. 이번 개정으로 국세청장만 세무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수 있게 돼 세무사들이 부당하게 징계 받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조세소송에서 세무사의 역할을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조세소송에는 변호사만 참여할 수 있는데 세금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세무사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납세자에게 유리할 것이다. 세무사에게 조세소송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면 업무 영역이 넓어지는 효과도 있다.  
 
- 청년 세무사를 위한 지원방안은
전문자격사인 세무사를 매년 630명씩 선발하고 있고 국세경력세무사까지 합하면 연간 800명 가까운 신규 세무사가 세무서비스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고 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 지는 것이다. 특히 세무대리 경험이 없는 젊은 세무사가 느끼는 어려움은 더욱 크다. 세무사회는 젊은 신규 세무사들이 빠른 시일 내에 세무대리 서비스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무소 운영에 도움을 주고자 일정기간 실적 회비를 면제해 주고 있으며 신규 세무사의 전문성을 키워주기 위한 커리큘럼도 준비하고 있다.
 
- 올해 추진할 제도개선 사항은
▲ 세무사들이 품위 유지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보수 체계는 만들고 싶다. 최근 관세사들도 표준보수표 제정을 위한 국회 청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쟁 과잉에 따른 저가 수주(덤핑)는 결국 납세자(국민) 피해로 돌아간다. 감정평가사가 '수수료 기준표'를 제정해 합리적인 대가를 받는 것처럼 세무사들도 제대로된 수수료를 받아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세무사가 공공성을 지닌 전문 자격사인만큼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양질의 세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세무사 선발인원 축소, 표준보수표 제공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 앞으로 관심을 갖고 추진할 사항은
▲ 회원들이 편안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회비 감면과 징계 완화 등은 시작에 불과하며 회원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 취약계층과 불우이웃을 돕는 공익사업을 꾸준히 펼쳐 국민들으로부터 신뢰 받는 세무인의 모습을 정립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겠다. 
 
◇ 이창규 한국세무사회 회장은
1948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유년기에는 공부에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초등학교 4학년 주산을 처음 접한 후 단숨에 우등생이 됐다. 서울에서 경찰로 근무하던 친형의 도움으로 덕수중과 덕수상고를 졸업했다. 
 
시중은행 입사 시험에서 떨어진 후 1968년 국세청 세무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했다.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 시절부터 24년 동안 본청 감사과와 조사국 조사계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관리계장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발표용 차트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 역대 청장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1992년 퇴직 후 세무사로 개업해 26년 동안 납세자의 세무대리 업무를 맡아왔다. 2000년대 이후에는 한국세무사회 부회장과 서울지방세무사회 회장을 역임했고 세무법인 리젠 대표세무사로 일해왔다. 2017년 6월 제30대 한국세무사회 회장에 당선됐고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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