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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월 50만원이 2억 예금보다 낫다

  • 2018.06.04(월) 09:24

<인생2막, 준비 또 준비하라>꿀팁①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일자리, 고독·빈곤·배우자 불화 등 노후불안 만병통치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제 시니어 일자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해법이 절실하다. 중앙부처와 지자체, 민간지원단체 등을 잘 활용하면 시니어 일자리를 위한 다양한 팁을 얻을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막막한 시니어들에 도움이 될만한 사례와 꿀팁을 소개한다. [편집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이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트렌드를 일컫는 말이다. 결혼과 취직, 주택 마련 등 큰 행복을 성취하기 어려운 젊은 세대들이 주로 쓰는 말이지만 장년층이나 노년층에도 소확행은 중요한 화두다.

 

은퇴 후 소확행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주저 없이 일자리라고 답했다. 강창희 대표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연금포럼 대표를 맡아 노후설계교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1973년 한국거래소에 입사한 뒤 옛 대우증권을 거쳐 현대투자신탁운용과 굿모닝투자신탁운용 사장을 지냈다.

 

1세대 금융맨인 그에겐 기업 임원이나 고위 공무원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그들에게도 강 대표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유는 여전히 ‘현역(직장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 나이로 70세(47년생)다. 모두가 부러워할 만하다.

 

강 대표는 지난 11일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 일자리는 고독과 질병, 빈곤, 배우자와의 불화 등 노후의 불안요소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먼저 강 소장의 얘기부터 시작했다. 증권맨이 어떻게 노후설계 교육 전문가로 변신했는지 궁금했다.

 

강 대표는 "자산운용사의 CEO를 맡고 처음엔 자산운용업에서 성공하려면 운용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투자 원칙을 전파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투자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이 일의 중요성이나 적성으로 볼 때 투자와 노후설계 교육을 평생의 일로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동종업계 대표직도 마다하고 그가 선택한 곳이 미래에셋은퇴연구소였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에게 투자교육연구소 설립을 제안하면서 연을 맺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겸 퇴직연금연구소장으로 9년 동안 일한 뒤 현재는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다.

 

강 대표는 "은퇴하면 돈과 건강, 고독 등 3대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며 "이 세 가지 불안을 해결하는 게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생 현역으로 일하는 이유는 수입을 얻는 것과 더불어 보람 있는 인생을 살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또 배우자와 온종일 함께 지내는 것보다 일하면서 조금 떨어지는 시간을 갖는 편이 부부 사이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평균 수명은 길어지는데 은퇴 시기는 빨라지고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들은 노후 고민이 많다. 지난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가구당 평균 보유자산은 4억 5000만원이다. 여기서 부채 8500만원을 제외한 순자산은 3억6500만원이고, 부동산 3억3300만원을 빼면 쓸 수 있는 순금융자산은 3200만원에 불과하다. 모자라는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은퇴 이후 일자리가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노후생활비로 얼마가 필요할까. 강 대표는 "노후자금으로 몇억원이 필요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금액에 얽매일 일은 아니다"며 "거주지와 연금 유무 등 각자의 사정이 모두 다를 뿐 아니라 자신의 형편에 맞춰 사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후자금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되면 소비 수준을 낮추는 노력과 함께 체면을 버리고 무슨 일이든 일을 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행진빌딩에서 은퇴 후 일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금과 다만 노후 일자리는 단순 노동이 대부분으로 체면 때문에 일하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 역시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다. 43년 전 일본 연수 중 비즈니스호텔에 머물면서 보니 프런트에서 낮에는 젊은이들이 일하는데 저녁이 되니까 노인들이 밤 당번으로 교대를 하더라는 것이다. 이런 광경을 보면서 "나이를 먹으면 화려한 일은 젊은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저런 단순한 일이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근로소득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한 인식 또한 중요하다고 한다. 강 대표는 "일을 해서 월 50만원을 받으면 그리 큰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3억원의 정기예금이 있어도 월 50만원의 금리 소득을 얻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체면을 버리고 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사례도 언급했다. 얼마 전 택시에서 만난 운전기사는 외국계 회사의 서울 지사장을 지낸 분인데도 3년 이내에 개인택시 면허를 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운전 일을 하고 있었다.

 

5급 공무원으로 퇴직해 현재 주간노인보호센터(데이케어센터)에서 노인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도 있다. 매달 월급이 70만원, 회사에서 건강보험료로 30만원을 지급한다. 다시 일을 시작한 뒤 아내와 관계도 좋아졌다고 한다.

 

은퇴 후 재취업만이 아니라 창직(創職)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창직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강 대표 역시 창직 경험자다. 그는 "예전에는 투자교육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는데 필요성을 느껴 투자교육 활동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 일이 새로운 직업이 됐다"고 전했다. 

 

▲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고독과 빈곤, 배우자 불화 등 3대 노후불안의 해법으로 일자리를 꼽았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100세 시대에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연령대별로 준비할 일이 있다. 우선 30대는 3층 연금(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자산관리와 경제적 자립에 대해 공부하고 경험해야 한다. 강 대표는 "경제적 자립에는 주어진 자산에 맞춰 사는 것도 포함된다"며 "또한 나만의 주특기를 갖추는 노력을 통해 몸값을 올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40대부터는 건강에 이상이 발생하기 시작하므로 건강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에 신경을 쓰고 특수질병보험도 하나쯤 들어둘 필요도 있다. '자녀리스크' 관리도 시작해야 한다. 

 

50대는 가계자산의 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다. 주택 마련 등의 이유로 과다한 부채를 안고 있다면 당장 필요하지 않은 자산을 팔아서라도 부채를 줄여야 한다. 자산이 부동산뿐이면 금융자산을 늘리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퇴직 이후에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도 필요하다.

 

60대는 출구 관리를 강조했다. 보유재산과 소득수준에 맞춰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노후에는 소득이 없거나 줄기 때문에 자식에게 들어가는 돈도 줄여야 한다"며 "자녀의 결혼 비용에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하면 안 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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