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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초과징수한 국세청이 해야할 일

  • 2018.07.20(금) 14:06

[Tax&]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국세 수입 누계액은 14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조9000억원 증가했고, 진도율은 52.5%로 전년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낮추고 내년 성장률은 2.8%로 더 낮췄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전망치는 32만명에서 절반 수준인 18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런데 국세수입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이쯤 되면 '경제는 불황'인데 '정부는 호황'이라는 말이 나올법하다. 국세징수의 이러한 호황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2017년에도 국세청 세수는 2016년보다 9.5% 증가하는 '정부 호황'을 보였다.
 
어떤 세금이 증가했을까. 2018년 1월부터 5월까지 법인세는 38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조6000억원 증가했고, 소득세는 37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조7000억원 증가했다. 부가가치세는 3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소위 국세의 '3대 세목'이라고 할 수 있는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가 모두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세금은 왜 늘어났을까.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영실적이 호전됨에 따라 법인세가 증가했고, 개인의 소득 증가와 신용카드 등의 사용으로 인해 세원이 노출돼 소득세가 증가한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또한 거래의 증가로 인해 부가가치세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확하게 어느 세금이 어떤 이유로 증가했는지는 추정만 가능할 뿐이며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렵다. 예를 들어 법인세의 증가가 대기업의 부담증가로 인한 것인지, 중소기업의 부담증가로 인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국세청은 각 세목별로 세금의 증가 이유를 분석해 공시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법인세의 증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 어느 쪽의 부담이 증가한 것인가를 분석하고, 만약 중소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주로 증가했다면 중소기업의 법인세 부담 경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하는 부분은 납세자권리의 보호 문제다. 세금 증가가 경기호황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납세자권리보호를 위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세금의 초과징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납세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과세당국이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세금 증가가 무리한 징수에 따른 것은 아닌지, 세금을 징수하는 과정에서 납세자의 권리가 침해당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세무조사 사전통지 기한 준수, 장부나 서류 등의 일시 보관요건 강화, 세무조사 기간의 준수 등을 확인하고 무리한 세무조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무조사분야 공무원의 성과평가제도 개선 등의 제도개선과 함께 개선된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제도개선도 중요하지만 그 개선된 제도가 실제로 적용돼 납세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제도가 되도록 해야 한다. 과세당국은 세금 증가가 무리한 징수에 따른 결과물이 되지 않도록 하고 납세자 및 세무대리인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세금징수와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한다. 
 
둘째, 사후검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납세자가 납부한 세금의 적절성에 대해 국세청이 서류를 중심으로 확인하는 사후검증 제도와 관련해 국세청은 세무공무원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세무조사보다 납세자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납세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세무조사와 비슷하다고 한다. 또한 국세청은 사후검증 건수가 줄었다고 하지만 납세자나 세무대리인들은 줄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다. 사후검증 제도가 또 다른 형태의 세무조사가 되지 않도록 국세청의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납세자보호관과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기존의 납세자 보호제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 납세자권리보호를 위해 국세청에는 납세자보호관, 지방국세청과 세무서에는 납세자보호담당관을 둬야 하며, 납세자보호위원회도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제도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납세자권리보호 제도가 잘 갖춰져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지방세의 경우에는 제도적인 면에서도 아직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 2017년말 기준으로 납세자보호관 제도와 관련된 조례를 제정한 지방자치단체는 총 243곳 중 32%(78개)에 불과하고 담당인력을 배치한 지방자치단체는 2곳에 불과하다. 2018년 들어 일부 제도개선이 있었지만 지방세와 관련된 납세자권리보호 제도는 더욱 강화돼야 한다.
 
납세자의 권리가 보호되면서 세금이 정당하게 걷어지고 올바르게 쓰이고 있다면 세금이 초과징수되더라도 괜찮다. 세금의 초과징수는 재정수지가 개선되고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그만큼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바람직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세금의 초과징수는 납세자인 국민들의 불만과 정부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다. 물론 세금의 초과징수가 없어도 납세자의 권리는 보호돼야 하지만 초과징수가 있으면서 납세자 권리가 보호되지 않는 것은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정부는 세금을 걷는 것 못지않게 납세자권리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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