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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스 뷰]車 개소세, 영구인하가 답이다

  • 2018.07.26(목) 12:29

잦은 탄력세율 적용으로 소비진작 정책 약발 떨어져
탄력세율 인하 전후 출고량 및 신규등록수 차이 없어

 
승용차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또 인하됐습니다. 불황과 소비시장 위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차값에 붙는 세금 일부를 깎아주기로 한 것이죠.
 
구체적으로는 5%인 개별소비세율을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3.5%로 30% 낮추는 탄력세율을 적용한 것인데요. 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을 움직여서 일자리 문제와 내수 부진을 해결해보려는 목적입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단 환영하고 있습니다. 개소세 인하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가격할인행사까지 하고 있죠. 덕분에 차종에 따라 적게는 20만~30만원, 많게는 300만원 가까이 차를 싸게 살수 있게 됐습니다.
 
승용차 개소세 인하는 그동안 정부가 소비진작을 위해 틈만 나면 꺼내는 익숙한 카드인데요. 2001년 12월, 2008년 12월, 2012년 9월, 2015년 8월, 2016년 2월, 그리고 올해 7월까지 2000년대 들어서만 6번이나 시행됐죠.
 
탄력세율은 법을 바꿔야 하는 법정세율은 그대로 두는 대신 경제 여건에 따라 정부가 시행령(대통령령)을 바꿔서 30% 범위에서 세율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인데요. 한시적으로 시행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개소세 인하정책이 발표된 다음날부터 6개월 안팎의 짧은 기간동안에만 시행되는데요. '오늘까지만 할인'과 같은 기한세일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죠.
 
그런데 개소세 인하와 승용차 판매량이 딱히 연동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백화점에서 세일을 하면 손님이 몰리는데 반해 자동차 시장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죠.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개소세 과세대상이 되는 차량의 연도별 출고량을 보면 탄력세율을 인하할 때 출고량이 크게 늘어난 때도 있지만 탄력세율 인하와 무관하게 출고량이 증가한 때도 있습니다.
 
2008년 12월19일부터 2009년 6월말까지 탄력세율이 30% 인하됐는데요. 당시 법정세율은 2000cc이하는 5%, 2000cc초과는 10%였는데 각각 3.5%와 7%로 낮췄던 것이죠. 세율 인하 덕분인지 2009년 연간 과세대상 승용차 출고량은 74만대로 2008년 60만대보다 14만여대나 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세율인하=출고량 증가로 연결된 셈이죠.
 
하지만 그 다음해인 2010년에도 출고량이 9만대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2010년 1월부터는 탄력세율 인하는 끝나고 세율이 다시 5%, 10%로 올라갔는데도 출고량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2012년(9월11일~12월31일)에 탄력세율을 각각 1.5%포인트씩 내렸을 때에도 세율인하 효과가 좀 나타나긴 했습니다. 2011년 76만7000대에서 2012년에는 82만4000대로 늘었고 탄력세율이 끝난 후인 2013년에는 다시 76만8000대로 출고량이 줄었거든요.
 
하지만 이 때 역시 탄력세율이 적용되지 않은 다음해에 90만대(2014년)로 출고량이 급증했기 때문에 세율인하=출고량 증가라는 도식이 맞지 않죠.
 
개소세가 차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보니 세율을 30% 낮춘다고 하더라도 차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거든요. 2000만원짜리 차의 경우 40만원 정도의 가격혜택이 생기니까요. 차값에서 개소세 등 인하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입니다. 2% 세일인 셈이죠. 백화점의 30%~40% 세일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특히 자동차 출고량은 개소세보다는 출고 당시에 유행하는 차종이나 자동차 제조사의 판매정책, 대내외 경제상황 등에 더 큰 영향을 받죠.
 
■ 연도별 승용차 출고량 (개소세 과세대상)
2007년 : 75만1798대
2008년 : 60만1711대 (2008.12.19~2009.6.30 탄력세율 30% 인하)
2009년 : 74만146대 (2008.12.19~2009.6.30 탄력세율 30% 인하)
2010년 : 82만9813대
2011년 : 76만6579대
2012년 : 82만3772대(2012.9.11~2012.12.31 탄력세율 1.5%p 인하)
2013년 : 76만8124대
2014년 : 89만9639대
2015년 : 96만6011대(2015.8.27~2015.12.21 탄력세율 30% 인하)
2016년 : 96만2164대(2016.2.3.~2016.6.30 탄력세율 30% 인하/2016.1.1부터 소급적용)
 
좀 더 세밀하게 월별로 따져봐도 탄력세율 인하의 효과는 보잘 것 없습니다. 한국자동차협회가 제공하는 월별 승용차 신규등록현황을 보면 탄력세율이 적용된 2012년 9월 이전과 이후의 격차가 크지 않습니다. 
 
2012년 9월 10만7656대, 10월 10만6704대가 신규등록됐는데 이는 2012년 3월(10만5763대), 4월(10만1823대), 5월(10만7924대), 6월(10만9507대)과 비슷한 수준이고 7월(11만1546대)보다는 오히려 적습니다. 비수기인 8월(8만4630대)에 비해서만 높은 정도입니다.
 
특히 탄력세율이 종료된 2012년 12월에는 할인행사가 끝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정부의 기대대로라면 신규등록이 몰렸어야 하는데 오히려 줄어들어 8만3651대가 등록되는데 그쳤습니다.
 
■ 2012년 월별 승용차 신규등록수
1월 12만3390대
2월 10만940대
3월 10만5763대
4월 10만1823대
5월 10만7924대
6월 10만9507대
7월 11만1546대
8월 8만4630대
9월 10만7656대(탄력세율 적용 9월11일~)
10월 10만6704대(탄력세율 적용)
11월 11만2867대(탄력세율 적용)
12월 8만3651대(탄력세율 적용 ~12월31일)
 
2015년 8월 이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2015년 8월27일부터 그해 연말까지 5%인 승용차 개소세율을 3.5%까지 한시적으로 낮췄는데요.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9월(13만5696대), 10월(13만895대), 11월(14만1290대), 12월(12만8883대)까지 평균 13만대 수준으로 한시 인하 직전인 6월(13만2058대), 7월(13만3385대)과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 2015년 월별 승용차 신규등록수
1월 14만7105대
2월 9만8600대
3월 12만1289대
4월 12만7061대
5월 11만4530대
6월 13만2058대
7월 13만3385대
8월 11만1262대(탄력세율 적용 8월27일~)
9월 13만5696대(탄력세율 적용)
10월 13만895대(탄력세율 적용)
11월 14만1290대(탄력세율 적용)
12월 13만8883대(탄력세율 적용 ~12월31일)
 
결국 탄력세율의 소비 유발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얘기인데요. 한시적인 소비 유인 정책을 너무 자주 써서 정책효과를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돌발적인 개소세 인하는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지난 7월18일 탄력세율로 개소세를 인하한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다음 날인 7월1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그 직전에 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죠.
 
또 2015년 8월27일부터 시행했던 개소세 탄력세율 인하정책은 2015년 12월31일에 끝났지만 불과 두 달 뒤인 2016년 2월3일에 다시 시행하면서 소비자들을 속였다는 비난을 샀습니다. 

이에 따라 그나마 일시적인 효과도 못 보는 한시 인하 정책보다는 개소세를 영구적으로 낮추는 것이 시장과 소비자에게 더 긍정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실제 부동산 취득세의 경우 과거 주택경기 부양을 한다며 한시적으로 인하했다가 원상복귀시키는 일을 반복했었는데요. 한시적인 인하로 거래절벽이 생기는 등 부작용만 생길 뿐이라는 지적에 따라 2013년에 취득세를 영구 인하했습니다. 

승용차 개소세 인하는 올해 말에 끝납니다. 2019년 1월1일에 차를 사는 사람은 다시 5%의 개소세를 내고 차를 사야 하는데요. 하루 차이로 누구는 3.5%로 세금을 내고 누구는 5%로 세금을 내는 일이 또 발생하는 것이죠. 이쯤되면 승용차 개별소비세도 3.5%로 영구 인하하는 게 어떨까요. 어차피 정책목표는 시장 살리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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