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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진도모피 세금 갑질에 하청업체 `피눈물`

  • 2018.11.30(금) 08:39

하청업체 8곳에 개별소비세 48억원 추징
진도, 세금부담 하청업체에 떠넘겨

# 40년 넘게 모피의류를 만들고 있는 진도모피 하청업자입니다. 진도모피가 내야할 개별소비세 2억원을 떠안게 됐어요. 당장 세금을 내야하는데 진도모피로부터 받아낼 방법도 없고 막막합니다. 
 
진도모피 하청업체 8곳이 세금 문제로 파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국세청은 이들 업체가 2013년 3~4분기 개별소비세를 과소신고했다며 총 48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는데요. 2014년 이후 과세분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내야할 세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입니다. 
 
해당 업체들은 과세처분이 부당하다며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개별소비세는 모피를 판매하는 업체, 즉 진도모피가 소비자로부터 받아서 납부하는 세금인데요. 모피 가공을 담당하는 하청업체들이 개별소비세를 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내 1위 모피업체인 진도모피는 1980년대 국내 총매출 30위에 오를 정도로 큰 기업이었습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파산했다가 두 차례 매각 끝에 현재 (주)진도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유가증권 상장사로 지난해 매출액 1283억원, 영업이익 115억원, 순이익 95억원 수준의 중견기업입니다. 중국에서 모피제품을 수입하거나 국내 하청업체에게 제조를 맡기는 구조입니다. 하청업체들은 진도의 생산직 출신들이 만든 소기업들로 가내 수공업 형태로 건당 수수료를 받고 모피제품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 하청업체에 개소세 전가
 
모피에는 개별소비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판매업체의 세금 신고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모피 판매가격이 500만원을 넘으면 20%의 개별소비세를 내야하는데요. 
 
500만원이 넘는 고가의 모피는 판매업체가 관할 세무서에 개별소비세를 신고·납부해야 하지만 예외 규정도 있습니다. 제조업자가 직접 반출하는 경우에는 반출 당시의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게 됩니다. 
 
판매업체인 진도가 세금을 신고하지 않고 하청업체가 직접 반출하는 형태를 취하면 가격이 낮아져 개별소비세를 낮출 수 있는거죠.
 
이때 개별소비세는 제품을 반출하는 하청업체가 부담하게 되는데요. 진도는 하청업체에 반출가격을 책정해주고 세금도 떠넘겨 왔습니다. 진도가 하청업체에 넘긴 '정산현황표'에는 제조원가부터 개별소비세까지 모두 기록돼 있었습니다. 

# 세무조사후 개소세 `눈덩이`
 
진도가 하청업체에 개별소비세를 떠넘긴 사실은 올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적발됐습니다. 국세청은 하청업체들이 독립된 제조업자가 아니라 단순 수탁가공업자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모피 과세기준 가격을 다시 계산했는데요. 
 
하청업체의 반출가격이 아니라 진도의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개별소비세를 매긴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나온 세금도 진도가 아니라 하청업체들이 내게 됐습니다.
 
하청업체들은 `미납세반출` 특례규정을 적용받아 개별소비세를 내지 않을 수 있었지만, 이럴 경우 세금을 내야하는 진도(판매업체) 측이 하청을 주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세금 부담을 지게 된 겁니다. 
 
미납세반출이란 하청업체(수탁가공업체)가 개별소비세를 납부하지 않고 물품을 반출할 수 있는 특례규정인데요. 하청업체가 미납세반출을 신청하면 판매업체가 개별소비세를 내야합니다. 반면 하청업체가 미납세반출을 신청하지 않으면 개별소비세는 하청업체가 떠안게 됩니다. 
 
결국 진도 하청업체 8곳(남광모피·대명모피·선진모피·성신모피·성화실업·율전·지성모피·진성모피)은 미납세반출을 신청하지 못한 채 48억원의 개별소비세를 부담하게 됐습니다. 
 
# 수익 8천에 세금 2억9천
 
이렇게 부과받은 세금은 예상을 뛰어넘었는데요. 2013년 4분기 기준으로만 율전은 5억7515억원, 성신모피는 4억538만원을 통보 받았습니다. 진성모피는 2억9225만원의 개별소비세를 내야 하는데 이 회사의 2013년 당시 영업이익은 1억2000만원, 순이익은 8000만원 수준입니다.
 
아직 과세가 이뤄지지 않은 2014년 이후 과세분까지 부과될 경우 하청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몰립니다. 하청업체 대표들은 진도에 이런 사정을 전달했지만 "기다려달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합니다.
 
하청업체의 직원과 가족들은 개별소비세 부담으로 인해 생계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합니다. 또 진도 측의 책임회피와 국세청의 과세처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하청업체는 500만원 넘는 모피제품 1건당 임가공 수수료로 20만~30만원만 받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실제 모피 판매가격에 따라 추가로 과세된 금액을 하청업체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원청업체의 갑질"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 개별소비세 많이 내는 품목은

개별소비세는 1977년 사치품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됐다. 30년동안 '특별소비세'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2008년부터 개별소비세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국세청이 개별소비세로 걷어들인 세수는 9조8608억원이며 올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 14개 세목 가운데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교통에너지환경세에 이어 5번째로 많은 규모다. 

과세품목 가운데 담배에서 가장 많은 세금이 걷힌다. 2015년 담뱃값 인상과 함께 신설된 담배 개별소비세는 지난해 1조84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승용차에서 총 1조194억원의 세금이 걷혔는데 2000cc 이하는 6137억원, 2000cc초과는 40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부탄과 등유는 각각 5723억원과 1883억원의 세수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과세장소별로는 골프장 입장료에 부과된 개별소비세가 1931억원, 유흥음식주점은 965억원으로 집계됐다. 경마장 입장료에 부과된 개별소비세는 209억원, 내국인 카지노는 194억원, 경륜·경정장은 49억원의 세수가 각각 걷혔다. 

지난해 이들 장소에 입장한 누적 인원은 골프장 1726만명, 경마장 1293만명, 경륜장 509만명, 카지노 308만명, 경정장 191만명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급가방을 비롯해 사진기·시계·귀금속·녹용·로얄제리·융단 등은 납부세액이 없었다. 고급모피는 지난해 6개 업체가 신고·납부한 세액이 56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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