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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 평가위원회 2년간 '개점휴업'

  • 2019.04.05(금) 15:00

<한국공인회계사회 조세정책 심포지엄>
신용평가 전문기관 평가액 인정...심의대상 확대 필요
전문가들 "국세청 구체적 평가지침 마련" 한 목소리

비상장주식의 세법상 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도입한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가 기업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위원회는 2017년 7월부터 도입됐지만 지나치게 경직된 법 규정 탓에 2년간 한번도 활용 실적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종일 가톨릭대 교수(사진)와 기은선 강원대 교수는 5일 서울 충정로 공인회계사회관에서 열린 한국공인회계사회 조세정책 심포지엄에서 '세법상 비상장주식평가방법의 유연화 연구'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종일 가톨릭대 교수가 5일 서울 충정로 공인회계사회관에서 열린 조세정책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공인회계사회)

비상장주식을 물려받는 경우 '시가'를 기준으로 증여세를 평가한다. 그런데 비상장주식은 시가를 정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상속세및증여세법에 따라 보충적 평가액을 매기게 된다. 

만약 보충적 평가방법을 통한 가격이 불리하면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가 심의해 제시하는 평가액을 사용할 수 있다. 평가심의위원회는 국세청 공무원과 변호사·공인회계사·세무사·감정평가사 등으로 구성되며, 현금흐름할인법(DCF)과 배당할인법, 자산평가법 등을 활용해 시가를 평가한다. 

문제는 평가심의위원회 제도 자체를 이용하는 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평가심의위원회 위원이 부동산평가 전문가 위주로 구성되면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납세자에게 과도한 입증 책임을 부여하면서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평가심의위원회를 활성화하려면 기업가치 평가 전문가를 외부심의위원으로 위촉하고, 비상장주식 평가 전담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납세자 입증 책임을 면제하고, 심의제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 교수는 "신용평가 전문기관의 평가액을 비상장주식 시가로 인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대상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할인율 규정도 10%의 획일적인 적용이 아니라 가중평균자본비용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세청에도 더욱 적극적인 비상장주식 평가지침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이나 영국 등은 주식가치 산정을 위한 일률적 공식은 없지만 국세청 훈련을 통해 구체적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며 "현금흐름할인법으로 비상장주식을 평가할 때 고려할 요인에 대해 국세청이 세부적 평가지침을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도 "과세관청 내부의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매뉴얼과 가이드라인 원칙을 보다 명확하고 전문성있게 작성하고 공표해야 한다"며 "납세자가 평가과정의 방법론에 대한 작업조서를 제출해 모니터링을 받는 방식으로 규제 체계를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중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제도에서는 비상장기업들이 어떤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세무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국세청의 비상장주식 평가기능 강화를 전제로 비상장주식의 감정가액을 수용하는 대안을 모색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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