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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방치한 폐가, 주택수 포함될까

  • 2019.04.24(수) 08:12

[절세포인트]안수남 세무법인 다솔 대표세무사

# 서울의 단독주택에서 20년간 살아온 박귀찬 씨는 최근 살던 집을 팔고 아파트로 이사했다. 주택이 한 채 밖에 없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도 당연히 비과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몇 달 후 세무서에서 연락이 왔다. 박 씨가 1세대2주택자이기 때문에 수천만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1990년대 후반에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시골 집이 문제였다. 그 집에는 원래 이모가 살았는데 5년 전 자녀의 집으로 이사하면서 빈집이 됐다. 오랜 기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완전한 폐가 수준이었고, 박 씨는 집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시골 폐가 때문에 서울 주택이 비과세를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사람이 살 수도 없는 폐가인데 건축물관리대장과 등기부등본에 주택으로 등재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거액의 세금을 내야 하는 박 씨는 억울함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주택은 장기간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축물로서 실제 주거에 사용할 수 있는 주택의 기능을 갖춰야 한다. 상시 사용되지 않고 일시적으로 공가인 상태는 주택의 기능을 갖추고 있고 장차 주택으로 계속 사용될 예정이므로 당연히 주택으로 봐야 한다. 
 
박 씨가 보유한 시골주택의 경우, 장기간 방치돼 사실상 주택의 기능을 상실했다. 향후 주택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없는 폐가인데 공부상 주택으로 등재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택으로 봐야 할 것인지가 문제였다.

조세심판원은 "사실 확인 결과 이 폐가는 단수·단전 상태로 장기간 방치돼 왔고 건물의 부식 상태가 심각해 사실상 주택의 기능이 상실됐다"며 "주택으로 볼 수 없으므로 양도세 대상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고 판단했다.

국세청도 조세심판원의 심판결정을 받아들여 유권해석을 변경했다. 국세청은 "전기·수도 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채 방치돼 사람이 사실상 거주하기 곤란한 정도인 폐가는 공부상 주택으로 등재돼 있더라도 주택의 기능이 상실됐으므로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지상주택이 주거용으로 사용되지 않고 공가 상태에서 확실히 멸실됐다면 주택으로 볼 수 없다. 공익사업용으로 수용이 예정된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에 따라 철거지시를 내려 일정기간 경과 후 멸실이 이행된 경우 등은 다툼의 여지가 없다.

반면 관할관청에 적법한 신고나 허가 절차를 받지 않은 무허가주택은 주택으로 판단한다. 건축허가를 받지 않거나 불법으로 건축된 주택이라 해도 주택의 외형을 갖추고 영구적으로 주택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건축된 건축물인 경우에는 당연히 주택에 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허가주택을 한 채만 소유한 경우에는 비과세를 받을 수 있고, 다른 주택을 양도할 경우에는 무허가주택도 주택수로 포함해 비과세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특히 재산세도 과세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세관청에서 주택 소유 사실을 알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주택을 양도했다가 비과세를 못 받은 사례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 절세Tip
시골에 수년간 방치된 빈집은 주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신축하는 비용에 버금가는 공사비가 들어간다면 폐가로 보는 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세법상 다툼의 여지를 없애려면 폐가 상태인 주택을 완전 멸실하고 공부도 정리한 다음 다른 주택을 양도해야 한다. 시골에 있는 주택 중에는 지붕이 슬레이트인 경우 건물 철거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해 현실적으로 철거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주택만 세대를 달리하는 가족에게 증여하는 것도 분쟁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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