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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가격과 안전의 딜레마

  • 2019.06.17(월) 08:23

[전희영 관세사의 국경 넘는 법]
신한관세법인 통관본부

국내 소비자가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을 '직구'라고 줄여서 부른다. 직구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직구열풍은 뜨겁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해외직구 구매액은 90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30.8% 증가한 수치다.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직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에서의 직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주로 의류 및 패션관련 상품, 음·식료품, 가전·전자·통신기기 등이 직구 인기품목이다.

왜 이렇게 열풍이 불고 있을까. 직구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가격이다. 같은 제품임에도 국가별로 가격정책이 다르거나, 유사한 물품이지만 제조사 브랜드 가치의 차이 등으로 해외 제품이 국내가보다 훨씬 저렴한 경우가 있다.

특히 미주지역에서는 11월 블랙프라이데이가 되면 1년 중 가장 큰 폭의 세일을 하기도 한다. 이 때 국내와 해외제품의 가격차이는 눈을 의심할 정도로 벌어진다.

또한 소비자 본인이 직접 사용할 목적으로 물품을 수입하는 직구는 물품가격의 150달러까지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어 정식통관절차에 비해 가격부담을 추가로 덜 수 있다. 미국에서 직구하는 경우는 물품가격의 200달러까지 면세된다.

면세되는 것은 관세뿐만이 아니다. 관세가 면제되는 물품은 부가세도 면제되며, 보석·귀금속 등을 포함한 특정 물품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도 면제다.

상품의 다양성도 직구의 장점이다. 직구를 통해 우리나라에 없는 물품도 구매할 수 있다. 사실 지금처럼 직구가 폭발적으로 유행하기 전에는 이런 유형의 직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해외직구가 능사는 아니다. 단점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직구의 단점은 사후에 나타난다. 제품에 문제가 생겨도 구매했던 해외에서만 수선, 교환, 반품 등이 가능한 경우가 다반사다. 높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상품의 상표권 및 판매권을 획득한 국내기업들은 병행수입 및 직구 제품의 A/S를 거부하기도 한다.

배송비가 비싸고 배송이 느린 것도 단점이다. 긴 배송기간 동안 배송사고라도 난다면 귀책여부를 가리기도 어렵다. 또 일부 업체들은 여전히 특정 지역으로 배송을 해주지 않거나 특정 국가의 신용카드를 받아주지 않는다.

더 큰 단점은 거시적 차원에서 발견된다. 바로 안전이다. 정식통관절차를 거치지 않는 직구물품은 수출입승인도 면제되는데, 이 때 정식통관 때에는 당연히 거쳐야 하는 인증 절차가 면제된다.

예를 들어 스피커를 수입하는 경우 정식통관절차를 밟으면 통관단계에서 전파법과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의 인증을 받아야만 국내 반입이 가능하다. 국내의 효율적인 전파 관리와 국가 안전, 국민건강의 보호 등을 위해서다.

그러나 자가사용 목적으로 스피커를 직구하여 정식수입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면 전파법과 전안법 인증은 면제된다.

가전제품뿐만이 아니다. 피부에 직접 닿는 화장품이나 샴푸, 세제 등의 생활용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체에 위험한 성분이 없다는 것을 인증한 후에야 수입할 수 있지만, 이들 제품 또한 정식통관절차를 밟지 않고 직구하면 인증이 면제된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업체에서 캐나다산 친환경 세제를 수입해 판매하려다 통관단계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검출되어 통관이 금지된 일이 있었다. 만약 이런 제품을 친환경 세제로 알고 수입승인 없이 직구하여 소비자가 직접 사용했다면 해당제품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있다는 것은 까맣게 모를 일이다.

정부는 직구 통관 편의를 확대하는 등 직구의 급속 확산에 기여한 바가 크다. 정부가 안전 관리라는 시급한 숙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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