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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머니와 온실가스배출권의 공통점

  • 2019.06.25(화) 11:13

[구종환 변호사의 '쉽게 보는 法']
김앤장 법률사무소 조세팀

# 사례 1
갑(甲)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게임아이템 중개업체의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온라인게임인 '리니지'에 필요한 사이버 화폐인 '게임머니'를 게임업체 등으로부터 매수한 다음, 이를 다시 다른 게임이용자에게 반복적으로 판매했다. 그리고 그 중개업체를 통해 게임이용자로부터 게임머니 대금을 지급받았다. 과세관청은 甲이 게임머니를 판매한 거래에 대해 재화를 공급했다고 보고 부가가치세를 과세했다.

#사례 2
A법인은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사업에 참여했는데, 정부로부터 해당 사업을 위탁받은 에너지관리공단에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판매하는 대가로 금전을 지급받았다. 과세관청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판매하는 것도 재화를 판매한 것이라며 A법인에게 부가가치세를 과세했다.

부가가치세는 개인이든 법인이든 사업을 할 때 떼어놓을 수 없는 중요한 세금 중 하나다. 사업자가 판매하는 상품, 제품 등 재화에 대해 과세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용역)할 때도 모두 과세되기 때문이다. 특히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재화는 재산가치가 있는 물건(유·무체물) 뿐만 아니라 권리도 포함되는 등 범위가 넓다.

그런데 사회가 변하고 계속 새로운 기업이 탄생하면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재화'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거래들도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게임머니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도 그러한 사례다.

과거에는 이러한 사업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재화인지 여부가 문제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이런 신종 사업들이 발생해 과세대상 여부에 대한 판단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머니는 가상의 세계인 온라인 게임 내에서만 사용될 수 있는 정보장치코드여서 현실 세계에서는 재산적 가치가 없는데, 일반적인 재화나 용역의 거래와 같이 부가가치세를 과세할 수 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과세관청인 국세청은 게임머니도 재산가치가 있는 재화이므로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국세청의 입장이 법에 부합한다는 판례를 남겼다. 대법원 판례에서는 게임머니가 온라인에서 게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 내지 무체물'로서 '재화'에 해당하므로, 게임머니를 사서 판매한 거래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과세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온실가스 배출권도 게임머니와 마찬가지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인 '재화'에 해당하므로, 부가가치세를 과세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령 등에 규제가 없다면 사업자들이 온실가스를 자유롭게 배출할 수 있으므로 온실가스 배출권 자체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지 어려울 것이지만, 법령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이 규제된다면 그 규제를 벗어날 수 있는 권리로서 온실가스 배출권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정부가 일정한 가액으로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구매했다면 적어도 정부가 구매한 가액만큼의 재산적 가치는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도 과세될 수 있다는 것이다(다만, 현재는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온실가스배출권에 대해 임시적으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특례규정을 두고있다).

위의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무체물 또는 권리를 거래할 때도, 그것이 재산적 가치가 있는 객체의 거래라면 일반적인 물건을 거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가가치세가 과세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산업들과 거래들이 탄생하여 사회변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고, 이에 따라 기존에는 선례가 없었던 새로운 세금문제들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시작할 때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잠재적인 세무이슈는 없는지 유의해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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