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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를 차에 넣으면 세금 더 붙입니다

  • 2019.08.02(금) 08:00

[그건 왜 바꾸나요]세법개정 뒷이야기
경유차에 등유주유 막기 위해 교통세 부과

해마다 정부 세법개정안에는 다양한 내용이 담깁니다. 올해도 16개 법률에 걸쳐 무려 153개 조항을 개정하는 내용이 포함됐죠. 개정되는 항목이 너무 많다보니 일부 내용들은 무엇이 어떻게 왜 바뀌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달라지는 세법 중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흥미로운 내용이 숨어 있는 세법들을 살펴봤습니다.[편집자]
서울시내 주유소에서의 차량 주유 모습 /이명근 기자 qwe123@

올해 세법 개정안에는 등유를 교통에너지환경세 과세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교통에너지, 즉 자동차에 사용된 연료에 환경부담금 형태로 매겨지는 세금인데요. 정부는 왜 겨울철 난방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등유를 교통에너지환경세 과세대상에 포함하려 할까요.

법 개정은 실제로 난방용인 등유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이유로 추진됐습니다. 경유차에는 경유를 넣는 것이 정상이지만, 경유보다 값이 싼 등유를 넣어도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일부 경유차 운전자들에게 퍼져 있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환경오염은 물론 차량 고장 등 2차 사고가 방치되고 있거든요.

실제로 해마다 수십에서 수백억원어치의 등유가 자동차 연료로 사용된 사실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등유를 경유차에 넣다 적발된 사례는 2016년에 190여건에서 2017년에는 300건을 넘었죠. 

일부 운전자와 공급자의 잘못된 선택은 경유와 등유의 가격차이에서 비롯되는데요. 2019년 7월 4째주 현재 전국 주유소의 평균 경유가격은 리터당 1351원이지만, 등유가격은 리터당 968원입니다. 리터당 380원이 넘는 차이를 보이는데요.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교통에너지환경세입니다.

경유에는 리터당 340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붙지만 등유에는 붙지 않거든요. 등유는 차량연료가 아니라서 그런 것인데, 차량연료로 쓴다면 교통에너지환경세도 내야한다는 논리가 이번 세법 개정안에 적용됐습니다.

물론 개정안이 세금을 더 내고 등유를 자동차 연료로 계속 쓰라는 취지는 아닙니다. 불법적인 주유를 한다면 세금까지 내도록 하겠다는 징계의 조치인 것이죠.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붙지 않은 등유를 교통에너지환경세 부과대상으로 사용했으니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에 걸맞는 세금도 걷어가겠다는 것입니다.

현행 교통에너지환경세법에는 가짜휘발유와 가짜경유를 과세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단순히 그냥 등유를 차에 넣는 경우는 과세대상에 명시하지 않고 있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차에 넣는다는 이유로 그냥 등유를 윤활제 등을 섞어 만든 가짜경유라고 하기가 어려웠거든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부가가치세처럼 소비자가 부담하지만 공급자가 과세관청에 납부하는 세금입니다. 소비자는 세금이 포함된 가격으로 소비를 하면, 사업자가 대신 걷어서 내는 구조이죠. 개정안이 시행되면 등유를 경유차에 넣어주는 주유소가 사라질 수 있을까요. 개정안은 국회 논의를 거쳐 내년 1월1일 주유분부터 적용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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