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watch

[응답하라! 혁신]'페이민트'가 걸어 온 금융혁신

  • 2019.08.16(금) 09:05

[창간 6주년 특별기획]김영환 페이민트 대표 인터뷰
피처폰 출퇴근체크시스템서 시작된 혁신
"복잡한 결제 시스템, 간소화로 비용줄여"
"금융당국 규제완화 핀테크업체에 든든한 아군"

"거래는 좋은 것입니다. 이해관계가 맞아야 발생하니까요. 그런데 전자거래는 더 좋은 겁니다. 서로 얼굴을 안봐도 되거든요."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사진)는 핀테크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각종 페이를 통해 물건을 사고 결제를 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김 대표의 기술을 이용해본 고객이다. 대부분의 페이서비스가 페이민트의 기술을 통해 서비스를 구현했다.

최근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된 페이민트 온라인주문서비스(Online to Offline·O2O서비스)는 김 대표의 차기작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카드결제보다 수수료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김 대표는 8월 28일 비즈니스워치 주최로 열리는 '응답하라! 혁신-규제샌드박스, 골든 타임을 잡아라' 포럼에서 그동안 핀테크 업계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풀어낼 예정이다.

행사에 앞서 김 대표를 만나 페이민트가 걸어온 혁신과 성과를 들어봤다.

◇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카드대비 수수료율 1/4 수준

페이민트는 2014년 3월 설립된 핀테크 인프라 전문 스타트업이다. 당시는 지금과 달리 공인인증서가 온라인 금융시장의 유일한 거래인증용 보안장치였다. 하지만 페이민트가 국내 최초로 공인증서를 대체하는 거래인증을 받으면서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페이시장을 이끌고 있는 카카오페이와 시럽, 엘페이, SSG페이 등은 페이민트의 인증시스템을 적용해 공인인증서라는 굴레에서 벗어났다.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페이민트 서비스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필요하다면 규제도 완화한다. 이미 여신전문금융업법 제2조(신용카드가맹점의 정의)에 대한 특례적용이 확정됐다.

페이민트의 O2O서비스는 오프라인 신용카드 가맹점이 온라인 주문을 처리할 경우 PG사(지불결제사업자)가 담당하는 결제대행과 자금정산을 대신 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방식은 신용카드 결제망을 사용하다보니 PG수수료와 O2O사업자 수수료 등이 모두 적용돼 3.8% 수준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하지만 페이민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카드결제망을 우회할 수 있다. 수수료율은 1% 이하다. 가맹점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줄어든 수수료만큼 제휴할인이나 포인트 지급 등 각종 이벤트 기회가 더 주어질 수 있다.

◇ 피처폰 출퇴근체크시스템에서 시작된 '혁신'

김영환 대표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부터 피처폰을 이용한 개인인증 기술을 선보였다.

김 대표는 "시작은 핸드폰을 활용한 출퇴근체크시스템이었다"며 "종이로 된 OMR 카드나 지문 등을 통해 출퇴근을 체크하는 대신 핸드폰을 통해 임시발급된 바코드를 인증해 출퇴근을 체크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당시 서비스를 접한 한 카드사 임원이 '본인인증이 가능한 서비스라면 출퇴근이 아니라 전자결제에 쓸 수 있을 것'이라며 팁을 줬다. 눈이 번쩍 뜨인 김 대표는 곧바로 전자결제를 위한 인증과 결제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피처폰과 아이팟터치를 활용한 결제앱을 개발하던 도중 큰 변화를 겪는다.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 것이다. 스마트폰은 빠른 속도로 대중화됐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바일시장이 열리면서 기존에 개발중이던 프로젝트는 표류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위기는 기회였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 출시는 결국 전자결제시스템 개발의 촉매역할을 했다"며 "흩어졌던 결제시스템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변화를 감지한 김 대표는 다니던 회사를 나와 페이민트를 창업했다. 곧바로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김 대표는 "2014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인증부터 받았다"며 "현재는 공인인증서 제도 자체가 폐지되면서 대체기술이라는 인증도 없어졌지만, 일찌감치 기술력을 알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결제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서비스를 꾸준하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결제시장 참여자들에 대한 높은 이해도 덕분이다.

김 대표는 "온라인결제시장은 카테고리가 굉장히 넓다"며 "매장도 있고, PG도 있고, 밴과 카드사 등 각자 영역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자의 영역에만 전문적이지 온라인결제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자가 없었다는 게 김 대표가 찾아낸 '틈새'다. 이 틈이 결국 단계마다 수수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과 기술발전을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도전목표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페이민트가 선보인 O2O서비스가 수수료를 대폭 줄일 수 있던 것도 금융결제시스템의 단계를 줄이고 통합해 이뤄낸 성과다.

◇ 차기 서비스 개발도 '착착'…"당국 규제완화가 든든한 아군"

페이민트는 O2O서비스 외에도 '결제선생'과 'LINQ'라는 결제시스템을 시장에 내놨다.

결제선생은 학원과 병원, 여행사, 배달 등의 업체에서 모바일을 통해 간편하게 청구서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PG사를 이용하지 않아 그만큼 수수료율이 낮다.

전화번호와 청구금액, 사유만 입력하면 고객에게 청구서가 자동 발송된다. 이를 수신한 고객은 어떠한 앱도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결제선생을 통해 수신된 문자메시지에 있는 링크를 통해 본인이 편리한 방법을 통해 결제를 진행하면 된다. 발송과 수납, 납부내역도 편리하게 조회가 가능하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학원에 가는 아이에게 카드를 들려 보낼 필요도 없고 수납방문이 어려운 환자나 호텔 밖에서 체크아웃하려는 숙박객에게도 곧바로 청구가 가능해진다.

▲페이민트의 'LINQ' 전용 POS 단말기.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LINQ는 신용카드는 물론 삼성페이와 LG페이, 카카오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해외결제서비스까지 모두 지원하는 현장용 주문결제 솔루션이다.

휴대가 가능한 전용 POS기를 통해 모든 서비스가 가능하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개발돼 매장은 물론 배달기사를 통한 현장결제도 지원한다.

현재 여신금융협회의 단말기 인증을 신청 중인 상태며 향후 은행과 협업이 이뤄질 경우 수수료가 매우 낮은 송금결제도 지원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를 실제 시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는 물론 대형 금융사들의 시장지배구조를 깨트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까지만 해도 이같은 벽은 너무 견고해서 아무리 기술이 있어도 실제 서비스를 내놓고 선보이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금융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규제완화에 나서면서 핀테크업체 입장에서 보다 많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며 "전에는 당국이 기술개발의 걸림돌이었지만 이제는 든든한 아군이 됐다"고 말했다.

김영환 대표는 오는 28일 비즈니스워치 주최로 열리는 '응답하라! 혁신-규제샌드박스, 골든 타임을 잡아라' 포럼에서 '페이민트의 규제샌드박스 활용 사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규제샌드박스를 놓고 발표자와 청중 사이에 질의응답과 토론도 진행될 예정이다.

<☞ '2019 비즈워치 포럼'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