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에너지그룹 대성산업의 오너 3세가 승계 기반을 닦기 보다는 차익실현에 무게를 둔 묘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년 3월 경영 복귀 전후로 대거 사들였던 주식을 주가가 뛰자 수십억원어치 팔아치웠다.
3세 김신한 작년 3월 대성산업 경영 복귀
대성산업 김신한(51) 이사(비상무)는 작년 12월4일과 11~12일 3일에 걸쳐 소유 지분 5.33%(241만1527주) 중 0.86%(38만8462주)를 장내 매각했다. 주당 평균 7135원에 매각금액은 28억원이다.
대성산업의 3대 후계자다. 고(故) 김수근(1916~2001) 대성 창업주의 손자이자 오너 김영대(84) 회장의 세 아들 중 막내다. 장남 고(故) 김정한 전 사장은 2016년 5월 작고했고, 차남 김인한(53) 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줄곧 학자의 길을 걷고 있다.
김 이사는 2017년 8월 이래 지분이 0.38%(17만3374주)에 불과했지만 2024년 1월 장내 주식매입에 나서 작년 4월까지 4.95%(223만8153주)를 대거 취득한 바 있다. 1년3개월에 걸쳐 투입한 자금은 84억원, 주당 3749원꼴이다.
작년 3월 경영 복귀와 무관치 않다. 2017년 3월 옛 계열사 대성산업가스(현 디아이지에어가스) 매각 이후 2020년 2월 대표에서 물러난 뒤 경영에서 배제됐던 김 이사는 작년 3월 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6년여 만에 주식 확보에 나섰던 것은 이를 위한 전주곡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이번에는 최근 취득 단가와 비교해 90.3%(주당 3386원), 액수로는 13억원의 수익을 챙기며 주식 일부를 처분한 것이다. 모처럼 찾아온 대성산업 주가 반등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은 셈이다.
뒤이어 김 이사의 개인회사도 팔아치웠다. 지분 95%를 소유한 산업용 가스 및 초저온 장비 제조업체 에이원이다. 비록 소량이지만, 대성산업 주식 0.06% 중 0.03%(1만5000주)를 19일과 22일 장내에서 1억7700만원에 매도했다. 주당매각가는 1만1780원으로, 김 이사의 처분가 보다는 65.1%(4640원) 높다.
대성산업 상한가 찍자 다음날부터 주식 매각
대성산업은 국내 2위 정유사인 GS칼텍스의 최대 일반대리점이다. 서울, 경기, 충청, 대구, 경남지역을 공급권역으로 전국에 주유소 37개, LPG충전소 19개를 운영 중이다. 대성산업이 주력사이자 지주회사격으로, 디에스파워(LNG열병합발전소)와 대성셀틱에너시스(보일러) 등 14개 계열사의 정점에 위치한다.
지금의 대성산업은 2010년 6월 모태사 대성산업이 지주사 대성합동지주(존속)와 사업부문 부문 대성산업(신설)으로 인적분할된 뒤 2017년 8월 다시 통합된 법인이다. 분할 재상장 당시 대성산업 주가는 장중 8만2900원을 찍기도 했다.
2011년 8월 서울 신도림에 건설한 대형 복합단지 ‘디큐브시티’ 사태로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31살 때인 2006년 3월 대성산업 이사회에 진입한 뒤 경영수업 단계를 밟아왔던 김 이사가 2020년 2월 대성산업가스 대표에서 물러난 뒤 불운했던 5년의 공백기가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성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건설경기 침체로 재무건전성 악화되며 2016년 말 73.4% 자본잠식에 빠져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이 무렵 주가는 2000원대까지 추락했다. 2020년대 들어 후유증에서 벗어났지만 2022년 7월 이후 3000원~5000원대에 머물렀다.
작년 12월2일을 기점으로 폭등했다. 김 이사가 주식 처분에 나선 시점이 12월3일 상한가를 찍은 다음 날이다. 18일에는 장중 1만31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이후로는 하락 추세를 보이며 지금은 7280원(2일 종가)에 머물고 있다.
대성산업의 주가가 급등했던 배경은 작년 11월 말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계획에 따른 수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성산업은 인근에 3171.3㎡(GS칼텍스 고속터미널주유소)와 484㎡(GS칼텍스 강남주유소) 등 3655.3㎡(1106평)을 소유하고 있다.
대성산업은 김 회장이 지분 32.09% 1대주주로서 변함없이 강력한 오너십을 쥐고 있다. 이어 2대주주인 김 이사(4.47%)를 비롯해 특수관계인 9명을 합해 39.67%를 소유 중이다. 산수(傘壽·8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지금껏 증여 등을 통해 지분 대물림이 이뤄진 적은 전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