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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시총 1조’…가수 싸이 부친 회사 디아이 뿌리 깊은 형제 경영

  • 2026.02.02(월) 07:10

[중견기업 진단] 디아이①
박원호 회장, 박원덕 부회장 공동 경영
지분 격차 불과 0.76%p…경영권 양분
두 딸 경영 참여…3대 사촌 경영 관심

비록 형이 가업을 물려받았지만 아우의 영향력이 형에 못지않다. 조력자이자 동반자로서 경영권을 양분하고 있다. 월드스타를 아들로 둔 형의 존재감에 가려져 있었을 따름이다. 어느덧 3세들이 가업에 뛰어든 지도 오래다.  

가수 싸이의 부친 회사로 잘 알려진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디아이(DI)다. 반도체 초호황을 타고 기업가치 1조원에 육박한 지금, 고희(古稀·70)를 한참 넘긴 오너의 후계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차기 ‘동생 승계’에 이어 3대 ‘사촌 경영’ 여부(與否)로 집약된다. 

디아이 2대 최고경영자 박원호 회장

1996년 상장 계기 세대교체…30년 형제 경영 

디아이는 고(故) 박기억(1925~2001) 전 회장이 1955년 6월 설립한 동일상사(1961년 동일교역으로 사명 변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 평남 강서 출신이다. 평양의대 약학부를 졸업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월남해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과학기기 무역업으로 출발했다. 1980년대 제조업으로 업종을 갈아탔다. 해외기업들의 시험·분석기기를 국내에 유통하며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검사장비 분야에 진출했다. 성장의 기틀이 마련됐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현 사옥을 마련한 것도 이 시기인 1984년 8월이다. 

1996년 4월 무역업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지금의 디아이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같은 해 7월에는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매출(연결) 844억원에 영업이익 109억원, 순이익 66억원을 기록했던 해다. 영업이익률은 12.9%를 찍었다. 

증시 상장은 오너 일가의 세대교체를 뜻하기도 했다. 박 창업주가 대표에서 물러났다. 앞서 1990년 1월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던 2남1녀 중 장남이 가업을 승계했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49)의 부친 박원호(76) 현 회장이다. 연세대 상대를 졸업한 뒤 삼성중공업을 거쳐 1979년 디아이 입사한지 17년만인 46살 때다. 2001년 11월 부친이 77세를 일기로 별세한 뒤 이듬해 1월 회장 자리에 앉았다. 심영일→최명배→변재현→장일선→조윤형 현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전문경영인과 각자대표를 맡아 변함없이 디아이를 이끌고 있다. 이사회 의장도 겸직하고 있다.  

동생은 경영의 동반자였다. 박원덕(71) 현 경영총괄 부회장이다. 프랑스 파리카톨릭대 사회학과 출신의 해외 유학파다. 1982~1984년 삼일회계법인 거쳐 1988년 디아이에 합류했다. 신규사업 담당 전무, 회장보좌역 사장을 거쳐 2006년 6월 부회장을 달았다. 1992년 12월부터 줄곧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디아이 지배구조

싸이 부친 박원호 회장 1460억 주식 자산가 반열

디아이가 요즘 ‘물 만났다’. 디아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메모리 제조사를 대상으로 반도체 테스트 장비 공급사업에 주력하며 성장해왔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인근에 동탄공장을 두고 있다. 

여기에 전자파 차폐체(EMC), 수(水)처리, 음향·영상기기 수입, 2차전지 제조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해왔다. 계열사는 디지털프론티어, 디아이머티리얼즈, 디아이엔바이로 등 국내 5개, 일본·중국 등지의 해외 5개 등 10개사다. 

디아이가 작년 1~3분기 매출(연결) 338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동기 대비 150.5%(2030억원) 폭증했다. 9개월 만에 역대 연최고치 2310억원(2022년)을 갈아치우고도 79.5%(1070억원) 남았다. 영업이익은 322억원(이익률 9.5%)을 벌었다. 2024년 전체(31억원) 수치의 10배다. 기존 최대치 215억원(2018년) 보다 49.5%(107억원) 많다. 

2022년 이후 2년의 불황 뒤에 다시 찾아온 반도체 초호황에 기인한다. 2022년 인공지능(AI) 챗GPT가 피워 올린 불씨가 경쟁적인 AI 인프라 투자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가격 급등으로 번지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작년부터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

디아이 주가는 한 단계 밸류업됐다. 2022년 4745원(연말 종가)→2023년(6300원)→2024년(1만4480원)을 거쳐 작년에는 2만1350원으로 뛰었다. 올해 들어서는 더 거침없다. 현재 3만4450원(1월30일 종가)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 975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대 경영자 박 회장의 주식가치도 뛰었다. 2020년 말부터 오롯이 소유해온 지분 15.01% 최대주주다. 시장가치가 1460억원이다. 3년 전(2022년 말 202억원)에 비하면 626%(1260억원), 7배 불어난 액수다. 

2인자인 동생도 이에 못지않다. 박 부회장은 1390억원에 달하는 14.25%를 보유하며 지분을 양분하고 있다. 형과 0.76%p차에 불과하다. 개인지분 도합 29.26%와 자사주 1.86% 총 31.12%를 통해 형제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박 회장이 한결같이 최고경영자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차기 회장직은 박 부회장 몫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지분 형성 과정에서 형과는 결을 달리하며 한 때는 1대주주 자리를 꿰찬 적도 있다. 

2대 형제 경영이 3대 사촌경영으로 이어질 지도 주목거리다. 여태껏 단 한 주도 대물림되지 않았지만 형제의 두 딸이 일찌감치 경영 현장에 뛰어들어서다. 박 회장의 장녀 박재은(52) 오드사업부 해외영업·마케팅 담당 상무, 박 부회장의 딸 박재연(45) 신사업개발 담당 상무가 면면이다. (▶ [거버넌스워치] 디아이 ②편으로 계속)

디아이 재무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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