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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신약 발상 바꾼 오스코텍…'공동개발' 뭐길래

  • 2025.12.18(목) 11:00

레이저티닙·알츠하이머 신약 '기술이전' 성사
공동개발시 임상·인허가 경험 부족 한계 극복

기업에 신약 개발은 외로운 싸움입니다. 수천억원의 투자금과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투입되는 고위험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기술 유출에 대한 걱정 탓에 웬만한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혼자 개발하는 방식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이로 인해 막대한 부담과 불확실성을 개별 기업이 떠안는 구조가 계속되어 왔습니다.

오스코텍은 신약 개발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했습니다. 외로운 싸움 대신 위험을 나누는 공동개발을 선택한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기술이전과 상업화라는 성과를 잇따라 성사시키며 공동개발이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신약, 공동개발에서 글로벌 빅딜로

오스코텍은 지난 16일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와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ADEL-Y01'은 오스코텍이 2020년 아델로부터 25억원에 기술도입한 후보물질로, 이후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가치를 끌어올린 파이프라인입니다.

연구개발을 함께 추진한 끝에 사노피의 관심을 끌어냈고, 이번 계약에 따라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 1180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을 오스코텍이 가져가게 됐습니다. 아델과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이지만, 초기 기술도입 비용 25억원을 20배 이상으로 불린 셈입니다.

오스코텍의 공동개발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레이저티닙' 성공 신화를 통해 공동개발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오스코텍은 자회사 제노스코와 함께 레이저티닙을 공동개발해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했고, 이후 유한양행은 이를 다시 존슨앤드존슨(J&J)에 추가 기술이전하며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오스코텍은 해당 신약의 글로벌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지속적으로 수령하고 있습니다.

개발 초기부터 단독 소유에 집착하기보다 단계별 파트너십을 설계한 전략이, 장기적인 수익 구조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오스코텍의 공동개발 전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오스코텍은 카나프테라퓨틱스(Kanaph Therapeutics)로부터 도입한 항암제 후보물질 'OCT-598' 역시 공동연구개발 형태로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OCT-598'은 향후 기술이전을 염두에 둔 오스코텍의 주요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이 같은 행보는 오스코텍이 공동개발을 단발성 선택이 아닌, 지속 가능한 연구개발(R&D)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바이오엔테크, 화이자와 코로나 백신 공동개발

해외에서도 공동개발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2008년 독일에서 설립된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엔테크(BioNTech)인데요. 이 회사는 당초 '맞춤형 항암 치료제'를 목표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을 연구해온 회사입니다. 기술적 잠재력은 높았지만 상업화까지는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고, 설립 이후 10년 넘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긴 침체기를 겪었습니다.

전환점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습니다. 바이오엔테크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자 기존에 연구해 온 mRNA 기술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신속히 적용했습니다.

그 뒤에는 글로벌 빅파마였던 미국의 화이자가 있었습니다. 임상·제조·글로벌 유통 역량을 갖춘 파트너를 찾던 바이오엔테크와 차세대 백신 기술 확보가 절실했던 화이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협력이 성사됐습니다. 

두 회사는 공동개발을 통해 단독으로는 결코 감당하기 어려웠던 대규모 임상 설계, 글로벌 인허가, 생산 및 유통망 구축을 단숨에 돌파하며 세계 최초의 mRNA 백신을 탄생시켰습니다. 이 성공을 발판 삼아 바이오엔테크는 현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항암 분야에서도 활발한 공동 연구개발을 이어가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했습니다.

신약 개발 한계, '공동개발'이 대안으로 주목

공동 연구개발의 성공 사례들은 국내 바이오텍이 처한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대다수 국내 바이오텍은 신약 개발 전 과정을 단독으로 완수하기에는 기업 규모와 자본력에 뚜렷한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여기에 임상 운영과 인허가,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는 고도의 실무 전문성과 경험이 요구되지만, 국내 바이오텍 상당수는 대학 교수나 연구원이 설립한 연구 중심 기업으로 이러한 경험과 인프라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임상 단계로 진입할수록 환자 모집, 임상 디자인, 규제 대응 등에서 개발의 완성도와 방향성을 스스로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제약 속에서 많은 기업들은 전임상이나 임상 1상 단계에서 조기 기술이전(L/O)을 통해 개발 리스크를 줄이려는 전략을 선택해왔습니다. 그러나 임상 단계에 들어서는 순간 요구되는 전문성의 문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기술이전 자체가 원활히 성사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반면 공동개발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단독으로 모든 리스크를 떠안기보다 임상과 개발 경험이 풍부한 파트너와 초기 단계부터 개발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임상 디자인과 환자군 설정, 타깃 적응증 선정 등 핵심 의사결정을 공동으로 논의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이고 확장성 있는 개발 방향을 설정할 수 있고, 막대한 임상 비용 부담 역시 분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파이프라인의 완성도를 높여 향후 기술이전이나 사업화 과정에서 협상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신약 공동개발 전략은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방식이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단독 개발이나 조기 기술이전에 대한 선호가 강한 편입니다. 오스코텍의 연이은 공동개발 성공사례는 개발 초기부터 파트너십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임상·상업화 경험을 함께 축적하는 방식이 하나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유망한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초기 임상 단계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려면 개발 방향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필수적"이라며 "임상과 사업화 경험을 갖춘 파트너와 함께 서로의 강점을 결합하는 공동개발은 국내 바이오텍이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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