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을 둘러싼 3자 간 분쟁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툴젠은 CVC그룹 및 브로드연구소와 해당 기술의 특허권을 주장하며 10년간 다퉈왔으나 CVC-브로드 간 분쟁 지연으로 이렇다할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처지였다. 올해 1월 미국 특허심판원이 툴젠의 절차 속행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상반기 중으로 툴젠이 분쟁 당사자로 나설 수 있게 됐다.
27일 툴젠에 따르면 미국 특허심판원(PTAB)으로부터 '특허 저촉심사 즉시 재개 결정'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허 저촉심사란 동일한 특허에 대해 두개 이상의 특허 경합이 있으면 최초 특허자가 누구인지 우선순위를 판명하는 절차다.
美 특허심판원, 저촉심사 재개…'더 늦출 수 없어'
특허 출원일이 가장 빨랐던 툴젠은 2022년 특허심판원 결정에 따라 '선순위 당사자(Senior party)'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후순위 당사자(Junior party)인 CVC그룹과 브로드연구소 간 분쟁이 마무리되면, 이들 사이의 승자와 툴젠이 최종 판단을 받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즉 준결승전 승자가 툴젠과 결승전을 치르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양자 간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툴젠은 마냥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2022년 브로드연구소가 특허심판원의 저촉심사에서 승리했으나, CVC그룹이 법원에 항소하면서 툴젠의 저촉심사는 늦어지게 됐다.
이들이 다투고 있는 원천기술인 '크리스퍼 가위 기술(CRISPR-Cas9)'은 DNA의 특정 부위를 정밀하게 자르고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유전자 편집 기술보다 간단하고 정확도가 높아 생명과학 분야의 혁신 기술로 평가된다. 유전병 및 난치질환 치료는 물론 동·식물 품종 개량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이미 기초과학 연구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툴젠 관계자는 "툴젠이 선순위 당사자로 지정받았기 때문에 후순위 당사자인 CVC·브로드연구소가 특허권에 대한 입증책임을 진다"며 "양 연구기관이 분쟁 과정에서 이미 많은 자료를 공개해,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툴젠이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툴젠, 특허 범위 늘리며 버텍스 압박↑
툴젠은 원천기술 특허 분쟁뿐 아니라, 응용기술인 크리스퍼-RNP(CRISPR-RNP) 특허를 활용해 글로벌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RNP는 완성된 유전자가위 복합체를 세포에 직접 전달해 안정성과 정확도를 높인 기술이다. 툴젠은 글로벌 제약사 버텍스의 유전자 편집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가 이 기술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툴젠은 2024년 유럽에서 특허를 확보한데 이어 지난해 미국에서 각각 RNP 기술 특허를 확보했고, 미국 특허 등록이 완료된 즉시 네덜란드·미국에서 버텍스 및 관계사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개시했다.
툴젠은 RNP 관련 특허 범위를 확대하며 버텍스와의 소송에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툴젠은 지난해 미국에서 RNP 관련 기술 3건의 특허에 대해 허가통지(NOA)를 받았다. 이는 특허에 대한 권리는 이미 인정받았고, 행정절차만 마무리되면 특허가 등록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툴젠·버텍스 양사가 법원 판결을 기다리기보다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버텍스의 카스게비가 이미 FDA 승인을 받아 판매 중인 상황에서, 버텍스가 판매 중지 리스크를 안고 가기보다는 툴젠에 로열티를 지불하는 쪽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다.
툴젠 관계자는 비즈워치와의 통화에서 "특허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툴젠은 국내 최초의 IP(지식재산권) 기반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원천 특허 확보를 통해 기술이전·로열티 수익· 청구권 유동화 등 다각화된 수익 모델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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