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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 건보재정 절감효과 미미…제약기업 타격"

  • 2026.01.26(월) 17:24

국힘 '약가제도 개편 토론회 개최
"생태계 후퇴 우려…단계별 시행"

국민의힘 백종헌·한지아·한상훈 의원은 26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약가제도 개편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권미란 기자 rani19@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제약산업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법조계의 주장이 나왔다.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목표로 한 정책이 오히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반을 흔들고 보건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각과 맥을 같이한다. 단기적 재정 절감보다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유연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며 중장기 단계별로 검토 및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백종헌·한지아·한상훈 의원은 26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약가제도 개편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K-제네릭 지속가능성 저해·재정절감 효과 미미

이 자리에서 김현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약가제도 개편안이 제네릭 산업과 신약 개발 생태계를 모두 고려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해외는 신약 기업과 제네릭 기업이 각각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제네릭 공급과 신약 개발을 제약사가 모두 담당하고 있는 구조적 특수성을 갖고 있다"면서 "K-제네릭 육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은데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은 신약 개발 뿐만 아니라 제네릭 육성, 제네릭 산업의 지속 가능성 마저 저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만료 이후 시장 점유율은 1년차에 89.4%, 3년차에 77.7%, 5년차에 70.6%로 보고됐다. 해외의 경우 의약품 시장 비중이 특허만료 후 오리지널 의약품은 급격히 감소하고 제네릭이 급증하는 것과 달리 국내는 특허만료에도 불구하고 제네릭 비중이 크게 확대되지 않아 건보재정 절감 효과는 미미한 반면 개별 제약기업들이 입는 타격은 클 수 있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제네릭을 근간으로 이끌어가고 있는데 산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이 돼야 할 것"이라며 "약가 정책 결정시 산업계 권리를 보장하고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도록 공식 협의 절차 및 거버넌스가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앤장 박관우 변호사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이 2012년 일괄 약가인하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 변호사는 "이번 약가 산정 체계 개편은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정책과 유사한데 당시 정책 시행 직후 약제비 지출은 감소했지만 2년 만에 종전 수준으로 반등했다"면서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제약사들의 비급여 의약품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부담은 오히려 늘고 제약산업 고용자 수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했던 약가인하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던 반면, 수익성 악화로 인해 저가 해외 원료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는 등 보건 안보 측면의 위험은 오히려 커졌다"며 "이전 사례를 토대로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을 분석해보면 재정 절감 효과는 불확실한 반면 제약산업의 고용 감소와 R&D 투자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산업계, 중장기적 검토·시행 촉구

이어진 토론에서 산업계는 급격한 약가인하시 대형 제약사부터 중소·중견 제약사까지 산업 경쟁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웅제약 윤재춘 부회장은 "신약 개발에는 1조~2조원이 드는 글로벌 임상과 마케팅 역량이 필요한데, 국내 대부분 제약사는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며 "현재 1상 임상 후 라이선스 아웃을 하면서 이제 글로벌 신약 개발로 진입하고 하고 있는데 급격한 약가인하로 글로벌 신약 개발은 한 발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단계적으로 제약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와 정책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시각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종근당 김영주 대표는 "정부는 제약산업 혁신을 위해 약가제도를 개편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은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규모나 기술수출 성과를 통해 혁신을 일궈나가는 단계"라며 "산업이 혁신을 중단하거나 부진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글로벌 의약 선진 모델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은 세계 3위 규모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3230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20조원의 기술수출 성과를 달성했다. 대기업과 중소·중견 기업 모두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 확대 등 혁신 활동에 매진하해 이같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이미 혁신 생태계로 진입했지만, 제네릭 약가 인하는 연구개발 지연, 우수 인력 유치 차질, 생산 포기 등 구조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무리해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단계별로 시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제약협동조합 조용준 이사장은 "중소·중견 제약사들은 제네릭 수익을 통해 R&D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번 개편안으로 연간 3.6조원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50% 급감이 예상된다"면서 "10% 약가 인하만으로도 대부분 중소 제약사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산업계와 논의를 통해 단계별로 추진해달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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