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C녹십자 그룹이 전사적 효율화를 추진하며 주력 계열사 GC 녹십자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데 이어, 진단 사업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 중심에는 지주사인 GC가 지난 2021년 인수한 유전자 진단 업체 진스랩이 있다.
진스랩은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반등한 뒤 조직 슬림화와 경영진 교체를 단행했다. 관련 업계에선 계열사 내에서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는 녹십자MS와 진스랩이 합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진스랩, 작년 3분기 매출 전년비 10배 늘어
29일 업계에 따르면 진스랩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159억원보다 두배 가량 증가한 3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진스랩의 분기 매출은 지난해 2분기만해도 34억원에 그쳤으나 3분기 들어 22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배, 전년동기 25억원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었다.
3분기 들어 매출이 이전보다 급격히 늘어나면서 8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진스랩은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연간 영업손실을 이어갔으며 지난해 1, 2분기에도 각각 분기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3분기 깜짝 실적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 매출(타사 제품을 구매해 판매하는 유통 매출)이 이끌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상품 매출은 258억원으로, 전년인 2024년 연간 매출 137억원보다 두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3분기에만 218억원의 상품 매출을 올렸다.
진스랩은 지난해 하반기 스위스 검사 자동화기업 인페코(Inpeco S.A.)와 국내 공식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진스랩이 이 같은 신규 수익원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올해에도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력 강화하고, 재무·전략통 대표로
공교롭게도 진스랩의 실적 반등은 회사 지배 구조의 변화 시점과 맞물린다. GC는 지난해 상반기 진스랩에 대한 지분율을 확대했는데 마침 3분기 들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GC는 지난해 6월 진스랩의 창업자인 장욱진 전 대표로부터 진스랩 보유 지분 가운데 일부인 7.14%(35만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GC의 진스랩 보유 지분율은 기존 40.89%에서 48%로 확대됐다. 장 전 대표는 2024년 3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지분 매각과 함께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최근에는 진스랩의 경영진 교체가 이뤄졌다. GC그룹은 지난해 말 임원 인사를 통해 장욱진 대표의 후임이었던 우병호 대표에서 김연근 녹십자MS 대표로 수장을 교체했다. 김 신임 대표는 지주사 GC의 경영관리본부장(CFO)을 거쳐, 지난해초 녹십자MS 대표로 부임한 데 이어 작년말 임원인사를 통해 진스랩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됐다. 그는 전략기획과 국내외 투자 등을 주도해 온 '재무·전략통'이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김 대표가 두 회사의 CEO를 겸직하는 체제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R&D보다는 재무·전략 분야 전문가를 선임한 것 역시 향후 사업 구조 개편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진스랩-녹십자MS 합병 가능성
진스랩과 녹십자MS 두 회사의 사업이 비슷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진스랩은 진단 시약·키트 사업을, 녹십자MS는 진단시약을 주력으로 신장 투석액·혈당측정기 등 의료기기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진스랩의 이례적인 실적 급등은 합병을 앞둔 '몸값(합병 비율) 맞추기'로도 해석된다. 비상장사인 진스랩의 매출과 자산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합병 시 모회사인 GC(녹십자홀딩스)의 녹십자MS에 대한 직접 지배를 강화할 수 있다.
진스랩과 녹십자MS는 지난해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조직 슬림화를 통해 중복 기능을 덜어낸 것은, 합병 전 경영 효율을 높이고 재무 구조를 가볍게 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녹십자MS 관계자는 진스랩과의 합병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