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박재현 대표가 최근 불거진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의 갈등과 관련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임을 청탁하기 위해 신 회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 아니며, 부당한 경영간섭은 중단돼야 한다는 취지다.
박 대표는 4일 임직원 100여명과 타운홀 미팅을 열고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면담 핵심, 연임 청탁 아닌 '부당 경영간섭'
박 대표는 "지난 언론 인터뷰 이후 회사 안팎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고, 대주주 측에서 저를 '연임이나 청탁하러 온 사람'으로 언급하며 모욕했다"며 "단도직입적으로 녹취가 있었던 그날 저는 제 연임을 부탁하러 간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관련 기사: 반박 나선 신동국 회장 "성추행 비호·경영 간섭 없었다"]
당시 약 40분간 진행된 면담의 핵심은 '부당한 경영간섭' 문제였다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신 회장이 한미약품 그룹 구성원 전체를 비리를 일삼는 조직처럼 표현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모욕감을 느낀다"고 항의했으며, 연임 관련 언급은 그 과정에서 맥락상 나온 이야기일 뿐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연임을 하든, 하지 못하든 개의치 않을 것이며 다만 한미를 비리 조직으로 매도하는 주장에 대해 그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미그룹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자, 33년간 거의 인생 대부분을 바친 '한미에서의 삶'을 증명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성추행 사건·경영간섭 의혹 공개 질의
박 대표는 신 회장을 향해 세 가지 공개 질의를 던졌다.
먼저 성추행 의혹을 받는 임원 처리 과정과 관련해 '회사 공식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해당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 사실을 알린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신 회장이 자신을 '대통령'에 비유하며 "대표를 패싱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을 만나 보고 듣는 것이 왜 문제냐. 대통령이 국무총리하고만 일하냐"고 발언한 점도 거론했다. 그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의 원료 변경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미검증 중국산 원료로 바꿔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며 "이미 복용과 처방을 지속해도 되는지를 묻는 문의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성기 정신 훼손 시도, 침묵 말아야”
박 대표는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의 '품질경영' 정신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미의 혁신과 도전, 창조의 중심에는 언제나 품질이 있었으며 이 가치는 임직원과 고객, 주주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헌법과도 같은 원칙"이라면서 "공식 임기까지 이 정신을 보존하고 지키는 데 모든 것을 걸겠다"고 토로했다.
다만 직원들에게 특정 입장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저와 뜻을 같이해 달라는 부탁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하지만 한미를 지탱해 온 '임성기 정신'을 훼손하는 시도에 대해서는 침묵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표의 이번 공개 발언을 계기로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약품 경영진과 대주주 간 갈등이 한층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