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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경영권 분쟁, 라데팡스 '엑시트' 변수 부상

  • 2026.03.18(수) 07:30

라데팡스 대표 이사회 진입…주가 관리 돌입
모녀측과 SI 유치 통한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이달 말 한미사이언스의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진입할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 대표가 이끄는 라데팡스는 2년 전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당시 구성된 이른바 '4자 연합(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라데팡스파트너스)' 대주주 집단 가운데 하나이자 우호적 행동주의 성향 투자사인 사모펀드다.

라데팡스가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에 참여하면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4자 연합간 계약을 감안해 라데팡스의 엑시트 물량을 현실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모녀측과 라데팡스가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해석도 나온다. 

라데팡스 이사회 진입…투자금 회수 위한 주가 부양 가능성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 대표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을 다룰 예정이다. 김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 그가 이끄는 라데팡스는 단순한 투자사를 넘어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라데팡스는 김 대표를 포함해 과거 행동주의 펀드 KCGI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투자사다. 경영권 분쟁 기업에 개입한 뒤 주가를 끌어올려 투자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투자사이기도 하다. 특수목적법인(SPC)인 킬링턴 유한회사를 통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김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합류하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의 이사회 진입은 사실상 원활한 투자금 회수를 위한 '주가 관리' 차원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라데팡스 SPC인 킬링턴 유한회사는 지난 2024년 1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오너 일가로부터 총 7차례에 걸쳐 주식 751만1702주를 매입했다. 당시 매입 단가는 주당 3만5000~3만7000원 수준이었다.

이후 킬링턴은 4자 연합을 결성하며 2025년 3월, 신동국 회장에게 100만 주를 매도해 지분율이 9.53%로 일시 감소했으나, 곧바로 다음 달인 4월 주가 하락기를 틈타 19만2770주를 주당 2만4877~2만8000원대에 장내 재매수하며 매입 평단가를 낮췄다. 현재 671만472주(지분율 9.81%)를 확보한 상황이다. 

오너가 자금 부담…경영권 방어 변수

오너 일가의 한 측근에 따르면 라데팡스는 한미사이언스 주가 10만원 수준을 엑시트 기준선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오는 2029년까지 유지되는 4자 연합 계약 구조다. 4자 연합 계약에는 4자 연합이 지분을 처분하면 연합 내부에 우선매수권(ROFR)을 부여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계약 위반시 600억원의 위약벌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는 상속세 부담과 차입금 상환 압박으로 추가 지분을 인수할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3.84%(262만4880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231만2760주(3.38%)는 상속세 납부를 위한 납세담보로 설정돼 있다. 나머지 31만2120주(0.46%) 역시 환매조건부 주식매매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임 부회장도 한미사이언스 지분 9.15%(626만1230주)를 보유하고 있으나 약 67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과 약 540억원 수준의 환매조건부 주식매매 계약이 설정돼 있다. 

엑시트 시점에 전략적 투자자 '2차 거래' 추진 가능성도

이처럼 자금 부담이 큰 모녀 측이 향후 라데팡스의 엑시트 물량을 직접 인수해 경영권을 방어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4자 연합 간 우선매수권 계약 만료 시점과 이번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의 임기가 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라데팡스의 엑시트 역시 약 3년 뒤로 점쳐진다.

라데팡스가 지분을 매각하는 시점에는 신 회장과 모녀 간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녀는 품질과 연구개발(R&D) 중심의 경영 전략을 유지하려는 반면, 신 회장은 수익성 개선과 재무 구조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경영 전략이 상반된 만큼 양측 간 합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과 함께 모녀 측이 라데팡스와 협의를 거쳐 엑시트 물량을 전략적 투자자(SI)가 인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재편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라데팡스의 엑시트와 모녀의 경영권 유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하려면 현재로서는 외부 전략적 투자자를 통한 지배구조 재설계가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라며 "라데팡스가 과거 한미사이언스와 OCI의 합병을 주선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향후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를 연결하는 방식의 '2차 거래'가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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