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천당제약이 FDA(미국 식품의약국)와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pre-ANDA(제네릭 허가 사전상담) 미팅의 의미를 두고 거듭 목소리를 냈다.
전날(8일)에도 미팅 진행을 '제네릭 확정의 이정표', '실체적 증명'이라 칭하며 "추가 임상이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 시각을 향해 '제약·바이오 허가 행정 프로세스에 대한 오해'라고 깎아 내렸다.
하지만 기자가 임상·규제·인허가 전문가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이들의 의견은 달랐다. 하나같이 삼천당제약의 주장은 '과장'이라는 것이다.
사전상담 점검일 뿐, '확정' 아냐
pre-ANDA 미팅 자체가 의미 없는 절차는 아니다. 규제기관과 제네릭 허가 가능성을 논의하는 중요한 테이블인 것은 맞다. 제네릭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팅이 열린다는 사실만으로 FDA가 제네릭 경로를 사실상 인정했거나 허가 가능성을 확정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FDA와 사전미팅 경험이 있는 한 바이오텍 대표는 "FDA와의 미팅은 개발 과정에서 규제기관과 방향을 조율하는 사전 상담 성격이 강하다"며 "추가적인 조언을 받고 개발 전략을 점검하는 절차이지, 그 자체가 최종 허가나 인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직 식약처 출신 컨설턴트 역시 "미팅 개최만으로 허가 경로가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향후 어떤 자료와 보완 요구가 나올지, 실제 심사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짚었다. 규제과학 분야의 한 연구자도 "업계에서는 pre-ANDA를 '가능성 확인을 위한 과정'으로 보지, '제네릭 인정' 자체로 해석하지 않는다"며 "결국 핵심은 제출 자료의 완성도와 실제 심사 결과"라고 덧붙였다.
소통 방식이 만든 불필요한 논란
논란의 본질은 삼천당제약의 파이프라인이 '제네릭이 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 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이는 분명 의미 있고 박수쳐줄 성과다.
문제는 그 과정의 단계적 진전을 마치 최종 결론이 난 것처럼 포장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있다.
상업화 계약 관련 메시지도 궤를 같이한다. 삼천당제약의 계획대로 2031년에 제네릭 허가를 받고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고 해도, 아직 5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 구체적인 계약 상대방이나 주요 조건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15조원이라는 대규모 매출 전망이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시장에 전달하는 방식을 문제 삼는 것이다.
화려한 수사보다 실적으로 증명해야
연구 개발과 보유 기술에 확신이 있다면, 묵묵히 단계별 데이터를 쌓고 규제 절차에 맞춰 진행하면 될 일이다. 시장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실체보다 지나치게 앞서 나가는 행태 그 자체다.
국내 바이오업계는 그동안 장밋빛 청사진을 앞세운 발표 이후 실제 성과를 내지 못해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던 뼈아픈 사례를 봐왔다. 몇몇 기업의 행태로 바이오섹터 전체가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다.
제네릭 허가를 받아 실제 판매로 이어지고 실적이 숫자로 확인된다면, 시장은 굳이 앞장서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업 가치를 재평가할 것이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과정을 확정된 미래처럼 말할수록 시장은 외면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