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가 담도암 치료제의 상업화로 수익 기반을 만들고, 면역항암 이중항체 임상 3상 진입으로 후속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단계인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는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을 지렛대로 삼아 속도감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옥에서 인터뷰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ABL 2.0의 완성 시기는 4년 뒤인 2030년이 될 것"이라며 "그 시작은 ABL001의 상업화"라고 말했다. 이어 "로열티 수익을 확보하면 더 이상 불규칙한 마일스톤 수익에 기대지 않고 안정적 수익을 거두는 바이오텍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말하는 '지속 가능성'은 단순한 흑자 달성을 뜻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까지도 마일스톤 수익에 따른 흑자를 달성한 적은 있었다"며 "하지만 바이오 산업에서 정말 중요한 건 다음 혁신이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열티가 만드는 R&D 선순환이 목표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은 담도암 2차 치료제 ABL001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내년 초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ABL001의 허가가 순조롭게 진행돼 매출이 발생하고 로열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 자체로 지속적인 연구개발 기반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BL001이 최대 매출(피크 세일즈)에 도달하는 데는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는데 피크에 도달하기 전이라도 R&D 기반을 만드는 데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ABL001이 현금흐름을 만드는 역할이라면 후속 성장동력은 면역항암 이중항체 ABL111이 맡는다. 회사 면역항암제 부문의 선두 물질로, 지난달 전이성 위암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속심사 지정을 받았다. 파트너사 노바브릿지는 오는 12월 허가용 3상 개시를 예고했다. 이 대표는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 "언제나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때가 되면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고 기술이전을 고려하더라도 3상을 진행해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ALB111의 임상3상을 위한 자금여력도 충분하다. 이 대표는 "ABL111은 임상 3상 비용을 파트너사인 노바브릿지와 절반씩 나눠 부담한다"며 "총 비용이 커 보일지라도 투입 시기가 수년에 걸쳐 나뉘어 있는 만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 에이비엘바이오가 지난 1분기말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800억원이다. 임상 3상 총비용을 약 5000억원으로 가정하면 회사 몫은 2500억원가량으로, 수년에 걸쳐 나뉘어 투입되는 만큼 보유 현금과 앞으로 벌어들일 수익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ADC 핵심은 중국 활용과 '듀얼 페이로드'
두 파이프라인이 기초체력이라면 새로운 도전 영역은 ADC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듀얼 페이로드 ADC'를 약물전달기술 플랫폼(그랩바디-B)과 면역항암제(그랩바디-T)에 이은 세 번째 축으로 삼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ADC 강자로 떠오른 중국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도 같은 구상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과거에는 중국을 단순히 비용이 저렴한 시장으로 바라봤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미국 빅파마를 상대로 기술이전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혁신 역량을 입증했고 이제는 비용만으로 평가할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국은 유연한 규제 덕분에 초기부터 많은 임상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선택지를 넓히려면 한국보다 비용과 속도 면에서 우위에 있는 중국의 산업·규제 환경을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회사는 중국 기업들과 공동연구, 공동개발, 초기 임상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모델에서 중국을 지렛대로 삼았다면, 연구개발의 승부처는 '듀얼 페이로드'다. 기존 TOP1 저해제 기반 페이로드에 새로운 기전의 페이로드를 결합해 ADC 시장의 대표적 한계로 꼽히는 TOP1 교차내성을 극복하겠다는 목표다. 새로운 페이로드는 자체 개발과 외부 협력 등 선택지를 모두 열어뒀다.
이 대표는 "전략상 내후년 정도까지는 어떤 페이로드를 택할지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현재 ADC 시장의 가장 큰 미충족 수요 가운데 하나가 TOP1 내성 문제라는 점은 분명하고 그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는 펀더멘털로 만들 것"
파이프라인과 사업모델을 차례로 쌓아가는 이 대표의 구상은 주가 대응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바이오 섹터 침체와 주가 부진에 대해서도 '정석'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상장회사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결국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가를 올리는 것"이라면서도 "기술을 과장하거나 기대를 부풀리는 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샛길로 가기보다 임상을 제대로 하고 사업모델을 확장하고 라이선스아웃을 성공시키는 것이 결국 기업가치를 키우는 길"이라며 "연구개발과 사업모델 확장이라는 바이오 기업의 본질을 통해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