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피해자에 대한 보상계획을 뒤늦게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방침과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된 여론에 떠밀린 조치로 진정성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사과 발표가 늦었던 이유로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을 마련하기까지 기다렸다고 해명했지만, 보상 대상자를 1·2 등급 피해자에 국한시켰고 정작 보상기준 마련을 위한 패널 구성방법에 대해서도 함구해 의구심을 낳았다.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대표는 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 측도 이번 사과 발표와 보상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옥시는 지난 2001년부터 10년간 유해성분인 PHMG를 포함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제조·판매해 사망자를 포함한 피해자가 발생했다. 정부가 집계한 1·2 등급 피해자 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178명이다. 옥시 측은 그동안 피해자들의 촉구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사프달 대표는 향후 가습기 살균제 1·2 등급 피해자로 분류된 사람들에 대한 '포괄적인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선 1등급과 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며 "오는 7월까지 독립적인 패널을 구성해 피해자에게 보상을 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사프달 대표는 다만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액을 어느 정도로 책정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패널이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금액을 밝힐 수 없다는 설명이다. 패널 구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법은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또 3·4 등급 피해자에 대한 보상에 대해서는 "이번 보상계획안은 한국 정부로부터 1·2 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가운데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련될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함께 가장 의혹이 많았던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 안전성 실험을 어떻게 했는지, 실험결과에 대한 은폐가 있었는지, 사고 이후 유한회사로 전환한 배경은 무엇인지, 왜 쉬쉬하면서 개별적으로 피해자 합의를 이끌었는지 등에 대해선 정확하게 해명하지 않았다.
한편 다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게는 앞서 환경부와 환경보전협회에 기탁한 100억원의 인도적 기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