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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시흥 프리미엄아울렛, 쇼핑과 엔터가 만났다

  • 2017.04.06(목) 08:52

경기 서남부 교통요지 위치한 '복합쇼핑리조트'
3040 여성고객 북적..일자리 등 지역상생 주목
"다른 아울렛과 차별화 부족"지적도

신세계사이먼이 경기도 배곧신도시(시흥시)에 선보인 네번째 아울렛은 정식 개장 하루전부터 북적였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프리오픈에 맞춰 시흥 거주민을 비롯해 경기도 수원과 안산, 서울 등 수도권 인근에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다. 일부 식당은 오후 1시쯤부터 재료가 동이난 것으로 전해졌다.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이 6일 그랜드 오픈한다. 오픈 기념으로 150여개 브랜드 할인과 사은행사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한다. 할인 브랜드는 매장앞에 
커다랗게 붙여둔 보라색 '참여 매장' 안내로 구분할 수 있다. 

 

◇ 입지조건 좋아 '경기 서남부 복합쇼핑리조트' 기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출발한 차는 1시간 가량을 달려 시흥 프리미엄아울렛에 도착했다. 그만큼 입지조건이 좋다. 그동안 신세계사이먼이 선보인 아울렛들이 교외형이라면 시흥 프리미엄아울렛은 준도심형에 가깝다. 신세계사이먼에 따르면 아울렛 10km 이내에 170만명이 거주한다. 20km와 30km로 범위를 늘려 잡으면  각각 700만, 1200만명으로 불어난다.

경기도 시흥시 서해안로 일대 부지 14만7000㎡ (약 4만5000평) 위에 지어진 이곳은 신세계와 미국 부동산개발사 사이먼프라퍼티가 50대 50 비율로 합작 설립했다. 신세계사이먼이 야심차게 내놓은 네번째 아울렛이다. 매장면적은 4만2000㎡(약 1만3000평)로 첫 아울렛인 여주 프리미엄아울렛 다음으로 넓지만, 부지면적 기준으로는 회사의 역대 아웃렛 가운데 가장 크다. 1만여 쇼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말 '주차대란'의 해결책을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번 부지는 스페인 까다께스 해안가 마을을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서해안 가까이 위치한 시흥시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신세계사이먼이 구상한 콘셉트다. 세련되면서도 여유로운 이국 마을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171개 브랜드를 갖춘 쇼핑공간과 53개 브랜드로 구성된 여가공간으로 꾸며졌다. 다른 아울렛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근린생활시설들이 들어선 것도 눈에 띈다. 미용실과 풋살경기장 등이다. 이달중 병원도 오픈할 예정이다. 쇼핑과 함께 먹거리와 놀이, 휴식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리조트'다. 

▲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전경. (사진=신세계사이먼 제공)

센트럴가든과 스카이가든도 주목받기 충분했다. 각각 1층과 3층에 마련된 두 공간은 나무와 잔디밭으로 꾸며져 마치 야외로 피크닉을 온 것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쇼핑공간중에는 스포츠웨어에 힘을 줬다. 입점 브랜드 224개 가운데 32개가 스포츠·아웃도어다. 10살 전후의 자녀와 함께 오는 30~40대 여성을 주타깃으로 한만큼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곳곳에 마련됐다. 키즈패션과 놀이공간 등 아이들 관련 매장이 22곳으로 전체매장(190개)의 10%를 웃돈다.

◇ 쇼퍼테인먼트·지역과 상생 호평

비가 내린 날씨에 열린 프리오픈임에도 오후 시간대로 접어들면서 쇼핑객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30~40대 여성 고객이 많았다. 눈대중만으로 10팀 가운데 6~7팀 정도는 여성고객들이었다. 주로 어린 자녀를 유모차에 태우거나 손을 잡고 온 주부고객들이다.

시흥시 정왕동에서 온 40대 여성 A씨는 "나중에 아이와 같이 오려고 3층에 플레이타임을 봐뒀다"며 "차로 15분만에 도착했다. 가까워서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어린 딸과 남편과 함께 찾은 30대 여성 B씨는 "집 근처에 큰 아울렛이 생겼다고 해 반가운 마음에 오픈전에 와보게 됐다"면서 "우리같은 사람들이 많아 벌써부터 재료가 다 떨어진 식당들이 있어 아직 끼니 해결을 못했다"고 전했다.

▲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스트리트.(사진=신세계사이먼)

프리오픈일임에도 이처럼 소비자들의 발길을 끈 것은 신세계사이먼의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 콘셉트가 통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제2·3경인고속도로와 외곽순환도로 등 5개 주요 고속도로가 만나는 입지조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사이먼은 시흥시에 아울렛을 건설하면서 '지역과의 상생'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시흥시 시민을 신세계사이먼의 직원으로 우선 채용키로 했다. 이날 시흥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는 아울렛 1층에 부스를 마련했다. 이곳에서 일자리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구직신청서를 받았다.

▲ 5일 프리오픈한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1층에 마련된 시흥시종합일자리센터 부스에서 채용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방글아 기자)

아울렛이 프리오픈한지 채 세시간이 지나지 않은 오후 1시쯤 부스에서 만난 관계자는 "벌써 40명 가량의 상담자가 있었다"며 "시흥시 거주 여성들이 아울렛을 일터이자 놀이공간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명품브랜드 부족·불편한 동선' 지적도

하지만 일부 고객은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회원이라고 밝힌 서울 거주 40대 여성 C씨는 "1시간 걸려서 왔는데 온 거리에 비해 브랜드 컬렉션이 못 미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프라다나 보테가베네티 같은 명품 브랜드 몇개만 더 있었어도 일부러라도 찾아왔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 같다"며 "거리상으로는 파주에 못 미치고 브랜드로는 여주에 비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C씨와 함께 온 40대 여성 D씨는 "쇼핑 위주의 고객에게는 나쁜 공간 설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안내소를 찾지 못해 맵 하나만 들고 매장들을 둘러 보고 있다. 매장간 거리가 멀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신세계사이먼이 벤치마킹한 스페인 마을 콘셉트에 공감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존 여주와 파주아울렛 등과 비교해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어린 자녀를 유모차에 태우고 함께 아울렛을 둘러본 3명의 주부 고객들은 "브랜드나 디자인 모두가 익숙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중 한 고객은 "롯데와 현대와 비교해도 특별한 차이점은 못 느낀다"며 "특히 파주 아울렛과 많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흥 아울렛이 어떤 차별화를 통해 고객감동을 줄 것인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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