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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하남 '초고속 흑자'…비결은?

  • 2017.09.05(화) 10:21

상반기 136억 흑자..부동산임대업 특성 살려
업태 다른 대구신세계는 손실
임대료 40% 이마트 부담·1조 투자비 회수 숙제

이마트가 작년 9월 오픈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하남'이 올해 상반기 100억원대 흑자를 냈다. 1조원이 넘게 투자된 복합쇼핑몰이 오픈 4개월 만에 흑자 기조로 돌아선 '초고속 흑자전환'이다. 스타필드하남이 얼마나 빨리 흑자전환한지는 계열사와 비교해도 알 수 있다. 업태가 다르긴 하지만 신세계가 작년말 오픈한 백화점 '대구신세계'는 올 상반기 100억원대 적자를 냈고, 당분간 적자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초고속 흑자전환'은 부동산임대업자인 스타필드하남이 운영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 (주)스타필드하남의 종업원은 22명에 불과하다. 업종이 백화점인 대구신세계는 법적으로 본사 직원을 30% 이상 사용해야하면서 스타필드하남보다 인력을 10배 이상 쓰고 있다.

 

다만 스타필드하남의 흑자전환만으로 사업 성공 여부를 판단하긴 이르다. 스타필드 사업을 총책임지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여전히 적자고, 1조원 투자를 감안하면 연간 200억원대의 수익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



◇ 부동산임대업의 '고속 흑자전환'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필드하남은 올해 상반기 13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스타필드하남은 작년 9월 경기도 하남에 오픈한 국내 최대 규모 복합쇼핑몰이다. 지난해 31억원의 적자를 낸 뒤 오픈 4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흑자전환했다.

개발비만 1조400억원이 투자된 쇼핑몰이 오픈 4개월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비결은 ㈜스타필드하남이 쇼핑몰 운영사업자가 아닌 부동산임대업자란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스타필드하남은 이마트의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와 미국 쇼핑몰 개발사 터브먼이 합작해 만든 부동산임대업자다. ㈜스타필드하남은 1조원을 들여 쇼핑몰을 지었고, 이 쇼핑몰에 입점한 300여개 브랜드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있다. ㈜스타필드하남은 올 상반기 매출 530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임대수입을 말한다. 입주한 임대매장들의 총 매출은 85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는 최근 간담회에서 "스타필드는 1년이 지나면 흑자가 나게 손익 구조를 짰다"며 "판촉행사 등은 입점업체들이 진행하고, 본사(스타필드하남) 인력은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5월 기준 스타필드하남 종업원은 22명에 불과하다. 연면적은 46만㎡(13만9000평)의 국내 최대 규모 복합쇼핑몰을 관리하는데 신세계그룹이 직접 고용하는 인원이 22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스타필드 하남의 흑자전환 '속도'는 계열사 대구신세계와 비교하면 더 도드라진다. 작년 12월 오픈한 대구신세계를 운영하는 (주)신세계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올 상반기 매출 763억원과 영업손실 114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 테마파크 등이 들어선 대구신세계는 8000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사업 초기 적자는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주)신세계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사업 초기 특성상 배(매출)보다 배꼽(판매비와 관리비)이 클 수밖에 없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감가상각비 223억원, 지급수수료 237억원 등 총 764억원의 판관비를 썼다. 여기에 매출원가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100억원대 적자가 난 것이다. 다만 스타필드와 비교하면 인건비 부담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올 상반기 (주)신세계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임직원은 250명에 이르고, 인건비로 68억원을 썼다.

 

신세계 관계자는 "부동산임대업자인 스타필드와 백화점은 업태가 달라 실적을 단순 비교하기 힘들다"며 "스타필드는 입점업체가 매장을 직접 꾸미지만 백화점은 직매입 매장도 많고 고급 자재를 사용해 인테리어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가상각비용 중 절반은 인테리어 비용"이라고 덧붙였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


◇ 스타필드 하남의 고민은?

스타필드하남이 빠른 흑자전환을 달성했다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타필드하남 지분 51%를 보유한 신세계프라퍼티가 금융비융 부담 등으로 올 상반기 76억원의 손실을 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하남 외에도 지난 5월에 오픈한 스타필드고양 지분 51%, 최근 인천시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은 스타필드청라 지분 99.97%를 갖고 있다. 스타필드 사업 전체의 성공 여부는 신세계프라퍼티 실적을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

여기에 스타필드하남 영업이익이 '적정 수준인가'하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스타필드하남 연간 영업이익은 27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단순 계산하면 1조원의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선 37년이 걸린다. 장사가 잘되면 임대료가 올라 이 기간이 단축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임대료가 떨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다. 입점업체 장사가 잘돼야 스타필드하남의 투자비 회수기간도 줄어든다.

 

스타필드 입장에선 든든한 지원군 '이마트'가 있다. 스타필드하남에 트레이더스, PK마켓 등 11개 매장을 낸 이마트는 연간 109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트레이더스와 PK마켓 임차기간은 2066년까지 50년에 이른다. 스타필드하남 매출의 40%가 이마트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이마트는 최근 문을 연 스타필드고양에도 연간 105억원의 임대료를 내기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스타필드가 지나치게 이마트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부동산 가치가 없어지거나 잘 떨어지지 않아 투자 대비 회수기간을 따로 산정하고 있지 않다"며 "길게보면 감가상각 기간인 30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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