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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요정]참좋은여행, 참 좋았다가 애매해진 공시

  • 2020.12.11(금) 10:00

<기업공시 요점정리>
참좋은여행-삼천리자전거 지분 공시 정리

주식투자에 조금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최근 몇 달 새 여행업종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점 아실 텐데요. 코로나19 이후 회복 기대감이 미리 반영되면서 여행업종 주가 훨훨 날아올랐어요. 그 가운데 한 곳이 참좋은여행. 지난 9월 5000원대 초반 주가가 최근 1만2000원까지 치솟았어요. 이런 가운데 참좋은여행이 최근 몇 가지 공시로 투자자의 주목받고 있어요.

# 계열사끼리 물고 물리는 지분거래

12월 8일 주식시장 마감 후 참좋은여행이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 결정 이란 제목의 공시를 발표. 

참좋은여행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엘앤코란 계열회사 주식 10만주 전량을 104억원에 팔기로 결정했다는 내용. 이 주식을 사들인 상대방은 지엘앤코(자사주로 매입).
 
참좋은여행과 지엘엔코는 원래 한 몸이었는데 2017년 물적분할로 지엘앤코(당시이름 참좋은레져)를 떼어냄. 물적분할 당시부터 가지고 있던 주식을 이번에 매각한 것.

물적분할: 분할은 기업을 효율성, 매각, 기타 필요에 따라 둘 이상으로 쪼개는 것. 물적분할은 쪼갤때 한 회사가 다른 회사 지분을 100% 가지는 방식 (aka. LG화학의 물적분할 사례)

참좋은여행은 지엘앤코 주식 10만주를 회사 장부에 21억2700만원 가치가 있다고 적어놨는데 104억원 가까이 받고 팔았으니 현금유입은 물론 장부상 이익도 기대할 수 있음. 코로나19로 본업(여행사)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가운데 꼭 필요하지 않은 지분을 팔아 현금을 확보, 숨통을 돌리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음. 이건 참좋은여행 투자자에게 참 좋은 공시.

그런데 이튿날인 12월 9일 주식시장 문이 열리자마자 참좋은여행의 최대주주 삼천리자전거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결정이란 제목의 다른 공시를 발표함.

삼천리자전거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참좋은여행 주식 90만3329주를 91억5100만원에 팔기로 했다는 내용. 거래상대방은 외국계 기관투자자라고 함. 

앞서 살펴봤듯 참좋은여행은 최근 주가 고공행진 중. 이런 상황에서 대주주의 지분매각은 시장에 고점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애매한 공시. 

여기서 끝나지 않고 12월 10일 삼천리자전거에서 또 한 번의 지분공시가 나옴. 참좋은여행이 삼천리자전거 주식 94만주(7.08%)를 지엘앤코로부터 88억3600만원에 사들였다는 내용. 

짧은 기간에 삼천리자전거그룹 계열사끼리 주식을 주고받았음. 이를 그림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음.

# 이번 공시와 관련해 생각해볼 점

삼천리자전거그룹은 지엘앤코 삼천리자전거 참좋은여행 지엘앤코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였음. 그러나 이번 지분거래로 참좋은여행과 지엘앤코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순환출자가 사라짐. 

순환출자: 한 그룹 내에서 A회사가 B회사, B회사가 C회사, C회사가 다시 A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형태

순환출자는 사라졌지만, 삼천리자전거와 참좋은여행이 서로 지분을 보유하는 상호출자가 새로 만들어짐. 

상호출자: A회사와 B회사 상대방 지분을 서로 보유하는 것. 상법(제369조)에 따라 A회사(삼천리자전거)가 B회사(참좋은여행) 지분을 10% 이상 가지고 있을 때, B회사가 상호출자로 보유한 A회사 지분은 의결권 없음

따라서 참좋은여행이 매입한 삼천리자전거 지분 7.08%는 의결권이 없는데도 매입한 것. 

참좋은여행은 현재 코로나19로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음. 이런 와중에 지엘앤코 지분을 팔아 확보한 104억원으로 다양한 사업기회를 노려볼 수 있었지만, 돌연 88억원을 다시 써가면서 의결권도 가지지 못하는 삼천리자전거 지분을 매입함. (회사 측은 이와관련 배당 수익을 기대한 지분투자 성격이라고 설명함)

삼천리자전거가 참좋은여행 지분 일부를 매각하자 주식시장에선 참좋은여행 매각설이 고개를 들고 있음. 다만 본격적인 대주주 지분매각으로 해석하는 것은 좀 더 지켜봐야 함. 삼천리자전거는 이번 매각으로 참좋은여행 지분율이 42.16%(590만3329주) 35.71%(500만주)로 낮아졌지만, 기존 지분 대부분(15% 팔고 85% 보유)을 아직 가지고 있음. 아울러 매각 계획이 있다면 지분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해야 하는데, 참좋은여행과 상호출자를 맺으면서 되레 더 가까워 짐. 

다만 앞으로 삼천리자전거의 추가매도 여부는 참좋은여행 주가 흐름에 중요한 변수. (회사 측은 이와 관련 당분간 추가적인 지분변동 사항은 계획된 게 없다고 설명함)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회장은 지엘앤코 지분 72.55%를 가지고 있음. 이 얘긴 삼천리자전거 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지엘앤코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

지주회사: 지주회사(持株會社) 사전적 의미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회사란 뜻. 다른 회사의 주식 일부 또는 전부를 보유해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걸 목적으로 하는 회사. 보통 회사의 총수(오너)는 지주회사 지분을 많이 가진 상황에서 다른 계열사를 간접 지배함

이번 주식거래로 김석환 회장은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지엘앤코 의결권 지분 100%를 확보함. (지엘앤코가 참좋은여행으로부터 사들인 자사주는 의결권 없음)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란 해석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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